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檢 유착 의혹' 두고 맞붙은 유시민 vs KBS…'진실게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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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자산관리인 인터뷰 두고 공방
유시민 '알릴레오' 통해 녹취록 공개
유시민 '알릴레오' 통해 녹취록 공개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과 KBS가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관련 검찰 수사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이던 증권사 직원과 KBS의 인터뷰 내용이 검찰에 흘러들어갔다는 의혹 제기에 KBS는 허위 사실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그러자 유 이사장 또한 언론 윤리를 내세우며 KBS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9일 유 이사장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검찰과 KBS가 LTE급 속도로 반응했다"며 "서둘러 대응할 일이 아니라 언론인으로서의 윤리 등을 지켰는지 한 시간짜리 영상을 의사 결정권자들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발단은 전날 유 이사장이 공개한 유튜브 영상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 8일 노무현재단 유튜브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 코너를 통해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이던 증권사 직원 김모 씨의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다. 유 이사장은 이 방송에서 "김씨가 KBS와 인터뷰를 했지만 KBS는 인터뷰를 방영하지 않고 내용을 검찰에 제공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KBS는 유 이사장의 말이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박했다. KBS는 같은 날 '뉴스9'를 통해 "김씨의 핵심 주장은 인터뷰 다음날 방영됐다"면서 "그의 주장이 객관적 증거에 부합하는지 교차 검증하기 위해 일부 사실관계를 검찰에 재확인했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상납하듯 넘긴 게 아니라 검증을 위해 일부를 확인했을 뿐이라는 의미다.
검찰 또한 유 이사장의 의혹 제기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를 받는 피의자의 자기 방어를 위한 일방적 주장을 특정 시각에서 편집한 뒤 방송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취재 절차와 언론 윤리 등을 거론하며 다시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팩트 확인을 왜 검찰에서만 하느냐"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기자들은 검사들에게 묻지 않으면 팩트인지 아닌지를 판단하지 못 하느냐"면서 "피의자가 용기를 내서 인터뷰한 내용을 두고 검찰이 그 사실을 알 수 있게끔 사실관계를 재확인 한다는 것조차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와 검찰은 대립관계였다"며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검찰에 물어봐 확인한다는 건 취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KBS의 인터뷰 내용 자체도 문제삼았다. 그는 지난달 11일 KBS가 보도한 김씨의 인터뷰에 대해 "검찰발 기사에 김씨의 발언을 원래 맥락과 다르게 정반대로 집어넣어서 보도했다"며 "이렇게 이용했는데 당사자가 어떻게 자신의 인터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기자 신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김씨가 찾아와 진실을 알리고 싶다고 했기 때문에 통로를 열어준 것에 불과하다"며 "기자처럼 행동한 것도 아니고 그를 보호할 방법도 없다"고 언급했다.
유 이사장과 KBS의 '진실게임'은 확산할 조짐이다. KBS는 유 이사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선 법적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KBS 관계자는 "인터뷰 내용 전체를 어떤 형식으로도 검찰에 전달한 적이 없고 조 장관과 정 교수 측도 입장 관련한 질의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유 이사장은 방송 전 KBS 취재팀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어떤 문의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유 이사장이 공개한 김씨의 녹취 전문과 KBS가 이를 반박한 보도 전문.
<유 이사장>
▶유시민 이사장
정경심 교수와 자산관리에 대해서만 업무상 관련 맺었나.
▷김씨
그렇다. 고객의 자산을 유치하고 관리하다 보면 돈과 생활이 밀접하게 관련되다 보니 자산에 관심을 갖고 얘기하게 된다. 금융사 직원들은 실제로 기본적으로 하는 얘기다. 일상적인 얘기도 자연히 낄 수밖에 없다.
▶유시민 이사장
PB들과 증권사 고객들 사이 일반적으로 유지되는 관계를 안 벗어났다는 건가.
▷김씨
그렇다.
▶유시민 이사장
정경심 교수를 어떻게 도와줬나.
