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들 '도움 손길' 절실…피해 규모 눈덩이처럼 불어날 듯
태풍에 삼척 쓸리고 강릉 잠기고…"복구할 엄두가 안 나요"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 다 사라져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제18호 태풍 '미탁'이 할퀴고 지나간 3일 강원 삼척시 원덕읍 신남마을은 폐허가 됐다.

지난밤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빗물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산에서 떠밀려온 흙과 모래가 가득했다.

복개천을 따라 빨강, 파랑 등 원색 지붕을 자랑하던 집 대부분은 토사에 반쯤 묻혔다.

쌓인 토사를 제거하는 데에만 족히 1주일은 걸릴 것으로 보였다.

가곡천 하류 지역인 원덕읍 노경리 지방도 416호선 마을 단독주택 상당수도 계곡 등이 범람하면서 토사가 쌓이고 담벼락 붕괴 등 피해가 심각했다.

문제는 이들 가구 대부분 어르신 단독 가구이기 때문에 스스로 복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김명월(73·원덕읍 노경리)씨는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되뇌었다.

삼척이 쓸려나갔다면 강릉은 도심 전체가 물에 잠겨버리다시피 했다.

태풍에 삼척 쓸리고 강릉 잠기고…"복구할 엄두가 안 나요"
태풍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 비가 그치고, 시간이 흐르면서 침수지역 상당수는 물이 빠졌으나 경포해수욕장 인근은 상당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하다.

바다 수위가 높아지고 파도가 강하게 치면서 경포호에서 물이 바다로 빠져나가는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휴일 장사를 태풍에 빼앗긴 진안 상가 상인들은 초조하게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꼴깍 잠겨버린 농경지도 차츰 바닥을 드러내고 있으나 아직 추수하지 못한 벼가 많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도심이고 해변이고 떠밀려온 쓰레기가 가득해 도심이 제 모습을 되찾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태풍에 삼척 쓸리고 강릉 잠기고…"복구할 엄두가 안 나요"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으로 인해 이날 현재 2명이 숨지고, 침수 등으로 156가구 273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국도와 지방도 등 6개 도로에서 침수와 유실이 발생했다.

농경지 피해는 아직 집계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작은 피해까지 합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도는 우선 이재민에게 구호물자를 지원하고, 추후 피해조사를 거쳐 주택 침수와 반파 이상 피해를 본 이재민에게는 응급구호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침수지역 배수가 끝나면 수해 쓰레기를 처리하는 등 응급 복구와 태풍 피해 조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또 통합자원봉사단을 운영해 전문 자원 봉사단을 모집하고,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과 소독도 할 예정이다.

태풍에 삼척 쓸리고 강릉 잠기고…"복구할 엄두가 안 나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