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EU 단일시장에 두되 관세동맹에선 제외 구상"
유럽연합·아일랜드는 부정적 반발 예상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의 걸림돌인 '안전장치'(backstop)의 대안으로 이른바 '두 개의 국경'을 유럽연합(EU)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영국 언론들이 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일간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가 2일 공개하는 '최후통첩'은 영국령 북아일랜드를 2020년 브렉시트 이행 기간 종료 후 4년간 농식품·상품 분야에서 EU 단일시장에 남겨두되 관세동맹에서는 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4년 후 북아일랜드 의회는 EU 단일시장에 남을지 영국처럼 탈퇴할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안전장치'는 합의 없이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북아일랜드와 영국을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방안이었다.

브렉시트 강경파는 이 안전장치로 인해 영국의 주권이 침해당한다며 반대해왔다.

존슨 총리는 안전장치의 폐기를 주장했으나 EU는 영국이 적절한 안전장치의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추가 협상은 없다고 맞서왔다.

영국 총리실은 존슨 총리의 새로운 제안으로 EU가 17일로 예정된 정상회의 전 협상 테이블에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영국 언론은 EU 회원국들이 이 안에 반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텔레그래프는 존슨 총리의 제안이 1998년 타결된 북아일랜드 평화협정(Good Friday Agreement)을 흔들고 EU 단일시장 통합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의 거센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간 가디언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수당과 사실상 연정 관계인 북아일랜드의 민주통일당(DUP)이 '4년간 두 개의 국경'이라는 존슨 총리의 안에 대부분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존슨 총리가 알린 포스터 DUP 대표와 비밀 협상을 통해 지지를 확보했다며,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들이 EU 규제 지역에 남는 방안과 물리적 장벽이 없는 국경을 유지하는 문제에 발언권을 갖고 영국-아일랜드 장관급 협의회에 북아일랜드 대표들이 참석하는 방안 등이 양측의 협상 내용에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는 전날 맨체스터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협상안"을 제안할 것이라며 27개 EU 회원국이 자신의 제안을 거절한다면 10월 말 '노 딜 브렉시트'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RTE 방송은 지난달 30일 영국이 안전장치 대안으로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에서 5∼10마일(8∼16㎞) 떨어진 양쪽 지역에 최대 10개의 '통관 수속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으나 영국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역시 통관수속시설 제안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던 EU 측의 한 관계자는 가디언에 존슨 총리의 새 안을 놓고도 통관수속시설 같은 것이라면 지겨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전날 BBC 인터뷰에서 "EU가 세관 체크를 주장하면 현실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국경에서 먼 곳에서 세관을 둘 텐데 그곳의 세관 체크는 매우 작은 구모로 하고, 주권 침해 요소도 없으며 그곳에 새 시설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존슨 총리가 2일 EU에 제시할 새 브렉시트 협상안을 공개하면서 EU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추가 협상 없이 예정대로 31일 EU를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