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스톡홀름 담판' 노딜…비핵화협상 하노이회담前으로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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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적대시정책 철회 실제조치前 협상없어"…연합훈련 중단·제재문제 등 언급
美 '창의적 아이디어' 제시에도 北 "협상 결렬"…北 '영변 폐기' 언급 없어
美 '2주내 후속회담' 용의에 北 "2주내 대안가져올리 만무"…재개여부 불투명 북한과 미국이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만났지만, 또 빈손으로 돌아섰다.
완전한 비핵화와 이에 따라 제공될 대북 안전보장 및 제재해제를 둘러싼 협상에서 현격한 견해차만 확인한 것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비핵화 협상이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특히 북한은 핵실험 중지 등 자신들의 선제 조치에 미국이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으로 화답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며 압박했다.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내놓았던 '영변 핵시설 폐기' 등에 대한 언급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협상 상황이 하노이 회담 이전으로 후퇴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직후로 돌아갔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3차 정상회담의 연내 성사 가능성도 크게 작아졌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마주 앉아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와 새로운 관계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이행방안을 논의했다.
북미 간 협상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7개월여만으로, 정상회담이 가시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의 실무진이 비핵화 등 실질 문제로 머리를 맞댄 것은 지난해 화해 국면이 조성된 이후 처음이다.
최근 양측이 긍정적인 발언을 주고받았기에 협상에 돌파구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김명길 대사는 오전 2시간, 오후 4시간 정도의 협상 뒤 '결렬'을 선언했다.
일단 북미 양측은 모두 협상 진전을 위한 나름의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 결렬 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다"고 밝혔고, 북한 김명길 대사도 "현실적인 방도를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제시한 '창의적 아이디어'가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보다는 훨씬 유연한 입장이 반영된 여러 방안이 제시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핵화의 정의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고 핵시설 동결, '영변 폐기+α' 등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연락사무소 개설을 비롯한 안전보장 조치와 섬유·석탄 수출제재의 유예 등 일부 제재완화가 상응조치로 제시됐을 수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6일 "미국의 새 제안에는 제재완화 방안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미 간에 많은 내용이 논의된 것 같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니 협상 결렬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명길 대사가 미국에 대해 "빈손으로 협상에 나왔다",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나오지 않았다"는 등의 표현으로 비난한 것도 미국의 제안이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불만에 따른 것이다. 특히 북한은 당장은 미국의 제안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김명길 대사는 이날 '현실적 방도'를 제안했다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 등 자신들이 취한 조치를 나열한 뒤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과 신뢰구축 조치들에 미국이 성의있게 화답"해야 다음 단계 비핵화 조치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추가 제재, 한미 연합군사훈련 지속,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을 거론했다.
이런 조치들이 중단돼야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합의든, 영변 핵시설 폐쇄든 다음 단계 비핵화 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노이 회담때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를 '카드'로 내놓았는데, 지금은 이마저도 아니고 한미연합훈련 중단, 제재 중단 등을 요구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6일 오후 늦게 내놓은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우리 인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명길 대사의 언급과 연결해 유추해보면 한미연합훈련 등은 생존권을, 대북제재는 발전권을 저해하는 '적대시 정책'으로 철회돼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은 이번 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등 자신들이 취할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도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여러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놓았더라도 북한은 이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던 셈이다.
김명길 대사가 "미국의 위협을 그대로 두고 우리가 먼저 핵억제력을 포기해야 생존권과 발전권이 보장된다는 주장은 말 앞에 수레를 놓아야 한다는 소리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한 것도 미국의 선(先)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물론 북한이 이런 입장이 끝까지 유지될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상황은 하노이 회담 이전으로 후퇴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협상장 분위기는 김 대사의 이런 거친 반응과 비교하면 차분했을 가능성이 크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김명길 대사의 담화에 대해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그의 반응이 협상때와는 달랐다는 점을 방증한다.
일각에선 북한의 성명에 협상 상황이 반영됐다기보다는 미리 작성된 '기본 입장'에 가까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앞으로다.
협상이 다시 열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은 이번 실무협상에 앞서 "(이번 협상에서)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지난달 9일 담화)고 경고해왔다.
다행히 김명길 대사는 당장 미국과 대화를 완전히 접겠다는 식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그는 "조선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불변하다"면서 "(미국 측에)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말해 협상 지속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권고'라는 표현도 이례적으로 정중하다.
그러면서 "이번 조미실무협상이 실패한 원인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시정함으로써 대화 재개의 불씨를 살리든가 아니면 대화의 영원히 닫아버리든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말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미국은 협상 조기재개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2주 이내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주최 측 초청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밤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판문점 수뇌상봉으로부터 99일이 지난 오늘까지 아무것도 고안해내지 못한 그들이 두 주일이라는 시간 내에 우리의 기대와 전세계적 관심에 부응하는 대안을 가져올 리 만무하다"며 '2주뒤 협상 재개'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한국은 어렵사리 재개된 협상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북미 간 실무협상으로 당장의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지만, 북측 신임 대표단과의 협상이 시작된 것을 평가하며 이를 계기로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비건 대표와 만나 대응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美 '창의적 아이디어' 제시에도 北 "협상 결렬"…北 '영변 폐기' 언급 없어
美 '2주내 후속회담' 용의에 北 "2주내 대안가져올리 만무"…재개여부 불투명 북한과 미국이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만났지만, 또 빈손으로 돌아섰다.
