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조국 법무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검찰 개혁을 다시 한번 강도 높게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리에 없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검찰총장에게도 지시합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 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 주길 바랍니다"라며 지시를 명확히 전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권 행사 방식' '수사 관행' '조직 문화'를 고쳐야 한다고 특정하면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했다.

이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메시지는 윤 총장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재 검찰을 통제할 수 있는 건 인사권자인 대통령밖에 없는 만큼, 촛불집회를 통해 얻은 민심을 동력으로 검찰 개혁 속도를 높이겠단 판단으로 관측된다.

이를 놓고 야권 등에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에 대한 대통령의 외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2기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김남준 위원장의 인사말을 들은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2기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김남준 위원장의 인사말을 들은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한 현직 검사가 관련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윤 총장에게 "힘센 쪽에 붙어서 편한 길 가시지 지난 정권 때도 눈치 살피지 않고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하다가 고초 겪었으면서 왜 또 어려운 길을 가느냐"고 소회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장모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40·사법연수원 36기)는 문 대통령의 지시가 있던 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총장님, 왜 그러셨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임명권자로부터 엄청난 신임을 받아 총장까지 됐는데 그 의중을 잘 헤아려 눈치껏 수사했으면 역적 취급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반어적으로 안타까움을 표했다.

장 검사는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윤 총장과 자유한국당과의 '내통설'을 겨냥, "지지율도 높고 총장을 신임하는 여당쪽과 내통하는 게 더 편하지 않느냐"며 "세살배기 아이들도 조금이라도 힘센 사람 편에 서는 게 자기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다 아는데 총장은 왜 그런 의혹을 받느냐"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