▷김씨
처음엔 사모펀드 관련해 투자하게 된 경위에 대해 얘기했다. 청문위원회에서 요청하는 금융자료들을 전달하고 과거 거래내역부터 사모펀드 들어가기 전에 어떻게 돈이 넘어갔고 등에 대해서다. 원래 직접 뽑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집에 들어가게 됐고, 들어가게 되다 보니 기자들이 몰려와 이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조국 교수가 민정수석 되면서 주식 직접투자가 조금 제한됐다. 두 가지를 크게 고민했었다. 첫 번째는 규정상 문제 있는지다. 어떤 방식으로 확인하냐면 정 교수는 청와대쪽에, 나는 회사 컴플라이언스나 금융감독원쪽에 답변 받는다. 두 번째는 남이 봤을 때 납득할 만한 투자라는 것이 고려 대상이었다. 그렇게 하면 투자 대안이 공모펀드, 사모펀드, ELS, DLS밖에 없다. 공모펀드 같은 경우는 조 장관의 유명세를 사람들이 훨씬 이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언제든지 입출금 가능하고 누구나 가입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모펀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유시민 이사장
그래서 사모가 좋다고 판단했나.
▷김씨
그렇다. 청와대에 물어봤다. 간접투자 형태니 괜찮다고 답변받았다. 다만 적대적 M&A 형태의 사모는 지양하라고 했다. 코링크 제안은 블라인드 형태고, 사모다. 사모펀드와 블라인드 형태면 결국 두 가지로 좁혀진다. 하나는 메자닌(Mezzanine), 그리고 프리 IPO(Pre IPO). 팔 수 있는 게 두 가지다. 그래서 회사에서 메자닌과 프리 IPO 형태를 정 교수에게 제안했고, 교수는 외부에서 그런 상품들을 갖고 왔다.
정 교수가 블루펀드라고 가져온 건 아니고 코링크에서 운용하는 펀드라고 제안서를 보내왔다. 거기에도 메자닌 형태 상품이 들어가 있었다. 사모펀드 들어가기 전에 정 교수의 자금이 다 우리 회사에 들어와 있었다. 그러니 내게도 검토 요청을 한 것이다. 4~5년 동안 가장 믿고 거래했던 사람이니까. 아무리 5촌 조카이고 사촌이더라도 복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링크에서 제안서를 보내왔는데 블라인드 형태 상품이라고 해서 과거 자기들이 투자해서 수익률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제안서 상태로는 뭐가 좋은지 판단할 수 없다. 블라인드 형태니까 A, B, C, D로 표기 돼 있을 테고. 정 교수에게 하나만 확인하시라고 했다. 메자닌이라면 1층이 채권이다. 그런데 판매하는 사람들은 2층만 얘기한다. 주식 잘돼서 대박나면 나오면 된다고. 그건 사기꾼이나 바보만 하는 얘기다. 부도만 안 나서 채권으로 이자만 잘 받고 나와도 기본은 되니까 그거만 확인하라고 얘기했다.
내 입장에선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긴 하지만 4~5년 동안 모신 고객인데 친척이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뭔가 들떠있고, 확정적인 얘기를 하니까 경계했다. 본능적으로 우린 안다. 이상하니까. 그런데 그 선을 넘지는 못했다. 친척이라고 하니까.
▶유시민 이사장
대놓고 말리진 못했다는 건가.
▷김씨
그렇다. 나하고도 이익이 상충되니까. 내게서 돈이 빠져나가는 건데 돈 안 내놓으려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니까. 사실은 뒤로 내용을 알아봤다. 코링크에 전화를 해서 '20억~30억 있는데 잘된다고 소문 나서 가입하게 설명좀 해달라'고 가장하고 말했더니 이미 모집이 끝났다더라. 사모니까 49명까지 모집이 가능한데 다 찼다는 소리다. 엄청 프라이빗하게 모집하면서 49명이 다 찰 수가 있을까 싶었다. 당연히 운용사라면 2, 3, 4호를 내야한다. 그럼 2, 3, 4호에 내 이름 넣어달라고 했다. 30억 있다고 했다. 그래도 안 받아주더라. 거기서 더 파고들 수가 없었다.
