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SLBM 발사 전 백악관서 브리핑"…"탄핵 등 사로잡혀 외부위협에 주의산만"
"영변핵 해체·고농축우라늄 생산중단시 섬유·석탄 수출제재 3년유예안 준비"
"트럼프, 北SLBM 개발 보고받고도 관심 안보여…협상 지속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참모들로부터 북한의 신형 잠수함 발사 미사일 개발에 대한 세부 보고를 받았으나 정작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브리핑에 참석했던 두 명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명백한 신규 핵 능력 개발 의도에도 불구, 북한과의 협상이 계속돼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타임에 따르면 회의가 열린 것은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발사가 포착(한국시간 기준 2일 오전 7시11분·미국 동부 현지시간 1일 오후 6시11분) 되기 전으로, 타임이 언급한 이 브리핑은 백악관이 공지한 1일 대통령 일정에 포함된 오후 2시의 정보기관 비공개 브리핑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보도대로라면 북한의 SLBM 발사가 실제 이뤄지기 전에 미 당국이 관련 가능성 등을 미리 점검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일 미 행정부가 북한의 발사장들에서 관련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증거를 가지고 있었으며, 북한이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고 미 당국자 발로 보도한 바 있다.

타임에 따르면 당국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이 공격을 받을 시 잠수함에서 핵 공격을 개시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할 수중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으며, 군 당국자들은 이러한 전략적 진전이 그 방어를 위해 더 많은 군사 재원을 요구할 수준으로 상당한 새로운 위협을 가할 것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회의에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참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신경을 쓰지 않은 채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으며, 이러한 시험들이 수일 내로 잡힌 북미 당국자 간 협상을 탈선시켜서는 안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한 당국자가 말했다고 타임이 보도했다.

타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과의 대화에서 정적들을 조준했다는 새로운 사례들이 드러나는 가운데 안보 당국자들은 일부 전통적인 외부의 위협과 관련해 대통령이 주의가 산만한 상태라며 우려 섞인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타임에 보낸 이메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 보고를 받은 사실은 확인하면서도 그가 위협에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데 대해서는 "완전히 잘못됐다"고 부인했다.

타임은 북한에 대한 브리핑이 이뤄진 지난 1일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추진 문제로 분주한 하루였다며 정치적 스캔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의를 사로잡은 사이 북한은 SLBM을 발사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해체 시작에 대한 보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제공할 수 있는 '외교적 제안'인 장려책을 준비해 왔다고 타임이 당국자들 발로 전했다.

타임이 보도한 장려책은 북한이 영변에 있는 주요 핵시설 해체 및 고농축 우라늄 생산 중단에 합의하면 섬유·석탄 수출 제재를 3년간 유예하는 방안이다.

유엔이 이러한 방안을 따르는데 흔쾌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일시적으로 제재 집행을 중단할 수 있다고 타임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인터넷매체 복스가 지난 2일 미국이 북한과의 실무협상안으로 마련했다고 보도한 내용과 흡사한 것이다.

다만 복스는 당시 '협상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을 출처로 보도한 반면 타임은 '두 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북한이 군사적 발전을 이루는 동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외교적 합의'에 대한 윤곽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으며, 미 행정부 및 정보기관 당국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의 일부 측면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고 타임은 보도했다.

현장 사찰 없이는 영변 핵 폐기에 대한 검증이 불가능한 데다 비밀 농축 시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점, 이러한 제안대로라면 북한에 생화학 무기를 포함한 무기 향상의 시간만 3년 더 벌게 해줄 것이라는 점 등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슈퍼매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퇴장 이후에 이뤄진 행정부의 협상 재개 드라이브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요구를 접고 김 위원장과의 추가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협상 시간표에 합의할 의향이 있다는 '나약함'의 신호로 북한측에 해석될 수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복잡한 국가 안보 도전과제들에 집중하도록 하는데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국가 안보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들과의 주요한 전화 통화 및 회담에서 2016년 대선 승리를 비롯, 국내 미국 정치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걸 보고 경악해왔다고 타임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