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 사태' 연세대 학생들, 인권수업 필수과목 지정 촉구
연세대 학생들이 난민, 젠더 등을 주제로 진행되는 '연세정신과 인권' 수업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세대 재학생 등으로 구성된 '연세정신과 인권 수업 필수과목 지정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는 1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인권은 선택이 될 수 없다'를 주제로 집회를 열고 이같이 요구했다.

연세대는 지난달 초 '연세정신과 인권'을 내년부터 필수 과목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지만, 지난달 말 학사제도운영위원회를 열어 해당 수업을 선택 교양 과목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연세정신과 인권은 인권·노동·환경·난민 등의 주제로 구성된 강의다.

대책위는 "연세정신과 인권 선택과목 전환은 학교가 구성원들의 인권을 보호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라며 "필수과목 지정은 보편 인권을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소양이라고 학교가 선언한 것이었지만, 학교는 스스로 이러한 메시지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가 학내 구성원들의 인권을 보호하려는 최소한의 의무를 저버렸다"면서 "최근 류석춘 교수의 혐오 발언은 연세대의 인권 실태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인권 수업 도입은 학교가 내놓은 인권 보호를 위한 유일한 대책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택과목 전환 과정은 일방적이었을 뿐 아니라 부실했다"며 "구성원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2년 동안 논의를 거쳐 필수과목을 도입해놓고 한 달 만에 논의 결과를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학교는 외부의 필수 과목 지정 반대 목소리에 학사제도를 변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면서 "하지만 학교가 선택과목 변경 이후 외부 교회 측에 먼저 변경 사실을 통보한 점을 보면 외압에 의한 결정임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석자 60여명은 '연세정신 어디갔나 인권 교육 돌려놔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류석춘은 혐오 발언, 인권교육 선택인가", "혐오 세력 손 잡은 학교 당국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책위는 필수과목 지정 철회를 규탄하는 성명에 학생·연구자·시민 2천794명과 단체 138개가 지지 서명을 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전날 연세대 교무처에 서명지를 전달했다.

이날 같은 시간 연세대 정문 앞에서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이 집회를 열고 '연세정신과 인권' 과목을 즉시 폐지하고 김용학 연세대 총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