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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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하강 여파로 올해 상반기 중국 상장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이 3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하반기에도 매출 둔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 소비재 업종을 제외하고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3500개 중국 A주 기업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상반기 증가율보다 5.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16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정보기술(IT) 분야 상장자들의 매출은 7.4% 증가하는 데 그쳤다. A주에는 중국인과 일부 해외 투자자만 투자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이들 A주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도 전년 동기 대비 0.5%에 불과했다. 지난해 상반기 증가율에 비해 26.4%포인트 떨어진 것이자 2015년 상반기 이후 4년 만에 가장 저조한 수치다.

피치는 중국 상장사들의 실적 둔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기업들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공급망을 중국 밖으로 옮기려는 해외 고객사들로 인해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애플이 지난 6월 폭스콘을 비롯해 중국 공급업체들에 중국 본토 생산물량의 15~30%를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통보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다만 중국의 소비재 분야 상장사는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A주 황제주로 꼽히는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실적 호조 덕분에 주가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24%, 26.56% 증가했다. 주가는 연초 대비 90% 이상 뛰며 시가총액이 1조4000억위안을 넘어섰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