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사태 보름…경기북부→강화 9건 발생후 나흘간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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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10만여 마리 살처분…北 무게속 차량·곤충·하천 전파는 '물음표'
'축산1번지' 홍성·'서울 이남' 화성 의심신고에 한때 초비상
우리나라의 축산농가를 강타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일로 발병 보름째를 맞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달 17일 첫 확진 후 파주·연천 등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다가 지난달 24일부터는 인천 강화에서 내리 5건 확진됐다.
이날 현재 전국적인 확진 건수는 9건을 기록하고 있다.
'돼지 흑사병'으로도 불리는 치명적인 가축 전염병이 앞으로도 더 퍼져나갈지, 이 정도에서 제동이 걸릴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 속에 지난달 27일 이후 이날 현재까지 나흘간 추가 발생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례없는 가축 전염병 차단에 나선 정부는 '최고 수준의' 방역과 선제적 살처분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 경기 북부 국내 첫 발생에 방역 '초비상'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달 16일 파주의 한 돼지 농가에서 의심 신고 후 다음 날인 17일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발생했다.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고 급성의 경우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질병인 만큼, 방역 당국은 위기 경보를 즉시 '심각'으로 격상하고 초비상 사태에 돌입했다.
발생 농가 반경 10㎞를 중심으로 방역대가 설정되고, 전국 돼지와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48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도 내려졌다.
긴급행동지침 상 살처분 범위도 발생 농가 반경 500m에서 반경 3㎞로 넓혀 이 범위의 모든 돼지를 살처분하는 강수를 뒀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그러나 이후 18일(이하 확진일 기준) 경기도 연천, 23일 경기도 김포, 24일 경기도 파주 등 북한과의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번졌다.
정부는 이에 24일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다시 내렸고, 26일 48시간 한 차례 더 연장하는 등 강력한 통제 조치를 실시했다.
돼지열병은 이후 경기도 경계를 넘어 24일부터는 나흘 연속으로 인천 강화군에서 5건이나 연달아 확진돼 우려를 키웠다.
7번째로 발생한 26일 강화 삼산면 사례는 강화도 본섬에서 서쪽으로 떨어진 석모도에서 발생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27일 확진된 강화군 하점면을 마지막으로 이날까지 나흘간 추가 발생이 없는 상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러나 "첫 발생 이후 한결같이 긴장하고 있고,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언제 어디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할지 모르는 위중한 상황이다.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는 고강도로 방역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 강화 4만마리 모두 도살 '특단 조치'…살처분 10만 육박
방역 당국은 과거보다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날 오전 6시 현재 살처분 대상에 오른 돼지는 66개 농가, 9만7천999마리에 달한다.
10만마리에 육박하는 것이다.
전국 사육 돼지 마릿수가 1천200만마리에 가까운 점을 고려하면 전국 돼지의 1% 가까이가 목숨을 잃게 된 셈이다.
살처분 마릿수가 급증한 데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5건 잇따른 인천 강화군 내 모든 돼지를 살처분하기로 한 영향이 컸다.
이런 '특단의 조치'로 강화군 내 살처분 대상 돼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5개 농가와 그 인근의 1만3천280마리를 포함해 총 4만2천988마리에 달한다.
10만 마리에 가까운 살처분 대상 가운데 이날까지 57개 농가, 8만5천714마리가 살처분됐고 11개 농가, 1만2천285마리가 남아 있다.
돼지를 살처분할 때는 이산화탄소 등으로 안락사해 '생매장'을 막고 매몰 시에는 사체를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통에 넣어 환경 오염을 방지한다.
살처분 작업 참가자에 대해서도 심리 상담도 지원해 후유증을 예방하고 있다. ◇ 감염 경로는 여전히 '미궁'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감염 경로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 앞서 중국·북한에서 발생하고, 국내 확진 지역이 경기 북부와 인천 강화 등 접경지역에 몰려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북한으로부터의 남하'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국내로 들여왔는지 구체적인 전파 경로가 아리송하다.
야생 멧돼지, 잔반 급여, 외국인 노동자 등 사람 등 학계에서 보편적으로 인정 받는 '경우의 수'가 모두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7차 발생지인 석모도의 경우 문을 닫은 농장이라 차량 역학마저 없고, 본섬과 떨어진 외딴곳이라는 점에서 감염 원인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에 역학조사과 인력을 총동원해 지하수, 모기·파리 등 곤충, 진드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에 힘을 쏟고 있다.
환경부 역시 하천 오염 가능성을 따져보기 위해 임진강 수계를 대상으로 한 차례 조사를 벌여 음성 결과를 얻은 데 이어, 이달 8일까지 2차 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지하수를 통해서 침투된다든가, 파리나 작은 날짐승으로 옮겨진다든가 하는 것은 지금의 방역체제로 완벽하게 막기가 어렵다"며 "또 제가 상상치 못한 다른 전염경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하며 다양한 의견을 들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 '시간이 金' 헬기까지 투입…충남·경기 남부 신고 '화들짝' 해프닝도
방역 비상 상황이 매일 이어지면서 '의심 신고→초동 대응반 출동→정밀검사→양·음성 판별'로 이어지는 정부의 대처도 빨라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당초 수백㎞ 거리인 경북 김천에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로 혈청 샘플을 가져가 유전자 증폭 과정을 거쳐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판별해냈다.
그러나 김천까지 차량을 이용해 옮기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는 소방청 헬기를 투입해 공중 수송하고 있다.
한때 국내 최다 사육 두수를 자랑하는 '축산 1번지' 충남 홍성과 서울 이남 경기 남부 지역인 화성에서 의심 신고가 나와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다행히 두 의심 신고는 지난달 29일과 이날 새벽 모두 음성으로 판명됐다.
