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옆집 남자가 우리 집 앞을 지키고 서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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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강간 미수 사건'은 혼자 사는 여성들을 공포에 떨게한 사건 중 하나다. 30대 남성 조모씨는 길에서 본 여성을 몰래 따라가 여성의 집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1초만 늦게 들어갔어도 어떤 범죄가 생겼을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CCTV에 포착된 그의 모습은 더욱 소름이었다. 여성이 사는 집 문 앞을 서성이다가 사람이 나올 것 같자 계단을 내려가는 척 하다 다시 올라왔다. 여성의 집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휴대폰 손전등 기능을 켜고 도어락을 유심히 지켜보기도 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성폭행을 시도한 증거나 진술이 없기에 주거 침입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도 같은 혐의로 조 씨를 구속기소했다.
20대 여성 A 씨도 최근 겪은 불쾌한 경험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털어놨다.
A 씨는 개인 사정으로 부모님 집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 중이다. 지인도, 친척도 없는 낯선 동네에서 홀로 살고 있다.
A씨를 공포에 떨게 한 이는 바로 앞집 남성이다. 그는 "앞집 남자가 자꾸 저희 집 문 앞에 서 있다"라며 "하루하루가 공포"라고 토로했다.
A씨 집 문에는 외시경이 달려있다. 집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만 밖에서는 집 안이 보이지 않아야 한다. 계약 당시 집주인도 "절대 안 쪽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앞집 남성은 매일같이 A씨 집 문 앞을 서성이다가 외시경으로 집 안을 보려고 하는 것이다. 이 남성이 외출한 틈을 타 A씨가 밖에서 외시경을 보니 집 안이 훤히 보였다.
A씨는 배달 음식을 시키는 것도 주저하게 됐다. 배달원이 A씨 집 벨을 누르거나 기척이 나면 앞집 남성은 그걸 듣고 문 밖으로 나와 A씨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또 A씨가 샤워하던 중 배달 음식이 도착해 문 앞에 두고 가 달라고 부탁했다. 샤워를 끝낸 A씨가 문을 열려고 했더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A씨는 외시경을 통해 집 밖을 봤다. 앞집 남성이 A씨 집 문 앞에 놓여있는 배달음식 봉투를 뒤적이다가 문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그동안 기분 탓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제가 나가는 타이밍에 맞춰서 앞집 남자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기도 했다. '누구와 사냐'고 물어 '사촌 언니와 산다'고 거짓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날 '저희 집 왜 자꾸 지켜보냐'고 물어도 봤다. 그런데 얼버무리면서 오히려 화를 내더라"라며 "사정상 한동안 여기 더 살아야 하는데 이러다 뉴스에 나올까봐 무섭다. 경비 아저씨에게 말 해도 별 대책이 없고, 복도에 CCTV를 설치하려고 해도 동의를 다 받아야 한다며 안된다더라"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외시경 쪽에 종이 테이프 등을 붙여 막아 놓는 것이 좋겠다", "모형이라도 CCTV를 설치하는 것을 추천한다", "진짜 영화 '도어락' 같은 이야기", "앞집 남자가 그러는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해서 집주인을 보여주고 강력하게 항의하는 게 좋겠다", "요즘 위험한 사람이 너무 많으니 섣불리 건드리지 말고 이사가는 게 좋겠다", "성범죄자 조회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맞으면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면 된다"라고 조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4~2018년) 동안 총 1611건의 주거침입 성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죄유형은 주로 강제추행(671건)과 강간(459건)이었다.
금 의원은 "최근 혼자 사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상대로 주거침입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여성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CCTV와 조명 설치 등 안전한 환경 조성과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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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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