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밀레 '낮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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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그림이 있는 아침] 밀레 '낮잠'](https://img.hankyung.com/photo/201910/AA.20680042.1.jpg)
1866년 완성한 ‘낮잠’ 역시 어린 시절 감명받은 농부의 삶을 떠올리며 그린 걸작으로 꼽힌다. 파리 교외의 작은 마을 바르비종에서 농민 부부가 힘겹게 보리를 벤 뒤 보리 더미 그늘에서 낮잠 자는 모습을 정교하게 잡아냈다. 왼쪽 보리 더미 아래 부부가 누워 있고, 그 옆에 낫 두 개와 신발 두 짝이 놓여 있다. 멀리 소 두 마리가 한가롭게 서 있다. 파스텔톤의 색채와 명암 대비, 선의 디테일을 살려 일에 지쳐 곯아떨어진 농부의 애환을 생생하게 되살렸다.
밀레는 농촌 현장을 자세히 관찰하고 돌아와 화실에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수많은 밑그림을 그려가며 전체적인 구도 및 인물의 배치와 동작을 멀리서 관조하듯 다듬었다. 그의 작품이 정지 화면과 같은 느낌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밀레를 참스승으로 여겼던 빈센트 반 고흐는 이 그림을 무려 90번이나 모사해 같은 제목의 명작을 남겼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