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베리 효과', 오스트리아 정치지형도 바꿨다…녹색당 '대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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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출구조사서 14.3%…득표율 3배 이상 뛰며 제4당 '예약'
과반 확보 어려운 국민당, 녹색당 등과 '3각 연정' 가능성
지난 29일(현지시간) 끝난 오스트리아 조기 총선에서 주목받는 승자는 제1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당보다도 녹색당이라고 블룸버그 통신 등 언론들이 분석했다.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ORF가 투표가 끝난 뒤 발표한 출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당은 37.2%를 득표했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과반 득표는 실패할 것으로 보이나 전체 183석 가운데 71석을 차지하며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녹색당은 출구조사 결과 14.3%를 얻어 사민당(22.0%), 자유당(16.0%)에 이어 제4당 자리를 차지했다.
2년 전 총선에서 4% 득표에도 못 미쳐 의석 확보를 위한 '문지방'(득표율 5%)을 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선거에선 득표율이 3배 이상으로 껑충 뛸 것으로 관측됐다.
더욱이 이번 출구조사 결과가 30일 시작돼서 내달 16일 공식 발표되는 개표 결과로 그대로 이어지면 녹색당은 27석을 차지하며 원내에 진출하게 된다.
한마디로 '녹색당 돌풍'이 오스트리아 정치권을 강타한 것이다.
이번 오스트리아 총선은 전 세계에서 700만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기후변화의 위협을 주장한 지 이틀 만에 실시됐다.
전 세계 기후변화 시위의 선봉은 스웨덴 출신 '청소년 환경운동 아이콘'인 그레타 툰베리였다.
툰베리는 최근 유엔을 무대로 그동안 기성세대와 정치권이 기후변화 대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을 비판하며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오스트리아에선 전국적으로 15만명이 기후변화 집회에 참여해 툰베리의 호소에 화답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레타 효과'(Greta Effect)가 오스트리아 정치를 뒤흔들었다"고 평가했다.
툰베리가 오스트리아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오스트리아 정치지형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제2당인 오스트리아 사민당의 핵심 관계자는 ORF와의 인터뷰에서 사민당의 이번 총선 패배를 인정하면서 "지구 온도상승이 녹색당을 도왔다.
이 대목에서 나는 툰베리와 기후변화 시위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유럽의 기록적인 폭염, 사라져가는 빙하와 말라 죽어가는 숲에 대한 우려 속에 기후변화가 유럽연합(EU) 정치를 바꾸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유럽 정치에서 녹색당의 돌풍은 이미 예고되고 입증돼왔다.
지난 5월 28개 EU 회원국에서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녹색당 정치 그룹은 9.85%의 득표율로 전체 751석 가운데 74석을 차지하며 약진했다.
5년 전인 지난 2014년 실시된 선거에서 6.94%를 득표해 52석을 차지했던 것에 비해 득표율은 3% 포인트 가까이, 의석수는 22석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오스트리아와 인접한 독일의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녹색당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독일 녹색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20.5%를 득표하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당 연합(28.9%)에 뒤를 이어 제2당으로 단숨에 '비약'했다.
메르켈 총리가 환경보호에 소극적인 모습으로 비치면서 기민·기사당 연합의 대중적 지지가 녹색당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U 집행위가 반년마다 조사하는 유로 바로미터 조사에 따르면 가장 최근인 올해 봄 조사에서 오스트리아인들은 가장 걱정하는 톱 어젠다 가운데 1위로 지구온난화(11%)를 꼽았다.
이런 조사 결과가 이번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녹색당 돌풍으로 이어진 셈이다.
오스트리아 녹색당은 단순히 원내 진입 차원을 넘어 집권당의 한 축이 될 가능성으로 점쳐지고 있다.
두 번째 총리직을 노리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전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제부터 연정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좌파 성향인 녹색당은 우파인 국민당과 정책적으로 차이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친기업 성향인 '네오스'와 함께 `3각 연정'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다만 녹색당 지지자 가운데 3분의 1 정도만이 국민당과의 연정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어 걸림돌로 지적된다.
쿠르츠 전 총리는 이미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얻은 제2당 사민당에 대해선 연정 가능성을 배제했다.
