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사라진 '광장 vs 광장' 대결…극단적 국론분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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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극한대결이 '거리정치' 부추겨…갈등 조장에 정치혐오·대의민주주의 위기 자초
"집회만 하면 소는 누가 키우나…정치 지도자들 정말 큰 책임 느껴야"
문의장 "국민 뜻은 충분히 전달됐다…여야, 민생과 통합 위해 머리 맞대야"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정치적 공방이 '광장'을 무대로 한 진영 간 세 대결로 비화하면서 극단적인 국론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진보 진영의 검찰개혁 촛불집회가 열린 데 이어 3일 광화문에서 보수 진영의 집회가 개최되는 등 양측이 서로 경쟁적으로 수(數) 대결에 나서면서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분열의 정치'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대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여의도 정치가 '실종'됐음을 명징하게 웅변하고 있다는 진단을 낳고 있다.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 사라진 치킨 게임식의 대결정치가 국민을 거리로 내모는 위험한 '광장정치'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여야 지도부는 이를 자성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지지층 결집용으로 이용하고 있어 정치 불신을 심화시키고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정치권 안팎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4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정치 지도자라는 분들이 집회에 몇 명이 나왔는지 숫자 놀음에 빠져 나라가 두 쪽이 나도 관계없다는 것 아닌가"라며 "분열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 선동의 정치도 위험선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가 갈등과 대립을 녹일 수 있는 용광로가 돼도 모자랄 판인데 이를 부추기는 행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는 대의 민주주의 포기다.
정치 실종 사태를 초래해 국회 스스로 존재 이유를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주의 정치의 핵심은 정당이다.
정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시민들이 나서는 것인데 현재 그런 형국"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참으로 부끄럽다.
각 정당 지도자들이 정말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의민주주의에 위기가 온 것"이라면서 "정당 지도자들이 다시 정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동안 정당이란 제도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왔는데 이제는 이익의 충돌이 심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정당이 제 역할을 못 하니까 광장 정치가 더 커지고 확산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우리 민주주의의 큰 숙제"라고 말했다.
. 일단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국민을 거리로 내모는 정치 행태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지 세력의 결집에 기대는 광장 정치가 아니라 이제라도 대화와 타협의 국회 시스템을 복원하는데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 의장은 "서초동과 광화문의 집회로 거리에 나선 국민의 뜻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국회가 답해야 한다"면서 "여야 정치권이 자중하고 민생과 국민 통합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대의민주주의에서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면서 "진영 논리에 따른 현재와 같은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정치인들이 국회로 들어와서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국회가 원만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검찰이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비칠 정도로 과도하게 수사, 그 결과 정치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세 대결의 거리 정치로 전락한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한심하고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여야는 이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가족 관련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하고 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정치권이, 국회가 제 역할을 못 한 결과로 국민은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민심을 활화산처럼 분출시키고 있다"면서 "서초동도 광화문도 민심이지만 집회만 하면 소는 누가 키우느냐. 정치를 살려야 하고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대로 장관은 개혁하고 검찰은 수사하면 된다"면서 "장관이 추진하는 개혁은 국회가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해임건의안, 특검, 국정조사를 국회에서 결정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민주당 일각에는 분열의 정치에 대해 집권 여당의 책임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의 차별성에 주목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과 달리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고 있는 민주당이 좀더 책임감을 갖고 가열찬 노력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정국이 이렇게 갈등 양상으로 가는 것을 책임 있는 집권 세력이라면 더 두고 볼 수는 없다"면서 "지금 같은 갈등은 반드시 해소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 문제를 연결고리로 사실상 반정부투쟁에 나선 보수 야당 일각에서도 대결 정치에 대한 우려가 일부 들린다.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이 경쟁적으로 집회를 하며 국론이 오히려 분열되고, 국민통합이 저해되고 있다"며 "국민의 정치 혐오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만 장외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한국당 내에서는 광화문 집회 직후에 제기된 '분열의 정치'라는 비판이 야당 압박용 프레임이란 인식도 적지 않다.
