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선임한 외부 자문위원들이 6년 뒤 국내 자동차회사의 생산직 고용 규모가 최대 40%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미래차 시대 인력 구조조정’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 4일 울산공장에서 고용안정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자문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를 점검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미래차 시대가 오면 고용 규모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고용안정위원회를 설치했다. 고용안정위는 노사의 이해관계를 넘어 객관적 조언을 받기 위해 올해 초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설치했다. 이날 발표는 자문위가 약 9개월 동안 연구한 결과물이다.

자문위는 전기차 비중이 높아지고 공유경제와 미래형 이동수단(모빌리티)이 확산되면 기존 자동차 제조업에 필요한 인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미래 자동차산업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옮겨가고, 공장 자동화도 빠르게 진행되며 필요 인력 감소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문위는 2025년이 되면 국내 자동차 제조업에 필요한 인력이 현재보다 20~4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완성차업체는 현재 7만 명가량의 생산직을 고용하고 있는데, 2025년이 되면 고용 규모가 3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고용 감축 현상이 자동차 부품업계로 확산되면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

자문위원들은 “노사가 모두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키우는 등 고용안정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노조가 회사 여력을 무시한 채 임금 인상을 요구하거나 습관성 파업을 이어갈 경우 노사 모두 공멸할 것”이라며 “고질적인 고임금·저효율 구조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