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 식구 감싸기' 행태 비판…일부에선 "조직 흠집 내려는 것"
성매매 업주 "경찰관이 상습 성추행" 고소…자갈마당 수사 국감 이슈로
대구 집창촌-경찰관 유착 의혹 수사 4개월 넘도록 지지부진
경찰이 대구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 종사자와 전·현직 경찰관 유착 의혹 수사에 착수한 지 4개월이 넘었지만 아직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경찰은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자갈마당 성매매 종사자들의 조직폭력배 피해 수사는 착수 한달여만에 검찰에 넘겼지만, 경찰관 유착 의혹 규명에는 더뎌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도 나온다.

대구 집창촌-경찰관 유착 의혹 수사 4개월 넘도록 지지부진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5월 중순 전·현직 경찰관들이 자갈마당 종사자에게서 금품·향응을 받았다는 등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수사과장 등을 포함한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다.

당시 성매매업소 업주 등은 "경찰의 날이나 휴가철, 명절 등에 수시로 돈 봉투를 건네는 대가로 단속정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비리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경찰관 10명의 명단도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전담팀은 사실 규명을 위해 최근까지 성매매 업주와 비리 연루 의혹 경찰관 대질신문, 유착 증언 수집, 은행 계좌 추적, 휴대전화 등 관련자료 압수 등을 실시했다.

또 유착 의혹과 함께 성매매업소 범죄수익 환수 등에도 나섰다.

그러나 수사 시작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경찰은 집창촌과의 유착 의혹이 사실인지에 대한 가시적 결과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게다가 성매매 업주 범죄수익 몰수·추징도 1건에 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 일각에서는 "금품이 오갔더라도 대부분 현금일 가능성이 커 규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성매매 업주들이 사실관계를 과장해 조직을 흠집 내려 한다"는 등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한 여성 성매매 업주가 경찰관으로부터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며 최근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경찰에 자신이 겪은 성매매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도 여전히 잇따르고 있다.

결국 집창촌과 경찰관 유착·비리 의혹 규명과 범죄수익 추가 몰수 등은 오롯이 경찰 의지에 달려있는 셈이다.

한 자갈마당 종사자는 "성매매업을 한 것은 분명한 불법이며 처벌도 감수하고 있다"며 "경찰도 '제 식구 감싸기' 행태에서 벗어나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각종 의혹에도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다음 달 10일 예정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지방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자갈마당 수사 건이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30일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을 면밀히 수사하다 보니 시간이 다소 걸리는 부분이 있다"며 "최대한 빨리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집창촌-경찰관 유착 의혹 수사 4개월 넘도록 지지부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