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미국서도 포기한 칠레 남성 2대1 생체간이식 수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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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간경화와 간암 앓던 칠레 환자
지구 반대편인 한국서 새 삶 찾아
지구 반대편인 한국서 새 삶 찾아
"무치시마스 그라시아스(정말 감사합니다)"
미국 병원서도 치료를 포기한 칠레 남성이 서울아산병원에서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은 뒤 건넨 인사다.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은 살아있는 기증자 두명의 간을 떼어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세계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의 95%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칠레에서 한국을 찾아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은 알베르토씨(62)가 오는 10일 퇴원한다고 7일 발표했다. 칠레에서 토목 기사로 생계를 꾸려가던 알베르토 씨는 지난해 9월 극심한 피로와 황달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말기 간경화와 간암 진단을 받았다. 혈전으로 간 문맥이 완전히 막히고 간암은 담도까지 번진 상태였다. 자국은 물론 미국서도 수술이 어려워 요양병원에서 삶을 정리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칠레에서 알베르토씨를 진단한 에콰도르 출신 의사 라울 오레아스씨(50)는 서울아산병원을 가보라고 추천했다. 두 차례 간 이식 연수를 받으며 서울아산병원의 수술 실력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환자 가족의 동의를 거쳐 그는 서울아산병원으로 수술 가능여부를 묻는 메일을 보냈다.
알베르토씨의 상태를 확인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2대1 생체간이식을 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환자 체구가 키182cm, 몸무게 92kg로 큰데다 기증할 수 있는 간의 크기가 작아 한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뇌사자 간이식 수술도 기술적인 문제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수술 받기로 결정한 알베르토 씨와 가족은 지난 3월25일 한국을 찾았다. 부친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혈액형과 조직이 잘 맞는 두 딸이 나섰다. 지난 4월8일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수술 후에도 고비는 있었다. 담도와 간 문맥을 모두 제거한 뒤 새 간과 연결해야 했기 때문에 회복 기간이 오래 걸렸다. 다행히 고비를 넘겼고 7월부터 일반병실로 옮길 수 있었다. 귀국을 앞둔 알베르토씨는 "망설임 없이 간 일부를 기증한 두 딸과 오랜 기간 간병으로 고생한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며 "서울아산병원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 준 곳"이라고 했다. 그는 "평범한 행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간이식팀 모든 의료진들과 간호사들은 평생 나와 가족들에게 감사와 감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지구 반대편 남미 칠레에서 가까운 미국을 가지 않고 한국을 찾아온 것은 우리나라 간이식 수준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며 "세계 말기 간질환 환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4차 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미국 병원서도 치료를 포기한 칠레 남성이 서울아산병원에서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은 뒤 건넨 인사다.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은 살아있는 기증자 두명의 간을 떼어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세계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의 95%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칠레에서 한국을 찾아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은 알베르토씨(62)가 오는 10일 퇴원한다고 7일 발표했다. 칠레에서 토목 기사로 생계를 꾸려가던 알베르토 씨는 지난해 9월 극심한 피로와 황달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말기 간경화와 간암 진단을 받았다. 혈전으로 간 문맥이 완전히 막히고 간암은 담도까지 번진 상태였다. 자국은 물론 미국서도 수술이 어려워 요양병원에서 삶을 정리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칠레에서 알베르토씨를 진단한 에콰도르 출신 의사 라울 오레아스씨(50)는 서울아산병원을 가보라고 추천했다. 두 차례 간 이식 연수를 받으며 서울아산병원의 수술 실력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환자 가족의 동의를 거쳐 그는 서울아산병원으로 수술 가능여부를 묻는 메일을 보냈다.
알베르토씨의 상태를 확인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2대1 생체간이식을 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환자 체구가 키182cm, 몸무게 92kg로 큰데다 기증할 수 있는 간의 크기가 작아 한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뇌사자 간이식 수술도 기술적인 문제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수술 받기로 결정한 알베르토 씨와 가족은 지난 3월25일 한국을 찾았다. 부친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혈액형과 조직이 잘 맞는 두 딸이 나섰다. 지난 4월8일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수술 후에도 고비는 있었다. 담도와 간 문맥을 모두 제거한 뒤 새 간과 연결해야 했기 때문에 회복 기간이 오래 걸렸다. 다행히 고비를 넘겼고 7월부터 일반병실로 옮길 수 있었다. 귀국을 앞둔 알베르토씨는 "망설임 없이 간 일부를 기증한 두 딸과 오랜 기간 간병으로 고생한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며 "서울아산병원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 준 곳"이라고 했다. 그는 "평범한 행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간이식팀 모든 의료진들과 간호사들은 평생 나와 가족들에게 감사와 감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지구 반대편 남미 칠레에서 가까운 미국을 가지 않고 한국을 찾아온 것은 우리나라 간이식 수준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며 "세계 말기 간질환 환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4차 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