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소셜임팩트] "2500弗 인도 국민차 개발한 타타 회장, 수익·존경심 모두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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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소셜임팩트 콘퍼런스
"공익·수익성 동시에 추구하는건
지속가능 성장 위한 필수 전략
기업 활동에 평판 더 중요해져
제대로 관리 안하면 위기 올 수도"
"공익·수익성 동시에 추구하는건
지속가능 성장 위한 필수 전략
기업 활동에 평판 더 중요해져
제대로 관리 안하면 위기 올 수도"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다.”
김수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대한경영학회장)는 30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2019 기업 소셜임팩트 콘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기업 경영의 기본인 이윤을 창출하려면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책임을 모두 이행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이어 “기업이 수익을 낸 뒤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며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게 글로벌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CSV 강화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필요
한국경제신문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입소스, 한국 최대 온라인 패널조사 기관 피앰아이와 공동으로 ‘2019 한경-입소스-피앰아이 기업소셜임팩트 조사(CSIS)’를 했다. 50개 산업 내 브랜드별로 소비자가 생각하는 제품, 서비스 만족도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도까지 포괄하는 국내 최초의 소셜임팩트 조사였다. 소셜임팩트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개인, 조직, 기업, 국가 등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평판을 의미한다. 이 조사는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본지에 7회에 걸쳐 소개됐다. 보도가 나간 뒤 기업들 문의가 빗발쳤다. 각 브랜드 소셜임팩트 순위가 나가자 이를 높이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기업들에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교수가 내놓은 답은 “돈 벌었다고 시혜를 베풀려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착한 척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기업 활동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CSV(creating shared value)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라”는 것이다.
타타, 국민차로 돈과 존경을 한 번에
김 교수는 그 사례로 인도의 타타자동차를 꼽았다. 이 회사 라탄 타타 회장은 어느 비 오는 날 차를 몰고 가다 옆에 자전거 한 대가 서 있는 것을 봤다. 나무판자를 자전거 지붕 삼아 네 가족이 타고 있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차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판매가격을 2500달러로 정하고 자동차를 기획했다. 에어컨, 에어백, 라디오, 트렁크 등을 없앴다. 와이퍼와 사이드 미러는 한 개씩이다. 용접 대신 접착제를 사용했다. ‘비를 피할 수 있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자동차’ 2500달러(약 300만원)짜리 ‘인도의 국민차’는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이 차는 3억 대 이상 팔렸다. 타타 회장은 돈과 함께 존경도 얻었다. 필요한 차를 살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한 감사였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기업이 소득이 높고 인구가 적은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지만, 타타자동차는 소득이 낮고 인구가 많은 저가 시장에서 승부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익도 냈다”고 강조했다.
신흥시장에서 사회적 책임에 민감한 반응
길 양 입소스코리아 대표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와 기업 가치가 얼마나 크게 떨어질수 있는지 소개했다. 고객 동의 없이 개인 정보를 유출해 기업 가치가 110조원이나 감소한 페이스북, 자신들 잘못으로 비행기에 승객을 더 태운 뒤 내리게 한 과정에서 폭행까지 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등이다. 그는 “기업 평판이 실질적으로 경제적 불이익을 크게 주는 이런 일이 요즘은 더 자주, 더 많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스마트폰의 보편화는 기업 평판이 중요해지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미, 유럽 등에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 해도 소비자가 다소 냉소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반면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에선 훨씬 열린 마음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반응한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 계획이 있는 기업은 사회적 책임 활동을 더 강화하란 조언이다. 