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정치적 판결" 비판…인권단체들은 석방 촉구

북아프리카 모로코 법원이 반정부 신문에서 일하는 한 여성 기자를 낙태 등의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해 논란이 되고 있다.

모로코 수도 라바트의 법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여성 기자 하자르 라이수니(28)에게 낙태와 혼외 성관계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했다고 로이터,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또 법원은 라이수니가 방문한 산부인과 병원 의사에게 불법 낙태 등의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산부인과 방문 당시 동행한 그녀의 약혼자에게 징역 1년형을 각각 판결했다.

모로코 검찰에 따르면 라이수니가 방문한 병원의 의사는 그동안 불법 낙태 혐의로 경찰의 감시를 받아왔다.

라이수니는 올해 8월 31일 약혼자와 라바트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나왔을 때 경찰에 체포됐다.

그녀는 모로코 정부에 비판적인 독립 신문인 '아크바르 알-욤'에서 일하고 있다.

라이수니는 약혼자와 이미 종교적으로 결혼의식을 치렀고 법적으로 혼인 신고를 할 서류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경찰이 자신의 낙태 등의 혐의가 아니라 글과 가족에 대해서도 심문했다고 지적했다.

그녀의 변호사는 로이터에 "우리는 이번 판결에 충격을 받았다"며 라이수니에 대한 징역형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권단체들도 모로코 법원의 판결에 반발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관계자는 "모로코 당국은 라이수니를 모략하는 대신 유죄판결을 취소하고 즉각적인 석방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모로코 법원, 반정부 신문 여기자에 낙태 혐의로 징역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