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지주사인 SK(주)가 72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화끈한 공약’을 내건 뒤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SK(주)는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500원(1.55%) 오른 22만95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일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7180억8000만원 규모 자사주 352만 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한 뒤 4거래일간 12.50% 상승했다. 회사 측은 주가 안정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증권가에선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단순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이라고 보기에 매입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이번에 SK가 매입하는 자사주는 전체 발행주식 수의 5%에 달한다. 현재 SK(주)는 자회사인 SK텔레콤을 통해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지배하고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인수합병(M&A) 등을 하는 데 불편함이 많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을 통신사업 등을 하는 사업회사와 SK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하는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지주회사인 SK(주)와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로는 SK(주)와 AJ렌터카를 꼽았다. 이 연구원은 “SK(주)는 향후 자회사 SK바이오팜이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 특별배당도 기대할 수 있다”며 “AJ렌터카는 SK그룹 모빌리티 사업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