완전한 비핵화와 이에 따라 제공될 대북 안전보장 및 제재해제를 둘러싼 협상에서 현격한 견해차만 확인한 것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비핵화 협상이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특히 북한은 핵실험 중지 등 자신들의 선제 조치에 미국이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으로 화답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며 압박했다.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내놓았던 '영변 핵시설 폐기' 등에 대한 언급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협상 상황이 하노이 회담 이전으로 후퇴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직후로 돌아갔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3차 정상회담의 연내 성사 가능성도 크게 작아졌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마주 앉아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와 새로운 관계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이행방안을 논의했다.
북미 간 협상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7개월여만으로, 정상회담이 가시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의 실무진이 비핵화 등 실질 문제로 머리를 맞댄 것은 지난해 화해 국면이 조성된 이후 처음이다.
최근 양측이 긍정적인 발언을 주고받았기에 협상에 돌파구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김명길 대사는 오전 2시간, 오후 4시간 정도의 협상 뒤 '결렬'을 선언했다.
일단 북미 양측은 모두 협상 진전을 위한 나름의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 결렬 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다"고 밝혔고, 북한 김명길 대사도 "현실적인 방도를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제시한 '창의적 아이디어'가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보다는 훨씬 유연한 입장이 반영된 여러 방안이 제시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핵화의 정의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고 핵시설 동결, '영변 폐기+α' 등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연락사무소 개설을 비롯한 안전보장 조치와 섬유·석탄 수출제재의 유예 등 일부 제재완화가 상응조치로 제시됐을 수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6일 "미국의 새 제안에는 제재완화 방안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미 간에 많은 내용이 논의된 것 같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니 협상 결렬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명길 대사가 미국에 대해 "빈손으로 협상에 나왔다",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나오지 않았다"는 등의 표현으로 비난한 것도 미국의 제안이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불만에 따른 것이다. 특히 북한은 당장은 미국의 제안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김명길 대사는 이날 '현실적 방도'를 제안했다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 등 자신들이 취한 조치를 나열한 뒤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과 신뢰구축 조치들에 미국이 성의있게 화답"해야 다음 단계 비핵화 조치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추가 제재, 한미 연합군사훈련 지속,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을 거론했다.
이런 조치들이 중단돼야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합의든, 영변 핵시설 폐쇄든 다음 단계 비핵화 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노이 회담때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를 '카드'로 내놓았는데, 지금은 이마저도 아니고 한미연합훈련 중단, 제재 중단 등을 요구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6일 오후 늦게 내놓은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우리 인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명길 대사의 언급과 연결해 유추해보면 한미연합훈련 등은 생존권을, 대북제재는 발전권을 저해하는 '적대시 정책'으로 철회돼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은 이번 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등 자신들이 취할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도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여러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놓았더라도 북한은 이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던 셈이다.
김명길 대사가 "미국의 위협을 그대로 두고 우리가 먼저 핵억제력을 포기해야 생존권과 발전권이 보장된다는 주장은 말 앞에 수레를 놓아야 한다는 소리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한 것도 미국의 선(先)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물론 북한이 이런 입장이 끝까지 유지될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상황은 하노이 회담 이전으로 후퇴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협상장 분위기는 김 대사의 이런 거친 반응과 비교하면 차분했을 가능성이 크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김명길 대사의 담화에 대해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그의 반응이 협상때와는 달랐다는 점을 방증한다.
일각에선 북한의 성명에 협상 상황이 반영됐다기보다는 미리 작성된 '기본 입장'에 가까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앞으로다.
협상이 다시 열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은 이번 실무협상에 앞서 "(이번 협상에서)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지난달 9일 담화)고 경고해왔다.
다행히 김명길 대사는 당장 미국과 대화를 완전히 접겠다는 식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그는 "조선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불변하다"면서 "(미국 측에)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말해 협상 지속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권고'라는 표현도 이례적으로 정중하다.
그러면서 "이번 조미실무협상이 실패한 원인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시정함으로써 대화 재개의 불씨를 살리든가 아니면 대화의 영원히 닫아버리든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말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미국은 협상 조기재개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2주 이내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주최 측 초청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밤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판문점 수뇌상봉으로부터 99일이 지난 오늘까지 아무것도 고안해내지 못한 그들이 두 주일이라는 시간 내에 우리의 기대와 전세계적 관심에 부응하는 대안을 가져올 리 만무하다"며 '2주뒤 협상 재개'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한국은 어렵사리 재개된 협상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북미 간 실무협상으로 당장의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지만, 북측 신임 대표단과의 협상이 시작된 것을 평가하며 이를 계기로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비건 대표와 만나 대응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