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대학원생, 박탈감 토로…한국당, 조국 딸 논란 불 지펴
[국감현장] 환노위 나온 대학원생 발언에 '조국 딸 특혜' 논란
4일 고용노동부를 대상으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한때 고성이 오가는 논쟁이 벌어졌다.

논쟁의 발단은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의 신청으로 국감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고려대 대학원생 임모 씨의 발언이었다.

임 씨는 신 의원이 "청년들이 요즘 정국과 관련해 굉장한 심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한다"고 운을 떼자 "조국 장관 자녀 사태를 보며 무기력에 빠졌다"며 "저와 친구들은 지금 취업도, 학업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임 씨는 "대학원생들은 '(조 장관 딸이) 제1 저자로 쓴 논문을 우린 어렵게 하고 있다'며 허탈해한다"며 "(조 장관 딸이) 신청하지도 않은 장학금을 받았다는 것에는 기가 막혔다"라고도 했다.

이어 "불공정과 부조리를 눈앞에 보고도 옳지 않은 것을 옳지 않다고 얘기하지 않는, 상식이 무너진 사회에서 노력해 무엇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임 씨는 발언 도중 울먹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조국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교내 집회가 네 번 열리는 동안 한 번도 가지 않았다"며 "지금 정부와 집권 여당을 찬성해 안 간 게 아니다.

저와 주변 대학원생들은 분하고 답답해 백 번, 천 번 외치고 싶지만, 근로장학생을 하고 있고 당장 눈앞의 학비와 생계 걱정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임 씨는 정부의 청년 일자리 사업의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하지만 신 의원의 질의를 받고는 조 장관 자녀의 특혜 의혹에 관한 발언을 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임 씨에게 "사회에서 가담하고 있는 단체나 직위 같은 게 있는가"라고 물었고 임 씨가 "없다"고 답하자 "청년 일자리정책과 그것(조 장관 딸 특혜 의혹)이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말했는가"라며 따졌다.

[국감현장] 환노위 나온 대학원생 발언에 '조국 딸 특혜' 논란
신보라 의원은 이 의원의 질의에 대해 "청년이 이 사회에 대해 용기 있게 발언하는 부분을 제약할 수 있다"며 임 씨를 감쌌다.

한국당 이장우 의원은 조 장관의 딸이 유급에도 장학금을 받았다며 "(임 씨의 발언은) 공정하지 못한 사회에 대한 젊은이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열심히 공부해 대학원에 가고 학비를 마련하는 어려운 학생들이 있는데 어떤 학생은 특권을 가진 부모를 잘 만나 유급인데도 장학금을 받는 이런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도 거론하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사의 채용 비리 의혹을) 알면서도 방기했다.

박 시장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한국당 김성태 의원 자녀가 연루된 KT의 채용 비리 의혹을 들고나왔다.

이 의원은 황창규 KT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채택되지 않았다며 "이렇게 청년의 공정성 문제에 관심이 많고 채용 비리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KT 채용 비리를 바로잡는 일은 왜 안 하는가.

황 회장의 증인 채택 문제를 다시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조 장관 딸의 언론 인터뷰를 거론하면서 "인터뷰 내용은 지금까지 (언론 보도에) 나온 것하고는 전혀 다르다"며 조 장관을 엄호했다.

여당 의원들은 참고인으로 나온 임 씨에게 추가 질의를 하려고 했으나 김학용 환노위원장이 귀가를 허락한 데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임 씨가 KTX를 타야 해 귀가하도록 할 수밖에 없었다며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