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전 산 정상 예비군훈련장 조성…경찰, 배수문제 등 원인 조사 착수
석탄재 매립 야산서 용암 흐르듯 검은 토사가 순식간에 주택덮쳐
3일 오전 산사태로 4명이 매몰된 부산 사하구 구평동 야산 일대는 산꼭대기에 예비군훈련장이 조성됐고 석탄재가 대거 매립된 지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사태가 발생한 구평동 4-6번지 주변은 산 정상인 예비군훈련장 운동장 비탈에서 흘러 내려온 검은 토사로 뒤덮였다.

검은 토사는 마치 용암이 흘러내려 검게 굳은 형상을 연상케 했다.

산사태 피해를 보지 않은 주변 지형의 황토색 흙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토사는 골짜기를 타고 300여m 내려와 식당과 주택, 인근 공장 건물 등을 덮쳐 현재 4명이 매몰된 상태다.

인근 주민은 검은 토사에 대해 30여년 전 예비군훈련장 운동장을 만들면서 아래에 석탄재를 매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주민은 "24∼25년 전에도 산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며 "다행히 그때는 인명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사하구 예비군훈련장은 1980년 6월에 산 정상을 깎아 만들었다.

토사가 흘러내린 것으로 추정되는 예비군훈련장 운동장 비탈에는 경사가 높은 편이지만, 평소 축대벽 등 산사태 방지 장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많은 비에 비탈 지반이 약화하거나 예비군훈련장 운동장 등에서 한꺼번에 많은 물이 흘러내리면서 산사태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2009년 7월 17일에는 인근 사하구 장림2동에서 폭우에 산사태가 발생해 흙더미 속에서 조모(71) 씨가 발견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