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 해 미성년자에게 증여한 재산이 처음 1조원을 넘긴 가운데, 이 중 40%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미성년자에게 증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이 30일 국세청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미성년자에게 증여된 1조279억원 중 강남 3구 미성년자가 4천116억원(40.0%)의 재산을 증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시 전체 미성년자에게 증여된 6천168억원의 67%에 달하는 금액이다.

최근 3년간 강남 3구의 증여 건수는 2015년 1천455건에서 2017년 2천334건으로 1.6배 늘었고, 증여 재산액은 2015년 2천206억원에서 2017년 4천116억원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강남 3구 미성년자에 대한 증여 재산을 가액별로 보면 1억원 이하가 1천339건으로 전체의 57.4%를 차지했다.

이어 1억~3억원 630건, 3억~5억원 191건, 5억~10억원 117건 순이었다.

24억원에 달하는 토지를 증여받은 사례도 있었다.

강남 3구 미성년자에 대한 증여 재산을 종류별로 보면 금융자산 1천457억원(18.1%), 유가증권 831억원(20.2%), 토지 745억원(18.1%), 건물 476억원(11.6%)이었다.

강남 3구 미성년자 중 10세 이하에 대한 증여 재산은 2천25억원으로, 강남 3구 전체 미성년자에 대한 증여 재산 중 44%를 차지했다.

증여 건수는 1천28건(49.2%)이었다.

강남 3구에서 돌도 지나지 않은 '만 0세'에 대한 증여는 2017년에 총 26건으로, 증여액은 34억원대였다.

심기준 의원은 "강남 3구 미성년자 인구가 전국 미성년자의 3%에 불과한데 재산 증여는 40% 수준으로 주택가격과 소득수준이 높은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부의 대물림이 집중되고 있다"며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에 대한 편법 증여, 탈세 문제가 없었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증여 재산 1조 가운데 '강남 3구'가 4000억원
미성년자 증여 재산 1조 가운데 '강남 3구'가 4000억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