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은 가장 큰 사업 위험 요소로 ‘재정 위기 가능성’을 꼽았다. 각국 정부가 미·중 무역 분쟁과 경기 둔화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펼치는 경기 부양책들이 향후 재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다.

로이터통신은 WEF가 전 세계 133개국, 1만2897명의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즈니스 리더들은 향후 10년간 가장 큰 비즈니스 리스크로 ‘각국의 재정위기 가능성’을 꼽았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어 ‘사이버 공격’과 ‘실업 및 불완전 고용’ 이 뒤를 이었다.

WEF는 기업인, 경제학자, 언론인, 정치인 등이 모여 세계 경제에 대해 논의하는 국제 민간회의다. 매년 1~2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총회가 열려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불린다. 이번 조사는 WEF가 내년 1월 연차총회 때 국가경쟁력보고서를 발간하기 위해 이뤄졌다.

WEF는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비즈니스 지도자들은 정부의 재정 회복력에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EF는 “전 세계적으로 정부 부채는 이미 너무 많고 각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 역시 매우 낮다”며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정부에 돈을 더 빌려주는 것은 스스로 무너지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세계 시장에서 거래되는 마이너스 금리 국채는 16조달러(약 1경9400조원)어치에 이른다.

WEF는 “저금리 통화 기조에서 기업들은 투자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 파이를 키우기보다는 싼 부채를 이용해 자기 자본을 매입하게 된다”며 “이는 자산가격 재조정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 10년간 미국 내 기업 투자는 약 50% 증가했지만 주식 환매와 배당 증가는 300% 증가했다는 게 WEF의 설명이다.

WEF는 기업인들이 우려하는 사업 위험 요소가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북미와 유럽 지역에선 사이버 공격이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혔다.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리더들은 환경 문제를 가장 많이 우려했다. 인도, 네팔 등 남아시아에선 몬순(계절풍) 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가장 큰 사업 위험 요소라고 답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