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망네 보네비크 前 노르웨이 총리 "국가가 할 일은 '기회의 평등' 보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리 보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9
국제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셸 망네 보네비크 前 노르웨이 총리
"각자 재능 펼칠 수 있게 해줘야"
국제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셸 망네 보네비크 前 노르웨이 총리
"각자 재능 펼칠 수 있게 해줘야"
“국가가 국민에게 ‘결과의 평등’을 약속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마다 재능도,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니까요. 중요한 것은 ‘기회의 평등’은 확실하게 보장해야 한다는 겁니다.”
셸 망네 보네비크 전 노르웨이 총리(72·사진)는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심해지면 공동체 결속력이 약해지는 것은 물론 자유주의에 대한 신뢰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은 소중한 인적 자원인 개개인이 지닌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7~2000년과 2001~2005년 두 차례에 걸쳐 노르웨이 총리를 지낸 그는 퇴임 이후 오슬로센터 회장으로 국제 인권운동에 힘쓰고 있다. 특히 북한 문제에 많은 관심을 쏟은 것으로 유명하다. “단순 지식은 무의미…통찰력 키워야”
오로라가 수놓인 밤하늘, 노벨평화상의 본고장, 북유럽의 복지강국…. 노르웨이는 많은 한국인에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나라로 기억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만달러를 넘는 노르웨이의 경제력은 석유, 가스 등 천연자원에 힘입은 면이 크다. 하지만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르웨이는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과 신산업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보네비크 전 총리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비약적인 기술 발전은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비숙련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개인 간 소득 불평등이 심해지고, 기업 간 생산성 차이도 커진다는 점에서다. 그는 “성장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초래되는 불평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은 포용적인 인재 개발”이라고 말했다.
보네비크 전 총리는 “내가 오랫동안 정치를 하며 배운 것은 교육 수준과 무관하게 경험과 지혜가 있는 사람들이 많은 성과를 이뤄낸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학업성적이라는 획일적 기준에 따른 인재의 개념은 사라질 것”이라며 “모든 사람을 각자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인재로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제공하는 기본교육을 ‘시민들이 좋은 교육과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정의했다. 시대 변화를 반영해 특정 분야에 한정된 기술 및 지식보다 통찰력을 키우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네비크 전 총리는 “노르웨이 국민은 교육의 질과 양에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은 남아 있다”며 “초등학생의 시험 자료 등을 토대로 교육 시스템 품질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와 기업들이 근로자 재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꾸준히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네비크와 한국의 특별한 인연
보네비크 전 총리는 한국 정계 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각별한 인연을 쌓아왔다. 2000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서울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현장을 지켜보기도 했다. 보네비크 전 총리는 “반세기 만에 만난 가족들이 울고 웃던 당시 모습은 나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한이 평화 통일을 이루면 인구 증가로 커다란 내수시장이 열리고, 경제가 도약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너무나 크게 벌어진 경제와 교육의 격차를 줄여야 통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의 생활수준 격차가 과거 동·서독의 차이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결코 만만찮은 과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네비크 전 총리는 다음달 6일 개막하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9’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인간의 존엄성과 인적 자원을 발전시키는 방법’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이어 장병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과의 대담을 통해 불평등을 최소화하고 개인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이 사회와 기업의 성과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중시는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근간이 될 뿐만 아니라 기업과 비즈니스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도 중요하다는 점을 청중과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 약력
△1947년 출생
△1973~2005년 노르웨이 국회의원(기독민주당)
△1989~1990년 노르웨이 외교부 장관
△1997~2000년, 2001~2005년 노르웨이 총리
△2006년~ 오슬로센터 회장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셸 망네 보네비크 전 노르웨이 총리(72·사진)는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심해지면 공동체 결속력이 약해지는 것은 물론 자유주의에 대한 신뢰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은 소중한 인적 자원인 개개인이 지닌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7~2000년과 2001~2005년 두 차례에 걸쳐 노르웨이 총리를 지낸 그는 퇴임 이후 오슬로센터 회장으로 국제 인권운동에 힘쓰고 있다. 특히 북한 문제에 많은 관심을 쏟은 것으로 유명하다. “단순 지식은 무의미…통찰력 키워야”
오로라가 수놓인 밤하늘, 노벨평화상의 본고장, 북유럽의 복지강국…. 노르웨이는 많은 한국인에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나라로 기억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만달러를 넘는 노르웨이의 경제력은 석유, 가스 등 천연자원에 힘입은 면이 크다. 하지만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르웨이는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과 신산업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보네비크 전 총리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비약적인 기술 발전은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비숙련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개인 간 소득 불평등이 심해지고, 기업 간 생산성 차이도 커진다는 점에서다. 그는 “성장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초래되는 불평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은 포용적인 인재 개발”이라고 말했다.
보네비크 전 총리는 “내가 오랫동안 정치를 하며 배운 것은 교육 수준과 무관하게 경험과 지혜가 있는 사람들이 많은 성과를 이뤄낸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학업성적이라는 획일적 기준에 따른 인재의 개념은 사라질 것”이라며 “모든 사람을 각자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인재로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제공하는 기본교육을 ‘시민들이 좋은 교육과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정의했다. 시대 변화를 반영해 특정 분야에 한정된 기술 및 지식보다 통찰력을 키우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네비크 전 총리는 “노르웨이 국민은 교육의 질과 양에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은 남아 있다”며 “초등학생의 시험 자료 등을 토대로 교육 시스템 품질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와 기업들이 근로자 재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꾸준히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네비크와 한국의 특별한 인연
보네비크 전 총리는 한국 정계 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각별한 인연을 쌓아왔다. 2000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서울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현장을 지켜보기도 했다. 보네비크 전 총리는 “반세기 만에 만난 가족들이 울고 웃던 당시 모습은 나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한이 평화 통일을 이루면 인구 증가로 커다란 내수시장이 열리고, 경제가 도약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너무나 크게 벌어진 경제와 교육의 격차를 줄여야 통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의 생활수준 격차가 과거 동·서독의 차이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결코 만만찮은 과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네비크 전 총리는 다음달 6일 개막하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9’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인간의 존엄성과 인적 자원을 발전시키는 방법’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이어 장병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과의 대담을 통해 불평등을 최소화하고 개인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이 사회와 기업의 성과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중시는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근간이 될 뿐만 아니라 기업과 비즈니스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도 중요하다는 점을 청중과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 약력
△1947년 출생
△1973~2005년 노르웨이 국회의원(기독민주당)
△1989~1990년 노르웨이 외교부 장관
△1997~2000년, 2001~2005년 노르웨이 총리
△2006년~ 오슬로센터 회장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