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양돈농가 "추가 발병 없는데 왜" 항의…정부 "가슴 아프지만 오염된 벨트 묶어야"
'5일간 잠잠' ASF 첫 잠복기 지났다…국내 2차 전파 차단 총력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이달 3일 파주·김포 이후 5일간 추가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으면서 방역 당국이 국내 기 발생 농가로부터의 2차 전파 차단에 힘을 쏟고 있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파주에서 처음 확진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잠복기는 통상 4∼19일이다.

아무리 길게 잡는다고 해도 첫 발생 농가를 덮친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이미 지났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앞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추가로 발생한다면 파주 1차 발병을 일으킨 바로 그 바이러스가 아닌 다른 원인 때문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간단히 생각하면 2∼13차 발생 농가의 바이러스가 어떤 이유로든 또 다른 농가로 번진 2차 전파나, 아예 외부에서 새로 유입됐을 가능성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농식품부는 이 가운데 경기 북부 이미 발생한 농가로부터의 전파 가능성을 신경 쓰는 모양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 북부에 한정해서 발생하고 있고, 방역적으로 통제되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지역 내) 수평 전파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항만 검역과 이동 제한에 공을 들이는 만큼 이 시점에서 외부, 특히 북한으로부터 또다시 새로운 바이러스가 남하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판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어 "멧돼지나 DMZ에서도 바이러스가 발견됐는데, 국내 발병 바이러스가 멧돼지 쪽으로 옮겨갈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우리도 멧돼지 관리를 하고 있다"며 "현재는 국내에서 확산하지 않고, 통제 지역에 묶어놓는 데 집중해서 방역 관리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중점관리지역, 특히 이미 발생한 경기 북부 지역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묶어놓는 데 방역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농식품부는 이를 위해 경기·인천·강원 중점관리지역에서 소독 차량 303대를 동원해 양돈 농가와 주요 도로를 소독했다.

또 경기 북부 10개 시·군 축산차량 이동 통제를 이어가 권역을 넘어간 3대를 적발해냈다.

방역 당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13개 농장과 역학 관계가 있거나, 3㎞ 이내 방역대에 있는 농장 599곳에 대해 정밀검사를 벌여 모두 음성 결과를 받았다.

또 발생지 10㎞ 이내 방역대 농장과 역학 관련 농장 1천671곳에 대해 매일 전화 예찰을 벌이고 있다.

방역 당국은 정밀검사와 예찰 과정에서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종식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아직도 위중한 상황으로 보고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파주·김포·연천에서 수매와 예방적 살처분 조치가 진행되고 있고, 전체적으로 평가를 해 상황을 진단할 필요가 있다"며 "그 이후에 (종식 관련) 논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천 내 일부 돼지 사육 농가는 정부의 지침에 반발해 수매 신청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천 농가들은 이날 세종시 농식품부를 찾아 "지난달 18일 확진 이후에 추가 발생이 없는데 왜 수매·살처분을 하려 하느냐"는 취지로 항의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기 북부는 상당 부분 오염됐다고 보고 있다"며 "연천에서 추가 신고가 없다지만 오염됐다고 본다.

방역은 조금 조금씩 하다 보면 결국 크게 다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슴 아플 수 있겠지만 오염된 벨트를 묶어 거기서 확산을 중단시키려는 우리의 입장을 농민에게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