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임상오염' 헬릭스미스, 보름 새 3번 연 설명회…주가사수 '총력'
초유의 '임상오염' 사태가 발생한 헬릭스미스가 세 번째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이번에도 긍정적인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헬릭스미스의 이 같은 행보는 주가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엔젠시스 임상 3-1B상의 결과를 통해 후속 임상의 환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생겼다"며 "환자수가 줄어든다면 판매허가 신청(BLA) 시점도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전날 3-1B상 결과 투여 후 12개월 시점에서 엔젠시스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3-1상은 투여 후 9개월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보는 것인데, 미 식품의약국(FDA)과의 회의에서 통증성 당뇨병성신경병증(DPN)과 같은 만연한 질환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안전성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요구받았다"며 "때문에 추적조사 기간을 12개월로 3개월 늘린 3-1B상을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1B상 결과로 외부 전문가들은 100~150명의 환자에서도 충분히 의미를 가진 임상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로써 기존에 생각했던 일정보다 BLA 시점을 몇개월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임상오염 사태가 발생한 3-1상의 후속 임상의 경우 150~200명 규모로 2,3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2021년 하반기 BLA를 제출한다는 목표였다.

헬릭스미스는 임상오염을 알린 후 처음 열린 지난달 24일 IR에서는3-1상에서 확인한 엔젠시스의 안전성을, 이틀 뒤 열린 두번째 IR에서는 임상오염 환자를 제외한 성공적 약물 효과를 강조했다. 또 열흘여가 지난 이날 다시 다른 임상의 긍정적 결과를 대대적으로 알렸다.

이를 통해 주가를 사수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시각이 있다. 우선 김 대표가 헬릭스미스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이 부담이다. 그는 임상오염 사태 이후 신한금융투자에서 받은 240억원 중 140억원의 주식담보대출 연장이 불가해 보유하고 있는 헬릭스미스 주식 10만주를 매도했다. 여기에 보유 현금을 더해 140억원의 주식담보대출금을 만기일인 지난달 30일에 상환했다.

김 대표는 현재도 만기를 연장한 5만9428주에 대한 신한금융투자의 주담대를 갖고 있다. 연장 계약의 만기는 오는 12월30일이다. 또 KB증권에서 7만7400주(만기 10월28일), 삼성증권에서 3만8121주(2020년 2월6일)의 주담대 계약을 맺고 있다. 헬릭스미스의 주가가 하락해 담보가치가 떨어진다면 계약 연장이나 안정적인 상환이 힘들어진다.

주가 하락 시 발생하는 또 다른 부담은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의 상환 요구다. 헬릭스미스는 2021년 3월21일부터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에 대한 조기상환청구 기간이 시작된다. 지난해 9월 발행한 이 CB의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은 모두 0%다. 돈을 빌려준 대가로 이자를 받지 않기로 한 만큼, 주가 상승을 기대한 투자인 셈이다. 예상대로 주가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조기상환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