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규제 피해 지방으로" 울산·거제 등 원정투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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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구·부산 해운대 주택에 서울 거주자 매입 증가…집값도 상승 전환
장기간 집값 하락에 '바닥 찍었다' 인식…조선업 경기 회복·재개발 등 영향
최근 조선업 침체와 공급과잉으로 집값 하락폭이 컸던 경남 거제와 울산, 그리고 부산, 대구 등에서 서울 거주자들의 '원정투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집값이 약세였던 이들 지역의 하락폭이 둔화하고 일부는 상승 전환하는 등 '바닥권' 인식이 확산하면서 투자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주택 매매 거래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경남에서 거래 신고된 주택 가운데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경우는 총 58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396건)에 비해 47.7%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경남지역 주택 전체 거래량이 2만4천846건으로 전년 동기(2만5천22건) 대비 감소했고, 서울과 경남을 제외한 타지역 거주자의 매입 건수 역시 14.4% 줄었는데 서울 거주자의 매수만 유독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조선업 침체로 집값이 장기 하락했던 거제시의 경우 서울 거주자의 주택 매수 건수가 올해 8월까지 총 15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24건)보다 526%나 증가했다.
거제시와 서울을 제외한 기타지역 거주자의 주택 매수 건수는 44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600건)보다 25.3% 감소했는데 서울 거주자의 매수 비중만 대폭 늘어난 것이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올해 서울 거주자가 울산 주택을 매입한 건수는 총 11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85건)보다 3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울산의 부촌'으로 꼽히는 남구의 경우 서울 거주자의 매수 건수가 53건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작년 동기(24건)보다는 120.8% 증가한 수치다.
울산 남구의 경우 지난 7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했을 만큼 미분양이 적체됐으나 점차 외지인 투자수요가 증가하는 분위기다.
울산은 서울·울산 거주자를 제외한 타지역 거주자의 주택 매입 건수도 1천218건으로 작년 동기(885건)대비 37.6% 늘었다.
그만큼 외지인의 매수유입이 많다는 의미다.
창원시 역시 올해 8월까지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주택은 총 195건으로 작년 동기(97건) 대비 101% 증가했다. 창원은 기타지역 거주자의 매수도 84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가량 증가했다.
이들 지역의 '원정투자'가 증가한 이유는 집값이 장기간 하락하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경남의 주택가격은 2016년 5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 올해 9월까지 3년4개월째 하락 중이다.
이 기간 누적 하락률은 주택은 9.75%, 아파트는 17.47%에 달한다.
특히 조선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거제시의 아파트값은 이 기간 33.27%, 울산 아파트는 16.38% 떨어지고, 자동차 업종 실적 악화 등으로 창원시의 아파트도 22.6% 하락하는 등 낙폭이 컸다.
"집값이 많이 내렸다"는 바닥권 인식에다 올해 들어 조선업 수주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들 지역에 투자 수요가 다시 몰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는 법인 단위로 가격이 크게 떨어진 빌라나 연립,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를 통매입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울산·거제는 물론 장기간 집값이 하락했던 곳곳에서 원정 투자수요가 유입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울산의 경우 남구와 같은 부촌과 중구 재개발 구역 등지에 외지인 투자가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울산 중구 B-04, B-05, B-06 재개발 구역 등 개발 호재가 있는 곳에는 서울·부산·대구 등 외지인의 투자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러한 외부 매수세 증가로 거제시의 경우 올해 3월부터 집값이 상승 전환해 올해 7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했다.
8, 9월에 다시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3년 이상 이어진 최악의 침체는 벗어났다는 분위기다.
지난 2년7개월 간 하락세가 이어졌던 울산의 아파트값도 지난달 중순 보합 전환한 이후 2주 연속 상승세로 돌아섰다.
아파트값이 2년 가까이 하락세인 부산시도 최고 인기지역인 해운대구에서 서울 거주자 매입이 증가했다.
올해 서울 거주자의 해운대구 주택 매입 건수는 113건으로 작년 동기(93건) 대비 21.5% 늘었고 서울·부산을 제외한 타지역 매수도 446건으로 9.6% 증가했다.
대구도 올해 서울 거주자의 주택 매수 건수가 966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924건)보다 5%가량 많다.
전문가들은 서울 거주자들이 종합부동산세·양도세, 대출 제한 등 강력한 규제를 피해 이런 규제가 없는 지방으로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는 것으로 분석한다. 김종필 세무사는 "지방의 경우 종부세 중과 대상에서 빠지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등 혜택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반적으로 급감한 지방 거주자의 서울 원정투자도 하반기 들어 증가 추세로 전환했다.
올해 1∼8월 외지인의 서울 주택 매입 건수는 총 1만4천775건으로 작년 동기(2만3천945건)보다 1만건 가까이 적은 상황이다.
그러나 월별 추이로는 올해 6월 2천71건에서 7월 2천833건, 8월에는 2천982건으로 연중 최대를 기록하는 등 증가 추세다.