사모펀드 문제가 났을 때 조범동이 도망갔다. 근데 이건 100% 돈 맡긴 사람의 돈을 날려먹었기 때문에 도망가는 것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사기꾼이라고 자기가 입증한 것이다. 우회상장하고 주가조작하고 이런 건 나온 게 없다. 도망갈 일이 뭐가 있냐면 돈 맡긴 사람의 돈을 제대로 안 쓰거나 날려먹어서다. 조범동 입장에선 조 장관과 검찰이 자기를 잡으러 오는 느낌 받았을 것이다. 조범동이 사기꾼이다, 라고 생각하고 그림을 보면 매우 단순하다.
▶유시민 이사장
그게 아니라 복잡한 상황인 것 같다.
▷김씨
그런데 조범동을 빼고 코링크에 가서 얘기 듣고 정 교수쪽 가서 얘기 듣고 이러다 보면 복잡해진다. 조범동은 코링크에 가선 '조국과 정경심이 시킨 것'이라고 얘기할 것이고, 정 교수에게 가서는 그냥 돈 되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한 몸으로 보면 결국엔 조 장관, 정 교수가 지시를 한 것이 된다.
정 교수가 받았다는 1400만원 고문료도 정확하게 내용을 알고 있다. 진짜 조범동이 와서 영어 봐달라고 그랬다. 왜냐면 그게 영어사업 하는 회사였다. 그런데 조범동은 거기에 하나도 관심 없었다. 근데 그걸 통해서 정 교수에게는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이니까 와서 좀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정 교수가 가서 해드린 것이다. 그런데 정 교수가 그러고 나가면 조범동은 아마 직원들한테 '봤지? 민정수석 부인이고 우리 회사 지금 이렇게 봐주고 있다' 이랬을 것이다. 이 사람들 불러서 얘기해보면 '정경심 교수가 와서 이것저것 지시하고 그렇게 했다'고 말이 그렇게 되는 것이다.
▶유시민 이사장
정 교수가 하드디스크 문제에 대해선 뭐라고 얘기했나? 떼서 뭐 어떻게 한다든가.
▷김씨
일단 내가 처음에 영주에 내려간 건 유리한 자료들을 확보해야겠다고 생각해서다. 그런데 나도 그때는 당연히 검찰이 유리한 거는 빼고 불리한 것만 내서 뭔가 할 거라곤 생각했다. 거기서 뭔가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걸린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유시민 이사장
떼서 어떻게 하자고 했나.
▷김씨
없애라고 했으면 이미 다 없앴을 것이다. 시간도 많았고. 검찰서 갖고 오라고 했을 때 바쁜데 이거 왜 갖고 오라고 하나 생각했다. 나가 감이 없었던 거다.
▶유시민 이사장
동양대 PC 본체를 들고 나온 것은?
▷김씨
내가 들고 나왔다.
▶유시민 이사장
정 교수는 본체 들고 나와서 자기한테 달라고 했나?
▷김씨
그렇다. 서울 올라가면 달라고.
▶유시민 이사장
집에 가져간다고?
▷김씨
동양대에서 좀 내용을 보고 싶어 했다.나는 아이들 과제 열심히 한 거 이런 거 보여주려고 하시나 생각했다. 그래서 폴더 몇 개 찾아보는데 너무 용량이 크더라. 여기서 못 보겠다 싶었다. 시간도 늦고 해서 들고 갔다가 서울에서 보기로 했다.
