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가 중국 중소기업들의 상장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행정부는 최근 금융시장에서 중국 자본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스닥 증권거래소는 최근 상장 승인을 지연하는 방식 등을 통해 중국 기업에 사실상 규제를 가하고 있다.

나스닥은 중국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때 주로 중국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관행이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의 한 헬스케어 기업은 지난해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1억달러(약 1200억원)를 조달했는데, 이 중 대부분은 자사 임원 친인척과 지인들에게 주식을 판 것이었다. 중국 기업들이 자국의 자본통제로 구하기 어려운 미국 달러화를 쉽게 조달할 방법으로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나스닥 관계자는 “우리는 미국 투자자 모두를 위해 차별 없는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둔다”고 말했다.

나스닥의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의 중국에 대한 금융투자 규제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7일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이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미국의 포트폴리오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 기업 상장폐지, 주식 관련 투자지수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상한 설정 등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