/연합뉴스
'축산1번지' 홍성·'서울 이남' 화성 의심신고에 한때 초비상
우리나라의 축산농가를 강타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일로 발병 보름째를 맞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달 17일 첫 확진 후 파주·연천 등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다가 지난달 24일부터는 인천 강화에서 내리 5건 확진됐다.
이날 현재 전국적인 확진 건수는 9건을 기록하고 있다.
'돼지 흑사병'으로도 불리는 치명적인 가축 전염병이 앞으로도 더 퍼져나갈지, 이 정도에서 제동이 걸릴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 속에 지난달 27일 이후 이날 현재까지 나흘간 추가 발생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례없는 가축 전염병 차단에 나선 정부는 '최고 수준의' 방역과 선제적 살처분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 경기 북부 국내 첫 발생에 방역 '초비상'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달 16일 파주의 한 돼지 농가에서 의심 신고 후 다음 날인 17일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발생했다.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고 급성의 경우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질병인 만큼, 방역 당국은 위기 경보를 즉시 '심각'으로 격상하고 초비상 사태에 돌입했다.
발생 농가 반경 10㎞를 중심으로 방역대가 설정되고, 전국 돼지와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48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도 내려졌다.
긴급행동지침 상 살처분 범위도 발생 농가 반경 500m에서 반경 3㎞로 넓혀 이 범위의 모든 돼지를 살처분하는 강수를 뒀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그러나 이후 18일(이하 확진일 기준) 경기도 연천, 23일 경기도 김포, 24일 경기도 파주 등 북한과의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번졌다.
정부는 이에 24일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다시 내렸고, 26일 48시간 한 차례 더 연장하는 등 강력한 통제 조치를 실시했다.
돼지열병은 이후 경기도 경계를 넘어 24일부터는 나흘 연속으로 인천 강화군에서 5건이나 연달아 확진돼 우려를 키웠다.
7번째로 발생한 26일 강화 삼산면 사례는 강화도 본섬에서 서쪽으로 떨어진 석모도에서 발생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27일 확진된 강화군 하점면을 마지막으로 이날까지 나흘간 추가 발생이 없는 상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러나 "첫 발생 이후 한결같이 긴장하고 있고,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언제 어디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할지 모르는 위중한 상황이다.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는 고강도로 방역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 강화 4만마리 모두 도살 '특단 조치'…살처분 10만 육박
방역 당국은 과거보다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날 오전 6시 현재 살처분 대상에 오른 돼지는 66개 농가, 9만7천999마리에 달한다.
10만마리에 육박하는 것이다.
전국 사육 돼지 마릿수가 1천200만마리에 가까운 점을 고려하면 전국 돼지의 1% 가까이가 목숨을 잃게 된 셈이다.
살처분 마릿수가 급증한 데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5건 잇따른 인천 강화군 내 모든 돼지를 살처분하기로 한 영향이 컸다.
이런 '특단의 조치'로 강화군 내 살처분 대상 돼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5개 농가와 그 인근의 1만3천280마리를 포함해 총 4만2천988마리에 달한다.
10만 마리에 가까운 살처분 대상 가운데 이날까지 57개 농가, 8만5천714마리가 살처분됐고 11개 농가, 1만2천285마리가 남아 있다.
돼지를 살처분할 때는 이산화탄소 등으로 안락사해 '생매장'을 막고 매몰 시에는 사체를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통에 넣어 환경 오염을 방지한다.
살처분 작업 참가자에 대해서도 심리 상담도 지원해 후유증을 예방하고 있다. ◇ 감염 경로는 여전히 '미궁'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감염 경로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 앞서 중국·북한에서 발생하고, 국내 확진 지역이 경기 북부와 인천 강화 등 접경지역에 몰려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북한으로부터의 남하'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국내로 들여왔는지 구체적인 전파 경로가 아리송하다.
야생 멧돼지, 잔반 급여, 외국인 노동자 등 사람 등 학계에서 보편적으로 인정 받는 '경우의 수'가 모두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7차 발생지인 석모도의 경우 문을 닫은 농장이라 차량 역학마저 없고, 본섬과 떨어진 외딴곳이라는 점에서 감염 원인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에 역학조사과 인력을 총동원해 지하수, 모기·파리 등 곤충, 진드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에 힘을 쏟고 있다.
환경부 역시 하천 오염 가능성을 따져보기 위해 임진강 수계를 대상으로 한 차례 조사를 벌여 음성 결과를 얻은 데 이어, 이달 8일까지 2차 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지하수를 통해서 침투된다든가, 파리나 작은 날짐승으로 옮겨진다든가 하는 것은 지금의 방역체제로 완벽하게 막기가 어렵다"며 "또 제가 상상치 못한 다른 전염경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하며 다양한 의견을 들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 '시간이 金' 헬기까지 투입…충남·경기 남부 신고 '화들짝' 해프닝도
방역 비상 상황이 매일 이어지면서 '의심 신고→초동 대응반 출동→정밀검사→양·음성 판별'로 이어지는 정부의 대처도 빨라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당초 수백㎞ 거리인 경북 김천에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로 혈청 샘플을 가져가 유전자 증폭 과정을 거쳐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판별해냈다.
그러나 김천까지 차량을 이용해 옮기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는 소방청 헬기를 투입해 공중 수송하고 있다.
한때 국내 최다 사육 두수를 자랑하는 '축산 1번지' 충남 홍성과 서울 이남 경기 남부 지역인 화성에서 의심 신고가 나와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다행히 두 의심 신고는 지난달 29일과 이날 새벽 모두 음성으로 판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