서울 재건축 시장이 다시 살아나면서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를 비롯해 대표 재건축 단지에 지방 거주자의 매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재건축 가격 상승에는 지방 거주자의 원정투자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장기간 집값 하락에 '바닥 찍었다' 인식…조선업 경기 회복·재개발 등 영향
최근 조선업 침체와 공급과잉으로 집값 하락폭이 컸던 경남 거제와 울산, 그리고 부산, 대구 등에서 서울 거주자들의 '원정투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집값이 약세였던 이들 지역의 하락폭이 둔화하고 일부는 상승 전환하는 등 '바닥권' 인식이 확산하면서 투자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주택 매매 거래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경남에서 거래 신고된 주택 가운데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경우는 총 58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396건)에 비해 47.7%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경남지역 주택 전체 거래량이 2만4천846건으로 전년 동기(2만5천22건) 대비 감소했고, 서울과 경남을 제외한 타지역 거주자의 매입 건수 역시 14.4% 줄었는데 서울 거주자의 매수만 유독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조선업 침체로 집값이 장기 하락했던 거제시의 경우 서울 거주자의 주택 매수 건수가 올해 8월까지 총 15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24건)보다 526%나 증가했다.
거제시와 서울을 제외한 기타지역 거주자의 주택 매수 건수는 44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600건)보다 25.3% 감소했는데 서울 거주자의 매수 비중만 대폭 늘어난 것이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올해 서울 거주자가 울산 주택을 매입한 건수는 총 11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85건)보다 3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울산의 부촌'으로 꼽히는 남구의 경우 서울 거주자의 매수 건수가 53건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작년 동기(24건)보다는 120.8% 증가한 수치다.
울산 남구의 경우 지난 7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했을 만큼 미분양이 적체됐으나 점차 외지인 투자수요가 증가하는 분위기다.
울산은 서울·울산 거주자를 제외한 타지역 거주자의 주택 매입 건수도 1천218건으로 작년 동기(885건)대비 37.6% 늘었다.
그만큼 외지인의 매수유입이 많다는 의미다.
창원시 역시 올해 8월까지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주택은 총 195건으로 작년 동기(97건) 대비 101% 증가했다. 창원은 기타지역 거주자의 매수도 84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가량 증가했다.
이들 지역의 '원정투자'가 증가한 이유는 집값이 장기간 하락하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경남의 주택가격은 2016년 5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 올해 9월까지 3년4개월째 하락 중이다.
이 기간 누적 하락률은 주택은 9.75%, 아파트는 17.47%에 달한다.
특히 조선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거제시의 아파트값은 이 기간 33.27%, 울산 아파트는 16.38% 떨어지고, 자동차 업종 실적 악화 등으로 창원시의 아파트도 22.6% 하락하는 등 낙폭이 컸다.
"집값이 많이 내렸다"는 바닥권 인식에다 올해 들어 조선업 수주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들 지역에 투자 수요가 다시 몰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는 법인 단위로 가격이 크게 떨어진 빌라나 연립,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를 통매입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울산·거제는 물론 장기간 집값이 하락했던 곳곳에서 원정 투자수요가 유입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울산의 경우 남구와 같은 부촌과 중구 재개발 구역 등지에 외지인 투자가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울산 중구 B-04, B-05, B-06 재개발 구역 등 개발 호재가 있는 곳에는 서울·부산·대구 등 외지인의 투자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러한 외부 매수세 증가로 거제시의 경우 올해 3월부터 집값이 상승 전환해 올해 7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했다.
8, 9월에 다시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3년 이상 이어진 최악의 침체는 벗어났다는 분위기다.
지난 2년7개월 간 하락세가 이어졌던 울산의 아파트값도 지난달 중순 보합 전환한 이후 2주 연속 상승세로 돌아섰다.
아파트값이 2년 가까이 하락세인 부산시도 최고 인기지역인 해운대구에서 서울 거주자 매입이 증가했다.
올해 서울 거주자의 해운대구 주택 매입 건수는 113건으로 작년 동기(93건) 대비 21.5% 늘었고 서울·부산을 제외한 타지역 매수도 446건으로 9.6% 증가했다.
대구도 올해 서울 거주자의 주택 매수 건수가 966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924건)보다 5%가량 많다.
전문가들은 서울 거주자들이 종합부동산세·양도세, 대출 제한 등 강력한 규제를 피해 이런 규제가 없는 지방으로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는 것으로 분석한다. 김종필 세무사는 "지방의 경우 종부세 중과 대상에서 빠지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등 혜택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반적으로 급감한 지방 거주자의 서울 원정투자도 하반기 들어 증가 추세로 전환했다.
올해 1∼8월 외지인의 서울 주택 매입 건수는 총 1만4천775건으로 작년 동기(2만3천945건)보다 1만건 가까이 적은 상황이다.
그러나 월별 추이로는 올해 6월 2천71건에서 7월 2천833건, 8월에는 2천982건으로 연중 최대를 기록하는 등 증가 추세다.
서울 재건축 시장이 다시 살아나면서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를 비롯해 대표 재건축 단지에 지방 거주자의 매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재건축 가격 상승에는 지방 거주자의 원정투자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