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쪼개기'에 310억 투입…국감서 드러난 공공기관 방만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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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감사에서 공공기관들의 방만 경영이 줄지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공공기관 자체 뿐만 아니라 출자회사 부실도 쌓여가고 있고, 그런 와중에서도 ‘성과급 파티’, ‘전시성 사업’ 등으로 세금 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기관 출자회사, ‘매출 0원’ 87곳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들의 출자회사 경영 상황이 도마에 올랐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부와 중기부 산하 25개의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관의 출자회사 312곳 중 162곳이 설립 이후 현재까지 기록한 적자규모가 총 14조 21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별로는 한국석유공사가 6조926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가장 컸고, 한국가스공사가 3조6660억원, 광물자원공사가 1조 835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출자회사들 중 총매출이 0원인 회사들도 87곳에 이르렀다. 이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들이 출자회사를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감시 대상인 공공기관들과 달리 출자회사에 대해선 공식적인 감독체계가 없어 출자회사야 말로 세금의 보이지 않는 하수구”라고 지적했다.
○42억원 들인 홍보관, 하루 8명 방문
부실이 쌓여가는 와중에서도 공공기관들은 낭비성 지출을 일삼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텅빈 홍보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LH의 국감 자료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LH는 전국 4곳에 총 120억2600만원을 들여 홍보관을 지었지만 일평균 방문자가 13.8명에 불과했다. LH는 ‘동탄2’, ‘평택고덕’, ‘인천검단’, ‘내포’ 등 신도시에 전시관, 상영관 등을 포함한 홍보관을 1~3층 규모의 독립건물로 건립하면서 건립비용과 별도로 연평균으로 많게는 1억원대의 운영비도 지출했다.. 충남 내포신도시의 홍보관은 41억8700만원을 들여 2010년 5월 3층 규모의 독립건물로 건립된 후 연평균 1억600만원의 운영비까지 지출됐지만, 지난해 기준 ‘일평균 방문자 수’가 8명에 불과해 올해 6월부터 폐관 절차를 밟고 있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조사원은 ‘홈페이지 쪼개기’로 비판을 받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윤준호 민주당 의원이 국립해양조사원으로 제출받은 홈페이지 개설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10년 이후 현재까지 12개 홈페이지 개설로 총 310억원의 예산이 지출됐다. 들인 돈에 비해 홈페이지 조회수는 저조했다. 탐험해(해저로드뷰) 홈페이지는 일평균 조회수가 겨우 13회에 그쳤다. 12개 홈페이지는 거의 동일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9개 홈페이지가 조위, 수위 등의 현황을 똑같이 게시하고 있고, 이 외 레저정보나 해수유동정보를 추가로 제공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었다.
○연 2조원 적자인데 기관장 성과급
공공기관들은 쌓여가는 부실 속에서도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유성엽 무소속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00억원 이상 손해를 본 공공기관 7곳이 기관장에게 경영평가 성과급으로 수천만원을 지급했다. 한국전력은 2017년 1조4000억원 이익을 낸 후 1년 만인 2018년 1조1700억원 손실을 냈으나 기관장에게 1억700만원의 경영평가성과급을 지급했다. 석유공사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조8000억원대의 손해가 지속됐는데도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기관장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국회 농림해수위 소속 이양수 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설립된 해양진흥공사는 설립연도에 경영실적평가를 진행하는 이례적인 보수 규정을 만들어 성과급을 지급했다. 2018년 7월5일부터 12월31일까지 5개월 짜리 경영평가로 사장은 5900만원을, 본부장은 3900만원을 받는 등 전 직원 성과급으로 4억1000만원이 지출됐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공공기관 출자회사, ‘매출 0원’ 87곳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들의 출자회사 경영 상황이 도마에 올랐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부와 중기부 산하 25개의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관의 출자회사 312곳 중 162곳이 설립 이후 현재까지 기록한 적자규모가 총 14조 21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별로는 한국석유공사가 6조926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가장 컸고, 한국가스공사가 3조6660억원, 광물자원공사가 1조 835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출자회사들 중 총매출이 0원인 회사들도 87곳에 이르렀다. 이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들이 출자회사를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감시 대상인 공공기관들과 달리 출자회사에 대해선 공식적인 감독체계가 없어 출자회사야 말로 세금의 보이지 않는 하수구”라고 지적했다.
○42억원 들인 홍보관, 하루 8명 방문
부실이 쌓여가는 와중에서도 공공기관들은 낭비성 지출을 일삼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텅빈 홍보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LH의 국감 자료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LH는 전국 4곳에 총 120억2600만원을 들여 홍보관을 지었지만 일평균 방문자가 13.8명에 불과했다. LH는 ‘동탄2’, ‘평택고덕’, ‘인천검단’, ‘내포’ 등 신도시에 전시관, 상영관 등을 포함한 홍보관을 1~3층 규모의 독립건물로 건립하면서 건립비용과 별도로 연평균으로 많게는 1억원대의 운영비도 지출했다.. 충남 내포신도시의 홍보관은 41억8700만원을 들여 2010년 5월 3층 규모의 독립건물로 건립된 후 연평균 1억600만원의 운영비까지 지출됐지만, 지난해 기준 ‘일평균 방문자 수’가 8명에 불과해 올해 6월부터 폐관 절차를 밟고 있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조사원은 ‘홈페이지 쪼개기’로 비판을 받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윤준호 민주당 의원이 국립해양조사원으로 제출받은 홈페이지 개설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10년 이후 현재까지 12개 홈페이지 개설로 총 310억원의 예산이 지출됐다. 들인 돈에 비해 홈페이지 조회수는 저조했다. 탐험해(해저로드뷰) 홈페이지는 일평균 조회수가 겨우 13회에 그쳤다. 12개 홈페이지는 거의 동일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9개 홈페이지가 조위, 수위 등의 현황을 똑같이 게시하고 있고, 이 외 레저정보나 해수유동정보를 추가로 제공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었다.
○연 2조원 적자인데 기관장 성과급
공공기관들은 쌓여가는 부실 속에서도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유성엽 무소속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00억원 이상 손해를 본 공공기관 7곳이 기관장에게 경영평가 성과급으로 수천만원을 지급했다. 한국전력은 2017년 1조4000억원 이익을 낸 후 1년 만인 2018년 1조1700억원 손실을 냈으나 기관장에게 1억700만원의 경영평가성과급을 지급했다. 석유공사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조8000억원대의 손해가 지속됐는데도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기관장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국회 농림해수위 소속 이양수 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설립된 해양진흥공사는 설립연도에 경영실적평가를 진행하는 이례적인 보수 규정을 만들어 성과급을 지급했다. 2018년 7월5일부터 12월31일까지 5개월 짜리 경영평가로 사장은 5900만원을, 본부장은 3900만원을 받는 등 전 직원 성과급으로 4억1000만원이 지출됐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