8월28일도 내가 하드디스크 교체하고 이런 일이 있었다. 조 장관이 퇴근하고 들어왔다. 기사에서도 '아내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나왔는데, 2014년부터 나와 3~4번 만났다. 항상 그 얘기 했다. 고맙다고. 우리 'ㅇㅇ이와 잘 놀아줘서 고맙다', '정경심 교수 도와줘서 고맙다'고. 검찰에도 그렇게 진술했다. 그런데 이게 그 다음날 되니까 기자들에게 아침부터 핸드폰이 터질 정도로 전화가 왔다. 패턴은 똑같다. 키워드를 얘기하면 기자들이 알게 된다. 크로스체크 하려 하더라. 그런 얘기 내가 한 적 있냐고. 나는 피의자 신분이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전화를 안 받으면 검찰에서 나오는 키워드를 갖고 기사를 쓴다. 첫 사람이 뭐라고 쓰면 두세 번째는 그걸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쓴다. 그 상황에서 자기들이 추가로 쓰는 것이다. 나중 되니까 'PC 교체해줘서 고맙다'고 기사가 돼버리더라.
제가 KBS에서 인터뷰 하고 들어오니 'KBS랑 인터뷰 했대. 털어봐. 무슨 얘기 했는지. 조국이 김경록 집까지 쫓아갔대' 그런 대화창 내용을 우연찮게 보게 됐다. 내가 인터뷰하고 왔는데, 집까지 왔다고 한 적 없는데 털라고 얘기가 나오다니. 언론과 검찰은 매우 밀접하다. 특히 법조 출입 기자들. 그들이 먹고사는 게 상호협조니까 그렇다. 이들은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든, 인권이 탄압되든 검찰이 수사하는 데 바람을 일으켜줘서 자신들의 생각을 자신감있게 밀고 나가는 구조이구나, 그런 생각했다. 그걸 내가 말할 수도 없고 반박할 수도 없다.
▶유시민 이사장
검찰이 너무 예단하고, 답을 정해놓고 가고 있다는 느낌 받았나.
▷김씨
완전히 없는 것으로 그러지는 않는다. 뭔가 수학의 정석처럼 금융이나 증권 이쪽 전문가들이다. 본인들이 봤을 때 딱 포맷이 있고 맞아들어가니까 생각을 그런 쪽으로 하고 깊게 파는 것 같다. 진실을 못 찾을 수 없다. 말이 안 된다. 그리고 이들은 음모론이나 진영논리 절대로 생각 안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수사했던 주역들이니까. 그때도 최선 다했고 지금도 최선 다 한다고 한다.
제일 열받은 게 하태경 의원 얘기다. 이 상황을 국정농단 상황처럼 보고 내가 마치 고영태인 것처럼 치부한다. 나를 보호하라고 얘기하더라. 그는 국정농단에서도 청문회 했던 사람이다. 그의 얘기가 지금까지 봤던 것 중에 가장 감이 없고 욕을 해주고 싶을 정도로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이건 검찰도 무시하는 거고, 정 교수와 나도 무시하는 얘기다. 검찰은 팩트 자체로 수사하고 있다. 교수일 때 문제됐던 일들 수사하는 건데 권력형 비리로 보는 것부터 일단 문제가 있다. 하 의원은 청문회 했던 사람인데 나를 마치 나쁜 사람을 고발하는 내부고발자처럼 얘기한다는 자체가 이상하다. 내가 그렇게 큰 일 한 건 아니다.
<KBS>
KBS는 9월 10일 조국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교수의 자산 관리인인 김모 씨와 만났습니다.
김 씨가 이번 사건에서 정 교수의 여러 의혹과 관련한 핵심 증인 가운데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KBS는 '사실 관계를 있는 그대로만 말해달라'고 설득했고 김 씨의 동의 아래 1시간 가량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김 씨는 KBS와 인터뷰에서 정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의 제안서를 자신에게 먼저 가져왔다는 등의 말을 했습니다.
KBS는 기사를 쓰기 전 김 씨의 증언이 객관적 증거에 부합하는지 교차 검증하기 위해 김 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일부 사실 관계를 검찰에 재확인했습니다.
검찰이 당시 압수 수색을 통해 관련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물증들을 확보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 조 장관 측의 입장도 듣기 위해 법무부와 정교수 측에 문의했지만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수사가 진행중인 사건 관계자의 증언에 대해선 다른 취재원을 통해 가능한 범위에서 재확인을 해보는 것이 보통의 취재 과정입니다.
