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129㎜ 폭우…157명 대피·고립 50명 구조·이재민 22명 발생
"물이 들어차 의자 위에 올라 서 있기도…일부 주택은 완전히 잠겨"
500㎜ 육박 물벼락 쏟아진 동해안 1명 사망…도로·주택 쑥대밭
제18호 태풍 미탁 영향으로 강원 삼척, 동해, 강릉 등 동해안에 5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밤사이 시간당 129㎜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70대 노인 1명이 주택지 사면붕괴로 숨지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3일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이날 오전 6시까지 도내에서 1명이 숨지고, 주택 51채가 침수됐으며, 주민 157명이 대피했다.

이날 오전 1시 1분께 삼척시 오분동 인근에서 주택지 사면이 무너져 토사가 김모(77·여)씨의 집을 덮쳤다.

이 사고로 김씨의 집 벽이 무너지면서 안방에서 잠을 자던 김씨가 장롱에 깔렸다.

사고 직후 119구조대가 출동해 김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삼척 노곡1길, 삼척로 주택에서 침수로 고립됐던 송모(86)씨 등 주민 3명은 저체온증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463㎜ 폭우 쏟아져 강원 1명 사망…도로·주택 침수 피해 속출 / 연합뉴스 (Yonhapnews)
또 삼척 근덕면과 원덕읍, 정라동 등지 주민 157명이 폭우로 인한 주민 대피령이 내려져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이재민도 삼척에서 16가구 18명, 강릉에서 3가구 4명이 발생해 친인척 집 또는 복지회관으로 몸을 피했다.

폭우로 주택과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정전 사태도 속출했다.

삼척 일대 주택 38채가 침수되고, 동해와 강릉에서도 각각 주택 10채와 3채가 물에 잠겼다.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 인근에서는 하천물이 크게 불어나 임원 2교 인근 둔치가 물에 잠겼다.

도계읍 상덕리와 오분동 등 749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해 복구 중이며, 삼척시 근덕면 교가리와 원덕읍 노고리에서는 6천605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해 복구됐다.

동해에서도 정전이 발생해 1천642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500㎜ 육박 물벼락 쏟아진 동해안 1명 사망…도로·주택 쑥대밭
침수와 유실로 인한 도로 통제도 잇따랐다.

삼척시 근덕면 장호리 장호 터널과 원덕읍 월천리 7번 국도 2곳이 토사에 유실되거나 물에 잠겨 이 구간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 중이다.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와 노경리 등 416번 지방도 2곳도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강릉시 교동과 삼척시 원덕읍 갈남2리에서도 토사가 쏟아져 내려 해가 뜰 무렵 임시복구가 완료됐다.

밤사이 시간당 10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삼척시 근덕면 장호리 곳곳의 도로가 물에 잠기고, 주차된 대형 승용차도 떠내려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500㎜ 육박 물벼락 쏟아진 동해안 1명 사망…도로·주택 쑥대밭
"물이 집안에 차서 대피 중이다", "차에 갇혔는데 물살이 거세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등 긴박한 119 출동 요청도 쇄도했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오전 7시 30분까지 폭우에 고립된 주민 50명을 구조하고, 주택과 도로 등에서 176건의 안전조치를 했다.

동해안 항·포구에는 2천530여척의 크고 작은 어선이 태풍에 대비해 육지로 견인되거나 안전한 곳에 피항한 상태다.

강릉시는 이날 오전 8시 전후를 기해 강남동 일부와 강동면, 사천면 등 8개 읍면동 저지대 주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보내 마을 회관 등 안전지대로 대피하도록 했다.

강릉 지역 대부분 도로가 물에 잠겨 시내버스 108개 노선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삼척시 원덕읍 갈남리 이장은 "도로가 하천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급류가 흐르고 있어 대피에 어려움이 있다"며 "일부 저지대 주민은 물이 집안까지 들어차 의자 위에 올라 서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500㎜ 육박 물벼락 쏟아진 동해안 1명 사망…도로·주택 쑥대밭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삼척 궁촌 482.5㎜, 삼척 380㎜, 강릉 359㎜, 동해 357㎜, 미시령 192㎜, 설악산 160.5㎜, 양양 영덕 155.5㎜, 태백 127.8㎜ 등이다.

특히 삼척 궁촌은 전날 오후 10시 16분부터 오후 11시 15분까지 60분간 129㎜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비 피해를 키웠다.

이들 지역에는 현재 초속 20m 안팎의 강풍이 몰아치고 있다.

주택 침수 등 폭우 피해조사가 본격화하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전날 오후 10시부터 비상 대응 2단계를 발령했으며, 도와 도내 18개 시군도 같은 시각을 기해 비상 2단계 근무에 나서 피해 조사와 응급복구에 힘을 쏟고 있다.
500㎜ 육박 물벼락 쏟아진 동해안 1명 사망…도로·주택 쑥대밭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