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 하는 직장은 대기업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7년과 지난해 조사에선 공기업이 ‘1순위’로 꼽혔지만, 3년 만에 다시 대기업이 1위에 올랐다. 근로시간 단축(주 52시간 근로제)이 시행되면서 대기업에 다녀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 347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3.0%가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다고 답했다고 1일 발표했다. 2위는 공기업(19.8%)이었다. 중견기업(12.7%)과 정부(10.9%), 외국계 기업(7.7%) 등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이 취업 선호도 1위에 오른 건 2016년 조사 후 3년 만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기업에 취업하면 워라밸과 높은 연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응답자의 42.8%가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취업하고 싶다고 했지만, 자신이 입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그에 크게 못 미쳤다. 14.8%가 대기업에, 15.0%가 공기업에 입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17.3%는 자신이 중소기업에 취업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대학생들은 올해 취업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6.1%가 올해 신규채용 환경이 작년보다 나쁘다고 대답했다. 작년보다 좋다는 답변은 2.5%에 그쳤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전년보다 어렵다’는 답변이 5.0%포인트 늘었다. ‘전년보다 좋다’와 ‘전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각각 1.6%포인트, 5.5%포인트 줄었다.

대학생들이 희망하는 연봉은 평균 3487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조사 때(3371만원)보다 116만원 많아졌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경제 전쟁,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대내외 경제 상황 악화로 취업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며 “정부는 과감한 규제개혁과 기업 활력 제고방안 마련 등을 통해 채용 확대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