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12년 '외환 크로스마일 스페셜에디션' 카드 가입 고객 대상

하나카드가 고객에게 약관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부가서비스를 축소했다가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받고 뒤늦게 보상에 나섰다.

하나카드는 2011년 4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외환 크로스마일 스페셜에디션 카드'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다음 달부터 보상절차를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대상 고객은 4만3천여명, 보상금액은 45억원이다.

이번 보상 절차는 고객 A씨가 하나카드(옛 외환카드)를 상대로 낸 마일리지 청구소송에 대한 지난 5월 대법원 확정판결이 계기가 됐다.

A씨는 2012년 10월 인터넷으로 '외환 크로스마일 스페셜에디션카드' 회원가입 계약을 하고 카드를 발급받았다.

카드 사용금액 1천500원당 2마일의 항공사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대신 연회비가 1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하나카드가 이듬해인 2013년 9월부터 마일리지 혜택을 카드 사용금액 1천500원당 1.8마일로 줄였다.

A씨는 부가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줄인 것은 부당하고 설명 의무도 위반했다고 소송을 냈다.

카드사 측은 "약관에 따라 혜택변경 6개월 전에 마일리지 축소를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고지했으므로 적법하고, 원고처럼 스스로 정보를 습득해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계약을 체결한 경우는 약관 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반박했으나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 회원가입 계약에 적용되는 표준약관에서 "부가서비스는 신용카드의 신규 출시 이후 1년 이상 축소, 폐지 없이 유지되고, 부가서비스 변경 시에 변경사유, 변경내용 등에 대하여 변경일 6개월 이전에 홈페이지, 이용대금명세서, 우편서신, 전자우편(E-MAIL) 중 2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고지"해야 한다고 돼 있다.

대법원은 해당 조항을 카드사가 고객에게 사전에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A씨와 같이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고객은 현재 19명이다.

하나카드가 이들에게 보상해야 할 금액은 780여만원으로, 1인당 평균 40여만원이다.

하나카드는 1심과 2심 연거푸 패소했으나 최종심 판결까지 기다렸으며 그마저도 판결 4개월여 지나서 보상에 나섰다.

하나카드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이 A씨와 같은 고객은 40만원을 받기 위해서 4년에 걸쳐 법적 소송을 벌어야 했고 만만치 않은 소송비용도 치러야 했다.

하나카드는 2012년 12월 이후에 가입한 고객에게는 현재 진행 중인 관련 1심의 결과가 나오면 보상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카드가 해당 소송도 패소하면 추가로 3만7천여명에 36억원가량을 보상해야 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1심 결론이 내일 정도 나오면 같이 보상하려고 했는데 법원에서 기일을 조정해 1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