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개인별 맞춤 치료로 무병장수 도전하는 실리콘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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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세 시대가 온다
토마스 슐츠 지음 / 강영옥 옮김
웅진씽크빅 / 344쪽 / 1만8000원
토마스 슐츠 지음 / 강영옥 옮김
웅진씽크빅 / 344쪽 / 1만8000원
많은 사람이 ‘100세 시대’를 이야기한다.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게 되면서 주변에서 80세는 물론이고, 100세까지 사는 사람도 종종 볼 수 있다. 평균수명이 더 늘어 조만간 120세를 넘길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선 차원이 다른 숫자들이 나오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연구소는 ‘200세 시대’를 언급한다. 심지어 500세까지 수명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이곳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200세 시대가 온다>는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디지털 의학 연구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았다. 이를 통해 200세 시대의 도래를 예견한다. 저자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실리콘밸리지사 편집장이자 미국 수석특파원인 토마스 슐츠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미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아니다”며 “그들은 알츠하이머와 암은 물론 노화와 죽음에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매년 1월이면 이곳에선 독특한 일들이 펼쳐진다. 사흘간 한밤중까지 사람들이 몰려든다. 웹사이트도 입장 티켓도 없다. 2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열띤 토론을 한다. 분위기는 록페스티벌에 가까운데,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들어보면 ‘단백질 발현’ ‘항원’ 등 어려운 의학 용어가 연신 튀어나온다. 의료계, 대형 제약회사, 대학, 연구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 각계각층이 실리콘밸리에 한데 몰려들어 축제를 하듯 토론을 하는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 등이 모여 암 완치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비밀 모임도 연다.
저자는 “요즘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의료 낙관주의가 확산되고 있다”며 “암을 치료하고 인공 기관을 배양한다는 등 유토피아 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낙관주의는 거대한 융합을 이루면서 확산되고 있다. 화학, 물리학, 로봇공학 등 모든 영역의 신기술이 하나로 합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전엔 상상할 수 없던 융합으로 의학 발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도 쌓여간다. 컴퓨터 성능이 폭발적으로 향상되면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수십억 내지 수천억 기가바이트 용량의 DNA 분석, 인간 게놈에 대한 지식으로 가득 채워진 데이터뱅크가 이미 존재한다. 악성 종양은 세밀한 부분까지 분석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해 자신의 면역세포로 암을 치료할 수도 있다.
이젠 이런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개인별 맞춤 치료도 이뤄질 전망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대량생산 의약품’ 체제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의미다. 저자는 “개인별 맞춤 디지털 의학은 암이나 심장 질환도 조기에 발견해 더 쉽게 치료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이런 데이터들의 남용 가능성과 기계의 우위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럼에도 환자들에게 더 효율적이고 다양한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만은 부정하기 힘들다. 저자는 말한다. “다가올 디지털 건강 세계는 꿈이 될 것인가, 악몽이 될 것인가. 모든 것은 우리가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달려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200세 시대가 온다>는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디지털 의학 연구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았다. 이를 통해 200세 시대의 도래를 예견한다. 저자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실리콘밸리지사 편집장이자 미국 수석특파원인 토마스 슐츠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미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아니다”며 “그들은 알츠하이머와 암은 물론 노화와 죽음에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매년 1월이면 이곳에선 독특한 일들이 펼쳐진다. 사흘간 한밤중까지 사람들이 몰려든다. 웹사이트도 입장 티켓도 없다. 2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열띤 토론을 한다. 분위기는 록페스티벌에 가까운데,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들어보면 ‘단백질 발현’ ‘항원’ 등 어려운 의학 용어가 연신 튀어나온다. 의료계, 대형 제약회사, 대학, 연구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 각계각층이 실리콘밸리에 한데 몰려들어 축제를 하듯 토론을 하는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 등이 모여 암 완치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비밀 모임도 연다.
저자는 “요즘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의료 낙관주의가 확산되고 있다”며 “암을 치료하고 인공 기관을 배양한다는 등 유토피아 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낙관주의는 거대한 융합을 이루면서 확산되고 있다. 화학, 물리학, 로봇공학 등 모든 영역의 신기술이 하나로 합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전엔 상상할 수 없던 융합으로 의학 발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도 쌓여간다. 컴퓨터 성능이 폭발적으로 향상되면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수십억 내지 수천억 기가바이트 용량의 DNA 분석, 인간 게놈에 대한 지식으로 가득 채워진 데이터뱅크가 이미 존재한다. 악성 종양은 세밀한 부분까지 분석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해 자신의 면역세포로 암을 치료할 수도 있다.
이젠 이런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개인별 맞춤 치료도 이뤄질 전망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대량생산 의약품’ 체제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의미다. 저자는 “개인별 맞춤 디지털 의학은 암이나 심장 질환도 조기에 발견해 더 쉽게 치료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이런 데이터들의 남용 가능성과 기계의 우위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럼에도 환자들에게 더 효율적이고 다양한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만은 부정하기 힘들다. 저자는 말한다. “다가올 디지털 건강 세계는 꿈이 될 것인가, 악몽이 될 것인가. 모든 것은 우리가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달려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