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1인가구 지원센터 소속 사회복지사(왼쪽)가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주택을 방문해 주민에게 혼자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를 묻고 있다. 박진우 기자
서초구 1인가구 지원센터 소속 사회복지사(왼쪽)가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주택을 방문해 주민에게 혼자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를 묻고 있다. 박진우 기자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 주택가의 연립주택.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바닥에 신문이 깔려 있었다. 이명화씨(63)는 거동이 어려워 일어서서 문을 열어줄 수가 없으니, 신발을 신고 드나들어야 하는 현관 앞에 깔아놓은 신문 위를 지나다닌다. 그는 2004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뇌병변 장애(3급) 판정을 받았다. 하루 2만 보를 걷는 노력 끝에 2015년부터는 혼자 살 수 있을 만큼 회복됐지만 이듬해 다시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번엔 언어장애에 우울증 증세까지 겹쳤다. 홀로 통원하다가 넘어져 갈비뼈가 부러지는 일도 겪었다.

이씨는 지난 7월 주민센터를 통해 ‘서리풀 건강119’라는 서초구의 1인가구 간병돌보미 지원사업을 소개받았다. 지난 9월 서리풀 건강119를 통해 ‘단기간병’ 지원도 받았다. 단기간병은 하루 동안 요양보호사가 1인가구에 머무르면서 청소와 식사 등 생활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씨는 “요양보호사가 청소도 해주고 패드도 갈아주고 샤워도 도와줬다”며 “같이 잠도 자고 혼자 얘기 나눌 사람 없어서 너무 힘든데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4~5개월에 한번씩 병원에서 MRI 검사를 하고 2개월에 한 번씩 통원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통원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갈 때 너무나 따뜻하게 대해줬다“고 덧붙였다.

서초구엔 총 5만7000여 세대의 1인가구가 있다. 전체 가구의 30% 수준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1인가구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혼자 있을 때 아프고, 친구가 없어서 외롭다는 것”이라며 “1인가구들이 웃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1인가구 지원센터를 통해 싱글싱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문을 연 서초구 1인가구 지원센터는 서리풀 건강119를 비롯해 △심리상담을 하는 ‘서리풀 카운슬러’ △하수구 막힘 등 생활 불편을 해결하는 ‘서리풀 뚝딱이’ △여성 1인가구 대상 방범서비스인 ‘서리풀 보디가드’ 등을 제공하는 종합지원기관이다. 지난해 1월 건강가정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1인가구에 대한 법적지원의 근거가 마련된 이후 서울시에서 가장 먼저 도입된 1인가구 지원기관이다.

조 구청장은 “앞으로는 외로운 40, 50대 중장년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에 더욱 신경쓸 것”이라며 “공통된 취미활동이나 소셜다이닝에서 서로를 돌보는 커뮤니티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