사우디 석유시설 피격 뒤 보복 공격 염두에 둔 듯
이란 석유부는 국내 석유 시설을 관리하는 회사에 외부의 물리적 공격은 물론 해킹과 같은 사이버 공격에 따른 비상사태에 대비하라고 최근 지시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부 장관은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모든 석유 회사와 관련 시설 관리자는 외부의 물리적, 사이버 위협에 대한 경계 태세를 완벽히 갖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석유부가 최근 보낸 공문대로 비상사태 관리를 빈틈없이 해 어떤 사건·사고에도 인명, 물적 피해를 최소로 해야 한다"라며 "유전부터 정유, 석유화학 시설까지 석유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외부 공격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잔가네 장관은 이날 '소방의 날'을 맞이해 국가의 기간인 석유 시설의 안전을 당부한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14일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시설 피격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사우디가 이란을 이 공격에 직접 연루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란이 자국 내 석유 시설을 겨냥한 보복 공격을 염두에 두고 이에 비상하게 대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2009년과 2010년 이란 남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스턱스넷'이라는 컴퓨터 바이러스로 공격당해,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이 공격의 배후가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이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 이란 정보부는 2016년 8월 석유화학 공장 1∼2곳에 사이버 공격이 가해졌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의심했다.

공교롭게 이란 정보부의 발표 한 달 전 이란 남부의 석유화학 단지에서 큰불이 났다.

이를 두고 외부의 사이버 공격에 공장의 전산 시스템이 교란돼 불이 났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이란 정부는 기술적 결함이었다면서 부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