물론 국민당이 극우 성향인 자유당과 다시 손을 잡고 집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2년 만에 치러진 이번 조기 총선이 자유당 지도부의 부패사건에 따른 연정 붕괴에서 비롯됐고, 지금도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당이 자유당과 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연합뉴스
과반 확보 어려운 국민당, 녹색당 등과 '3각 연정' 가능성
지난 29일(현지시간) 끝난 오스트리아 조기 총선에서 주목받는 승자는 제1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당보다도 녹색당이라고 블룸버그 통신 등 언론들이 분석했다.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ORF가 투표가 끝난 뒤 발표한 출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당은 37.2%를 득표했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과반 득표는 실패할 것으로 보이나 전체 183석 가운데 71석을 차지하며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녹색당은 출구조사 결과 14.3%를 얻어 사민당(22.0%), 자유당(16.0%)에 이어 제4당 자리를 차지했다.
2년 전 총선에서 4% 득표에도 못 미쳐 의석 확보를 위한 '문지방'(득표율 5%)을 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선거에선 득표율이 3배 이상으로 껑충 뛸 것으로 관측됐다.
더욱이 이번 출구조사 결과가 30일 시작돼서 내달 16일 공식 발표되는 개표 결과로 그대로 이어지면 녹색당은 27석을 차지하며 원내에 진출하게 된다.
한마디로 '녹색당 돌풍'이 오스트리아 정치권을 강타한 것이다.
이번 오스트리아 총선은 전 세계에서 700만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기후변화의 위협을 주장한 지 이틀 만에 실시됐다.
전 세계 기후변화 시위의 선봉은 스웨덴 출신 '청소년 환경운동 아이콘'인 그레타 툰베리였다.
툰베리는 최근 유엔을 무대로 그동안 기성세대와 정치권이 기후변화 대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을 비판하며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오스트리아에선 전국적으로 15만명이 기후변화 집회에 참여해 툰베리의 호소에 화답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레타 효과'(Greta Effect)가 오스트리아 정치를 뒤흔들었다"고 평가했다.
툰베리가 오스트리아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오스트리아 정치지형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제2당인 오스트리아 사민당의 핵심 관계자는 ORF와의 인터뷰에서 사민당의 이번 총선 패배를 인정하면서 "지구 온도상승이 녹색당을 도왔다.
이 대목에서 나는 툰베리와 기후변화 시위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유럽의 기록적인 폭염, 사라져가는 빙하와 말라 죽어가는 숲에 대한 우려 속에 기후변화가 유럽연합(EU) 정치를 바꾸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유럽 정치에서 녹색당의 돌풍은 이미 예고되고 입증돼왔다.
지난 5월 28개 EU 회원국에서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녹색당 정치 그룹은 9.85%의 득표율로 전체 751석 가운데 74석을 차지하며 약진했다.
5년 전인 지난 2014년 실시된 선거에서 6.94%를 득표해 52석을 차지했던 것에 비해 득표율은 3% 포인트 가까이, 의석수는 22석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오스트리아와 인접한 독일의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녹색당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독일 녹색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20.5%를 득표하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당 연합(28.9%)에 뒤를 이어 제2당으로 단숨에 '비약'했다.
메르켈 총리가 환경보호에 소극적인 모습으로 비치면서 기민·기사당 연합의 대중적 지지가 녹색당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U 집행위가 반년마다 조사하는 유로 바로미터 조사에 따르면 가장 최근인 올해 봄 조사에서 오스트리아인들은 가장 걱정하는 톱 어젠다 가운데 1위로 지구온난화(11%)를 꼽았다.
이런 조사 결과가 이번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녹색당 돌풍으로 이어진 셈이다.
오스트리아 녹색당은 단순히 원내 진입 차원을 넘어 집권당의 한 축이 될 가능성으로 점쳐지고 있다.
두 번째 총리직을 노리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전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제부터 연정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좌파 성향인 녹색당은 우파인 국민당과 정책적으로 차이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친기업 성향인 '네오스'와 함께 `3각 연정'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다만 녹색당 지지자 가운데 3분의 1 정도만이 국민당과의 연정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어 걸림돌로 지적된다.
쿠르츠 전 총리는 이미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얻은 제2당 사민당에 대해선 연정 가능성을 배제했다.
물론 국민당이 극우 성향인 자유당과 다시 손을 잡고 집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2년 만에 치러진 이번 조기 총선이 자유당 지도부의 부패사건에 따른 연정 붕괴에서 비롯됐고, 지금도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당이 자유당과 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