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그림, 홍콩 경매시장서 23억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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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에도 서울옥션 홍콩세일 ‘선방’
낙찰률 79%, 낙찰총액 약 66억원
이우환 ‘동풍’은 20억원에 팔려
한국 근·현대미술이 민주화 시위로 잔뜩 움츠러든 홍콩 경매시장에서 나름 ‘선방’했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이 지난 5일 홍콩 센트럴에 있는 에이치퀸즈 빌딩 SA+에서 연 홍콩세일에서 국민화가 박수근을 비롯해 추상화가 이우환, 전위예술가 김구림 등의 작품이 고가에 팔리며 낙찰률 79%, 낙찰총액 4328만홍콩달러(약 66억원)을 기록했다. 미궁에 빠져드는 홍콩 시위에도 한국 작가들이 아시아지역 대표 시장에서 건재함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이날 경매에서 박수근의 1960년대 대표작 유화작품 ‘공기놀이하는 아이들’(43.3×65㎝)’은 1500만홍콩달러(약 23억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공기놀이를 하는 세 소녀들의 천진무구한 표정을 특유의 화강암 같은 화면에 담아낸 이 그림은 2009년 4월 아시아권 개인 컬렉터가 서울옥션 경매 부산경매에서 20억원에 낙찰받아 소장해오다 10년 만에 비슷한 가격에 거래됐다. 서민적 소재를 향토색 짙은 색감과 특유의 우둘투둘한 기법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박 화백의 작품이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서울옥션 측은 “박 화백의 작품 중 일이 아니라 놀이와 관련된 몇 안 되는 작품이어서 고가에 팔린 것 같다”며 “지난 10년 동안 ‘빨래터’(45억2000만원) 위작 논란으로 주춤했던 그의 그림값에 다시 힘을 얻는 계기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우환의 작품도 현지 애호가들의 좋은 반응을 보이며 줄줄이 낙찰됐다. 특유의 필치와 율동감이 눈에 띄는 1984년 작 ‘동풍’은 1350만홍콩달러(20억7000만원)에 팔려 1977년 작 ‘점으로부터’(26억원·2012년 서울옥션 홍콩경매)와 1976년 작 ‘선으로부터’(23억원·2014년 소더비경매)에 이어 세 번째 높은 경매가 작품으로 기록됐다. 여백과 점 사이의 상호 긴장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작품 ‘대화’(150만홍콩달러)와 ‘조응’(98만홍콩달러)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각각 미술애호가의 품에 안겼다. 홍콩에서 이씨의 작품이 줄줄이 낙찰된 것은 최근 프랑스퐁피두 메츠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 현대미술관 PSA, 미국 디아비콘 등에 잇달아 국제 무대에 잇달아 초대되며 예술성을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1970년대 한국의 전위예술을 이끌어 온 아방가르드 작가 김구림과 이건용의 작품도 주목을 받았다. 김구림 씨가 인간의 삶과 욕망, 자연과 문명을 묘사한 ‘음양 7-S. 183’은 17만홍콩달러에 경매됐고, 이건용의 작품‘무제’(23만5000홍콩달러)도 새 주인을 찾아갔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홍콩 미술시장은 민주화 시위에도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않고 있다”며 “아시아 화교권 애호가들의 베팅이 이뤄지면 한국미술 가격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낙찰률 79%, 낙찰총액 약 66억원
이우환 ‘동풍’은 20억원에 팔려
한국 근·현대미술이 민주화 시위로 잔뜩 움츠러든 홍콩 경매시장에서 나름 ‘선방’했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이 지난 5일 홍콩 센트럴에 있는 에이치퀸즈 빌딩 SA+에서 연 홍콩세일에서 국민화가 박수근을 비롯해 추상화가 이우환, 전위예술가 김구림 등의 작품이 고가에 팔리며 낙찰률 79%, 낙찰총액 4328만홍콩달러(약 66억원)을 기록했다. 미궁에 빠져드는 홍콩 시위에도 한국 작가들이 아시아지역 대표 시장에서 건재함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이날 경매에서 박수근의 1960년대 대표작 유화작품 ‘공기놀이하는 아이들’(43.3×65㎝)’은 1500만홍콩달러(약 23억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공기놀이를 하는 세 소녀들의 천진무구한 표정을 특유의 화강암 같은 화면에 담아낸 이 그림은 2009년 4월 아시아권 개인 컬렉터가 서울옥션 경매 부산경매에서 20억원에 낙찰받아 소장해오다 10년 만에 비슷한 가격에 거래됐다. 서민적 소재를 향토색 짙은 색감과 특유의 우둘투둘한 기법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박 화백의 작품이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서울옥션 측은 “박 화백의 작품 중 일이 아니라 놀이와 관련된 몇 안 되는 작품이어서 고가에 팔린 것 같다”며 “지난 10년 동안 ‘빨래터’(45억2000만원) 위작 논란으로 주춤했던 그의 그림값에 다시 힘을 얻는 계기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우환의 작품도 현지 애호가들의 좋은 반응을 보이며 줄줄이 낙찰됐다. 특유의 필치와 율동감이 눈에 띄는 1984년 작 ‘동풍’은 1350만홍콩달러(20억7000만원)에 팔려 1977년 작 ‘점으로부터’(26억원·2012년 서울옥션 홍콩경매)와 1976년 작 ‘선으로부터’(23억원·2014년 소더비경매)에 이어 세 번째 높은 경매가 작품으로 기록됐다. 여백과 점 사이의 상호 긴장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작품 ‘대화’(150만홍콩달러)와 ‘조응’(98만홍콩달러)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각각 미술애호가의 품에 안겼다. 홍콩에서 이씨의 작품이 줄줄이 낙찰된 것은 최근 프랑스퐁피두 메츠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 현대미술관 PSA, 미국 디아비콘 등에 잇달아 국제 무대에 잇달아 초대되며 예술성을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1970년대 한국의 전위예술을 이끌어 온 아방가르드 작가 김구림과 이건용의 작품도 주목을 받았다. 김구림 씨가 인간의 삶과 욕망, 자연과 문명을 묘사한 ‘음양 7-S. 183’은 17만홍콩달러에 경매됐고, 이건용의 작품‘무제’(23만5000홍콩달러)도 새 주인을 찾아갔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홍콩 미술시장은 민주화 시위에도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않고 있다”며 “아시아 화교권 애호가들의 베팅이 이뤄지면 한국미술 가격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