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은 지난 4월 서울 양재동에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설립한 뒤 디지털 사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곳은 연면적 2080㎡로 금융권 디지털 기지 가운데 가장 크다. 농협은행 디지털 연구개발(R&D) 직원들이 근무하는 ‘디지털R&D센터’와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입주한 ‘NH핀테크혁신센터’로 구성됐다.

농협은행은 이곳에서 다양한 디지털 실험을 해보고 있다.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NH디지털 챌린지+’를 운영하는 게 대표적이다. 올 상반기엔 프로그램 1기로 선정된 스타트업 33곳이 입주했다. 이들은 최소 6개월간 이곳에 마련된 사무실, 회의실, 프레젠테이션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거나 시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각 성장단계에 맞는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고, 초기 운영자금도 지원해줬다. 현재는 프로그램 2기에 참여할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있다. 2기에 대한 투자 규모는 기존의 두세 배 이상 늘린다는 게 농협은행의 목표다.

이 같은 디지털 사업 육성은 농협은행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은행의 경쟁력은 디지털 금융기업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디지털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은행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사업 확대도 농협은행의 중요 성장 전략 중 하나다. 농협은행은 2013년 8월 미국 뉴욕에 첫 해외지점을 열면서 글로벌 사업에 뛰어들었다. 다른 국내 은행들이 2000년대 초부터 일찌감치 해외에 진출한 데 비해 늦은 편이다. 현재 6개국에 현지법인 2개(미얀마·캄보디아), 지점 2개(미국·베트남 하노이), 사무소 3개(중국·인도·베트남 호찌민)를 운영 중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해외 점포는 대부분 사업 초기 단계지만 조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공격적으로 영업하고 있다”며 “농업 기반이 강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농협은행의 강점인 농협금융 노하우를 발휘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최근 호주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호주는 금융시스템이 선진화된 데다 국가 환경이 안정적이어서 진출 매력도가 높다는 게 농협은행의 판단이다. 호주에 지점을 세워 각종 인프라 계약에 적극 참여하고 기업 대상 금융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 농협은행은 2025년까지 10개국 11개 이상의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중장기 사업 추진 방안을 구상 중이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발굴, 신규 지점을 내면서 글로벌 사업 영토를 빠르게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