분열의 정치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야당을 겨냥한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세 대결을 촉발한 여권이 결자해지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통화에서 "해방 직후에 찬탁과 반탁으로 좌우가 나뉘면서 결국 분단이 됐는데 지금 상황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집과 고집으로 대한민국이 두 동강 난 것"이라면서 "보수든 진보든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빨리 결단하지 않으면 멈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집회만 하면 소는 누가 키우나…정치 지도자들 정말 큰 책임 느껴야"
문의장 "국민 뜻은 충분히 전달됐다…여야, 민생과 통합 위해 머리 맞대야"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정치적 공방이 '광장'을 무대로 한 진영 간 세 대결로 비화하면서 극단적인 국론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진보 진영의 검찰개혁 촛불집회가 열린 데 이어 3일 광화문에서 보수 진영의 집회가 개최되는 등 양측이 서로 경쟁적으로 수(數) 대결에 나서면서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분열의 정치'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대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여의도 정치가 '실종'됐음을 명징하게 웅변하고 있다는 진단을 낳고 있다.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 사라진 치킨 게임식의 대결정치가 국민을 거리로 내모는 위험한 '광장정치'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여야 지도부는 이를 자성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지지층 결집용으로 이용하고 있어 정치 불신을 심화시키고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정치권 안팎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4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정치 지도자라는 분들이 집회에 몇 명이 나왔는지 숫자 놀음에 빠져 나라가 두 쪽이 나도 관계없다는 것 아닌가"라며 "분열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 선동의 정치도 위험선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가 갈등과 대립을 녹일 수 있는 용광로가 돼도 모자랄 판인데 이를 부추기는 행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는 대의 민주주의 포기다.
정치 실종 사태를 초래해 국회 스스로 존재 이유를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주의 정치의 핵심은 정당이다.
정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시민들이 나서는 것인데 현재 그런 형국"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참으로 부끄럽다.
각 정당 지도자들이 정말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의민주주의에 위기가 온 것"이라면서 "정당 지도자들이 다시 정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동안 정당이란 제도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왔는데 이제는 이익의 충돌이 심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정당이 제 역할을 못 하니까 광장 정치가 더 커지고 확산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우리 민주주의의 큰 숙제"라고 말했다.
. 일단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국민을 거리로 내모는 정치 행태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지 세력의 결집에 기대는 광장 정치가 아니라 이제라도 대화와 타협의 국회 시스템을 복원하는데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 의장은 "서초동과 광화문의 집회로 거리에 나선 국민의 뜻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국회가 답해야 한다"면서 "여야 정치권이 자중하고 민생과 국민 통합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대의민주주의에서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면서 "진영 논리에 따른 현재와 같은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정치인들이 국회로 들어와서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국회가 원만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검찰이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비칠 정도로 과도하게 수사, 그 결과 정치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세 대결의 거리 정치로 전락한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한심하고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여야는 이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가족 관련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하고 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정치권이, 국회가 제 역할을 못 한 결과로 국민은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민심을 활화산처럼 분출시키고 있다"면서 "서초동도 광화문도 민심이지만 집회만 하면 소는 누가 키우느냐. 정치를 살려야 하고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대로 장관은 개혁하고 검찰은 수사하면 된다"면서 "장관이 추진하는 개혁은 국회가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해임건의안, 특검, 국정조사를 국회에서 결정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민주당 일각에는 분열의 정치에 대해 집권 여당의 책임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의 차별성에 주목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과 달리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고 있는 민주당이 좀더 책임감을 갖고 가열찬 노력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정국이 이렇게 갈등 양상으로 가는 것을 책임 있는 집권 세력이라면 더 두고 볼 수는 없다"면서 "지금 같은 갈등은 반드시 해소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 문제를 연결고리로 사실상 반정부투쟁에 나선 보수 야당 일각에서도 대결 정치에 대한 우려가 일부 들린다.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이 경쟁적으로 집회를 하며 국론이 오히려 분열되고, 국민통합이 저해되고 있다"며 "국민의 정치 혐오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만 장외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한국당 내에서는 광화문 집회 직후에 제기된 '분열의 정치'라는 비판이 야당 압박용 프레임이란 인식도 적지 않다.
분열의 정치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야당을 겨냥한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세 대결을 촉발한 여권이 결자해지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통화에서 "해방 직후에 찬탁과 반탁으로 좌우가 나뉘면서 결국 분단이 됐는데 지금 상황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집과 고집으로 대한민국이 두 동강 난 것"이라면서 "보수든 진보든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빨리 결단하지 않으면 멈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