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14주 연속 상승했다.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예고했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오히려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아파트 매입에 나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값 올들어 최대폭 상승…송파구 0.14% 올라 '최고'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8% 올라 전주(0.06%)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7월 1일 상승 전환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세를 이끈 것은 강남권 신축이었다. 주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와 마포구 광진구 등 서울 도심권은 물론 외곽지역에까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번주 가장 많이 오른 자치구는 송파구(0.14%)와 강남구(0.13%)였다. 서초구(0.09%)와 강동구(0.08%) 등 강남4구의 평균 상승률은 0.11%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0.1%대를 넘어섰다. 강남의 온기는 강북 상당수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광진구(0.13%) 마포구(0.11%) 성동구(0.08%) 용산구(0.07%) 동대문구(0.07%) 등 도심권 지역도 올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양천구(0.07%)와 강서구(0.05%) 역시 상승폭을 키웠다. 감정원 관계자는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저평가됐다고 여겨지는 단지에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은 지난주(0.05%)와 비슷한 상승폭(0.06%)을 보였다. 과천시(0.43%) 하남시(0.30%) 성남 수정구(0.28%) 광명시(0.22%) 등 이른바 준서울지역도 한 달 넘게 매주 0.2% 이상 오르며 과열 양상을 이어갔다. 지방에선 울산이 0.06% 올라 2년 반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신축 아파트가 적은 대전(0.27%)도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서울 전셋값은 0.05%에서 0.07%로 오름폭이 커졌다. 가을철 학군 수요가 몰린 양천구(0.12%)와 신규 입주 물량이 해소된 마포구(0.08%) 등이 상승을 이끌었다.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강서구(0.17%)와 성동구(0.09%)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10·1 대책’의 영향은 이번주 시세조사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대책의 영향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서울 아파트값이 안정세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