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은 불규칙하고 절제되지 않은 식습관으로 인해 비만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 먹방이 유행하는 동시에 건강한 몸을 갖고 싶다는 욕구도 상존한다. 1세대 퍼스널 트레이너이자 ‘다이어트 선생님’으로 통하는 아놀드 홍(사진)도 멋진 몸을 유지하기 위해 26년 동안 음식과의 전쟁을 치렀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는 어머니의 생신상 앞에서도 미역국 한 그릇을 편하게 먹을 수 없었다. 어머니가 유언처럼 남긴 “더는 그렇게 살지 않으면 좋겠다”는 말을 가슴에 담고 살던 그는 2013년 우연히 ‘간헐적 단식’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을 본 뒤 체험을 시작했다.

최근 출간한 <간헐적 단식? 내가 한 번 해보지> (한경BP)는 그가 음식과 화해하고 평화로운 식생활을 갖게 된 경험담이다. 에스더 킴, 임세찬 등 간헐적 단식에 동참해 체중 감량은 물론 건강한 삶과 정신을 되찾은 이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다.

아놀드 홍은 “단식이라는 어감이 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도전을 꺼리는 사람이 있지만 이는 그저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스스로 청소하고 쉬는 시간”이라며 “간헐적 단식은 온종일 음식을 섭취하고 소화, 흡수하던 몸에 여유를 주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간헐적 단식은 몸속 세포의 재활용·청소 활동을 뜻하는 자가포식(오토파지)과 관련이 있다. 오토파지는 몸속에 필요 없거나 나쁜 물질을 제거하고 외부 영양 공급이 중단되면 자신의 몸을 분해해 생존에 필요한 영양소로 사용한다. 아놀드 홍은 “사람의 몸은 공복 상태가 되면 에너지를 내부에서 조달하게 된다”며 “현대인은 영양 공급이 지나쳐 이 같은 방법을 잃어버린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하는 대표적인 간헐적 단식법은 ‘16 대 8 법칙’이다. 16시간 동안 영양 섭취를 하지 않고 나머지 8시간에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다. 평일 5일은 일반적인 식사를 유지하고 주말 동안은 열량 섭취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법도 간헐적 단식의 한 종류다. 그는 “처음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지 100일 후 몸 상태를 비교해보니 근육은 1.9㎏이 늘고 지방은 3.1㎏ 줄었다”며 “만성 통증에서 해방됐을 뿐만 아니라 음식과 살에 대한 강박,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놀드 홍은 간헐적 단식을 하려면 꾸준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늘 16시간 단식을 지키지 못했더라도 내일, 그 다음날 꾸준히 도전하면 몸이 적응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8시간 중의 식사도 100% 건강식을 챙겨 먹으려 하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20% 정도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도 좋다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