그는 “소비자들이 요즘은 워낙 똑똑해서 착한 척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며 “기업 활동과 사회적 책임을 일치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이찬복 입소스 본부장은 “수입차 세단과 항공사를 상대로 한 조사에선 제품이나 서비스 지수보다 기업지수에 소비자들이 강하게 반응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런 산업 내에선 기업 평판이 소비자 구매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스마트폰이나 동영상 서비스(OTT) 산업에선 기업보다 제품과 서비스에 소비자들이 훨씬 민감해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셜임팩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브랜드 경쟁이 심해지고, 차별적 서비스가 한계에 도달했다면 소셜임팩트를 통해 브랜드를 선택하는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김수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대한경영학회장)는 30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2019 기업 소셜임팩트 콘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기업 경영의 기본인 이윤을 창출하려면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책임을 모두 이행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이어 “기업이 수익을 낸 뒤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며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게 글로벌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CSV 강화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필요
한국경제신문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입소스, 한국 최대 온라인 패널조사 기관 피앰아이와 공동으로 ‘2019 한경-입소스-피앰아이 기업소셜임팩트 조사(CSIS)’를 했다. 50개 산업 내 브랜드별로 소비자가 생각하는 제품, 서비스 만족도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도까지 포괄하는 국내 최초의 소셜임팩트 조사였다. 소셜임팩트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개인, 조직, 기업, 국가 등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평판을 의미한다. 이 조사는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본지에 7회에 걸쳐 소개됐다. 보도가 나간 뒤 기업들 문의가 빗발쳤다. 각 브랜드 소셜임팩트 순위가 나가자 이를 높이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기업들에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교수가 내놓은 답은 “돈 벌었다고 시혜를 베풀려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착한 척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기업 활동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CSV(creating shared value)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라”는 것이다.
타타, 국민차로 돈과 존경을 한 번에
김 교수는 그 사례로 인도의 타타자동차를 꼽았다. 이 회사 라탄 타타 회장은 어느 비 오는 날 차를 몰고 가다 옆에 자전거 한 대가 서 있는 것을 봤다. 나무판자를 자전거 지붕 삼아 네 가족이 타고 있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차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판매가격을 2500달러로 정하고 자동차를 기획했다. 에어컨, 에어백, 라디오, 트렁크 등을 없앴다. 와이퍼와 사이드 미러는 한 개씩이다. 용접 대신 접착제를 사용했다. ‘비를 피할 수 있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자동차’ 2500달러(약 300만원)짜리 ‘인도의 국민차’는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이 차는 3억 대 이상 팔렸다. 타타 회장은 돈과 함께 존경도 얻었다. 필요한 차를 살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한 감사였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기업이 소득이 높고 인구가 적은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지만, 타타자동차는 소득이 낮고 인구가 많은 저가 시장에서 승부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익도 냈다”고 강조했다.
신흥시장에서 사회적 책임에 민감한 반응
길 양 입소스코리아 대표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와 기업 가치가 얼마나 크게 떨어질수 있는지 소개했다. 고객 동의 없이 개인 정보를 유출해 기업 가치가 110조원이나 감소한 페이스북, 자신들 잘못으로 비행기에 승객을 더 태운 뒤 내리게 한 과정에서 폭행까지 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등이다. 그는 “기업 평판이 실질적으로 경제적 불이익을 크게 주는 이런 일이 요즘은 더 자주, 더 많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스마트폰의 보편화는 기업 평판이 중요해지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미, 유럽 등에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 해도 소비자가 다소 냉소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반면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에선 훨씬 열린 마음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반응한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 계획이 있는 기업은 사회적 책임 활동을 더 강화하란 조언이다. 그는 “소비자들이 요즘은 워낙 똑똑해서 착한 척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며 “기업 활동과 사회적 책임을 일치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이찬복 입소스 본부장은 “수입차 세단과 항공사를 상대로 한 조사에선 제품이나 서비스 지수보다 기업지수에 소비자들이 강하게 반응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런 산업 내에선 기업 평판이 소비자 구매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스마트폰이나 동영상 서비스(OTT) 산업에선 기업보다 제품과 서비스에 소비자들이 훨씬 민감해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셜임팩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브랜드 경쟁이 심해지고, 차별적 서비스가 한계에 도달했다면 소셜임팩트를 통해 브랜드를 선택하는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