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버닝썬 사건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 총경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 총경은 수천만원 상당의 공짜 주식을 받고 경찰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경찰 간부급 인사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3부(부장검사 박승대)는 윤 총경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자본시장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윤 총경은 2016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 배임 등 혐의로 고소돼 수서경찰서 수사를 받던 특수잉크 제조업체 큐브스(현 녹원씨엔아이)의 정모 전 대표(구속 기소)로부터 수천만원대 뇌물을 받고, 그의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정 전 대표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정 전 대표는 윤 총경을 가수 승리 측에게 소개해준 인물이기도 하다. 윤 총경은 버닝썬 의혹 수사 과정에서 승리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총경은 승리의 사업 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에게 경찰 단속 내용을 흘렸다는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 같은 윤 총경의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지난 6월 기소 의견을 달아 그를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윤 총경과 정 전 대표, 조국 법무부 장관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조 장관과 윤 총경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다. 윤 총경과 정 전 대표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관계사는 큐브스에 2014년 8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검찰은 윤 총경의 수사무마 의혹과 관련해 당시 조 장관 등 민정수석실 관계자 등이 관여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정 전 대표는 지난 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중국의 한 광학기기 제조업체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