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에 허위자백"…'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 진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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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가 그동안 모방범죄로 알려졌던 8차 사건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진술한 가운데 이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을 보역한 윤모 씨는 당시 재판에서 "고문을 당해 허위 자백했다"고 주장한 사실이 확인됐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윤 씨는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에 침입해 잠자던 박 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이듬해 7월 검거됐다. 윤 씨는 같은 해 10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그러나 2심과 3심에서 기각돼 무기수로 복역하다 감형받아 2009년에 가석방됐다.
윤 씨는 1심 선고 이후 항소하면서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을 항소이유로 들었다. 윤 씨에 대한 2심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이 사건 발생 당시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음에도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허위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 및 1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허위진술하도록 강요당했음에도 불구하고 1심은 신빙성이 없는 자백을 기초로 다른 증거도 없이 유죄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2심 재판부는 윤 씨의 자백 내용과 관련해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부분이 없고 수사기관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다며 윤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3심 또한 1·2심의 판결이 정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최근 화성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된 이 씨가 8차 사건마저 자신이 저지른 것이라고 진술한 데다 윤 씨가 줄곧 혐의를 부인한 게 확인되면서 이 사건의 진실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이 씨가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목적이거나 '소영웅심리'로 하지도 않은 범죄사실에 대해 허세를 부리며 자랑스레 늘어놨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 씨 자백의 신빙성을 검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씨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과거 경찰이 부실한 수사로 애꿎은 시민에게 누명을 씌우고 20년 넘는 옥살이를 강제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8차 사건뿐 아니라 이 씨가 자백한 모든 사건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윤 씨는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에 침입해 잠자던 박 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이듬해 7월 검거됐다. 윤 씨는 같은 해 10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그러나 2심과 3심에서 기각돼 무기수로 복역하다 감형받아 2009년에 가석방됐다.
윤 씨는 1심 선고 이후 항소하면서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을 항소이유로 들었다. 윤 씨에 대한 2심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이 사건 발생 당시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음에도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허위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 및 1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허위진술하도록 강요당했음에도 불구하고 1심은 신빙성이 없는 자백을 기초로 다른 증거도 없이 유죄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2심 재판부는 윤 씨의 자백 내용과 관련해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부분이 없고 수사기관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다며 윤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3심 또한 1·2심의 판결이 정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최근 화성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된 이 씨가 8차 사건마저 자신이 저지른 것이라고 진술한 데다 윤 씨가 줄곧 혐의를 부인한 게 확인되면서 이 사건의 진실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이 씨가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목적이거나 '소영웅심리'로 하지도 않은 범죄사실에 대해 허세를 부리며 자랑스레 늘어놨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 씨 자백의 신빙성을 검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씨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과거 경찰이 부실한 수사로 애꿎은 시민에게 누명을 씌우고 20년 넘는 옥살이를 강제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8차 사건뿐 아니라 이 씨가 자백한 모든 사건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