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리인하엔 유보적
마이너스금리 가능성 일축
○미국, 왜 또 내렸을까
Fed는 지난달 17~18일 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연 2.0~2.25%에서 연 1.75~2.0%로 0.25%포인트 내렸다. Fed는 성명에서 “가계 지출이 강한 속도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고정 투자와 수출이 약화됐다”며 “지난 12개월 기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과 음식·에너지 등을 제외한 인플레이션도 2%를 밑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미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제 전망에 관한 글로벌 진행 상황의 함의를 감안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며 “경기 전망에 관해 향후 들어오는 정보의 함의를 지속 관찰하고 강한 노동시장, 2% 근처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와 함께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FOMC 정례회의가 끝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인하가 ‘보험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만약 경제가 하강하면 더 폭넓은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그것은 우리가 보고 있다거나 예상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시점에서는 경기 하강을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경계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일각에서 거론하는 이른바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도 일축했다. 그는 “우리가 마이너스 금리를 사용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10년 전 금융위기 당시에도 마이너스 금리는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유럽중앙은행(ECB)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Fed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 금융위기에 직면했던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연 0~0.25% 수준으로 인하하면서 사실상 ‘제로 금리’로 떨어뜨렸다. 그러다 2015년 12월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긴축 기조로 돌아서 2016년 한 차례, 2017년 세 차례, 지난해 네 차례 등 아홉 차례 금리를 올렸다. 이후 지난 7월 10년7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내렸다. ○韓 금리 인하 가능성도
미국이 또다시 금리를 인하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출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FOMC 결정은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한 데다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지난 7월 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로 인하한 뒤 8월에는 금리를 동결했다.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10월 중엔 한은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총재는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서 주요 변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금융통화위원회가 성장, 물가, 금융 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지만 아무래도 지금의 가장 큰 변수는 대외 리스크”라며 “미·중 무역분쟁이 대표적인데 이 리스크가 상당히 커서 이것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가장 큰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당분간 금, 은 등 실물 안전자산 인기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미 금, 은 가격이 많이 뛰었지만 지금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시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장기적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는 분위기”라며 “은행 골드바, 실버바 판매에 대한 문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