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협상 테이블에 앉자" vs 도공 "입장 변화 없다"
도로공사 본사 점거 한 달째…직접 대화 없이 장기화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이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점거한 지 한 달째를 맞았으나 직접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8일 현재 200여명이 2층 로비에서 농성 중인데,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은 40여명은 지난 7일 한국도로공사 직무교육(경기도 화성)에 참석하고자 본사 건물을 빠져나갔다.

농성 중인 요금 수납원들은 모두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으로 90%가 여성이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9일 점거 농성을 시작한 뒤 여러 차례 협상을 요구했지만, 한국도로공사는 "입장 변화가 없다"며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았다.

'대법원에서 직접고용 판결이 난 499명은 물론 소송이 진행 중인 1천47명도 직접 고용해 달라'는 민주노총 요구에 한국도로공사는 '소송 진행자는 대법원 판결 후 결정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봉진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부위원장은 "정치권 중재 자리에 노조는 참석하는데 회사 측이 나오지 않아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농성 장기화로 노조원들은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 측도 정상적인 업무를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노조원들은 외부 식당에 세 끼 식사를 주문해 박스로 반입하고, 화장실에서 간단한 세면을 한다.

외부에서 공급하는 생필품은 여성 경찰관 검열을 받고 반입한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 노조원이 외부 병원으로 나가면 다시 들어올 수 없어 응급약을 먹으며 버티는 사례가 많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도로공사 본사 점거 한 달째…직접 대화 없이 장기화
김 부위원장은 "중재에 나선 정치권이 양쪽 입장을 각각 듣고 타협점을 찾으려다 보니 정확한 소통에 어려움이 많다"며 "삼자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원활하게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건웅 한국도로공사 언론홍보팀장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근로자 이외 소송이 진행 중인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할 수 없다는 회사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