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에 채권시장이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물가 하락세가 확인된 만큼 경제 활동 참가자들의 심리가 위축돼 실제 디플레이션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이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를 막기 위한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커지는 '디플레 우려'에 채권시장 다시 강세?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으로 연 1.297%를 기록해 보름 만에 연 1.2%대로 다시 내려왔다. 지난 8월 연 1.093%로 사상 최저점을 찍었던 금리가 지난달 16일 연 1.348%까지 반등한 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금리 반등은 시장 기대를 충족시킨 정책들이 완료됨에 따라 나온 반작용의 성격이 강하다”며 “한은이 지난 8월 말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다음 금통위까지 1개월 반의 공백이 발생했다는 점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위한 주택저당증권(MBS) 물량에 따른 수급 문제도 (금리 반등에)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마이너스 물가를 계기로 채권시장이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여현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BEI)도 사상 처음으로 1%대에 진입한 만큼 경제 활력 저하와 디플레이션 우려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이달 금리 인하로 대응한 뒤 만약 연말에도 물가 반등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다면 내년 초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연구원은 “장기 국채 중심의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