하지만 KBS는 김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검찰 누구에게도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방송은 내부 검토를 거쳐 인터뷰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11일 방송됐습니다.
이처럼 KBS가 김 씨와 인터뷰를 하고도 방송하지 않았다거나, 검찰과 유착해 인터뷰 내용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말은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유 이사장은 방송 전에 KBS 취재팀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어떠한 문의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9일 유 이사장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검찰과 KBS가 LTE급 속도로 반응했다"며 "서둘러 대응할 일이 아니라 언론인으로서의 윤리 등을 지켰는지 한 시간짜리 영상을 의사 결정권자들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발단은 전날 유 이사장이 공개한 유튜브 영상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 8일 노무현재단 유튜브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 코너를 통해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이던 증권사 직원 김모 씨의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다. 유 이사장은 이 방송에서 "김씨가 KBS와 인터뷰를 했지만 KBS는 인터뷰를 방영하지 않고 내용을 검찰에 제공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KBS는 유 이사장의 말이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박했다. KBS는 같은 날 '뉴스9'를 통해 "김씨의 핵심 주장은 인터뷰 다음날 방영됐다"면서 "그의 주장이 객관적 증거에 부합하는지 교차 검증하기 위해 일부 사실관계를 검찰에 재확인했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상납하듯 넘긴 게 아니라 검증을 위해 일부를 확인했을 뿐이라는 의미다.
검찰 또한 유 이사장의 의혹 제기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를 받는 피의자의 자기 방어를 위한 일방적 주장을 특정 시각에서 편집한 뒤 방송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취재 절차와 언론 윤리 등을 거론하며 다시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팩트 확인을 왜 검찰에서만 하느냐"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기자들은 검사들에게 묻지 않으면 팩트인지 아닌지를 판단하지 못 하느냐"면서 "피의자가 용기를 내서 인터뷰한 내용을 두고 검찰이 그 사실을 알 수 있게끔 사실관계를 재확인 한다는 것조차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와 검찰은 대립관계였다"며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검찰에 물어봐 확인한다는 건 취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KBS의 인터뷰 내용 자체도 문제삼았다. 그는 지난달 11일 KBS가 보도한 김씨의 인터뷰에 대해 "검찰발 기사에 김씨의 발언을 원래 맥락과 다르게 정반대로 집어넣어서 보도했다"며 "이렇게 이용했는데 당사자가 어떻게 자신의 인터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기자 신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김씨가 찾아와 진실을 알리고 싶다고 했기 때문에 통로를 열어준 것에 불과하다"며 "기자처럼 행동한 것도 아니고 그를 보호할 방법도 없다"고 언급했다.
유 이사장과 KBS의 '진실게임'은 확산할 조짐이다. KBS는 유 이사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선 법적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KBS 관계자는 "인터뷰 내용 전체를 어떤 형식으로도 검찰에 전달한 적이 없고 조 장관과 정 교수 측도 입장 관련한 질의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유 이사장은 방송 전 KBS 취재팀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어떤 문의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유 이사장이 공개한 김씨의 녹취 전문과 KBS가 이를 반박한 보도 전문.
<유 이사장>
▶유시민 이사장
정경심 교수와 자산관리에 대해서만 업무상 관련 맺었나.
▷김씨
그렇다. 고객의 자산을 유치하고 관리하다 보면 돈과 생활이 밀접하게 관련되다 보니 자산에 관심을 갖고 얘기하게 된다. 금융사 직원들은 실제로 기본적으로 하는 얘기다. 일상적인 얘기도 자연히 낄 수밖에 없다.
▶유시민 이사장
PB들과 증권사 고객들 사이 일반적으로 유지되는 관계를 안 벗어났다는 건가.
▷김씨
그렇다.
▶유시민 이사장
정경심 교수를 어떻게 도와줬나.
▷김씨
처음엔 사모펀드 관련해 투자하게 된 경위에 대해 얘기했다. 청문위원회에서 요청하는 금융자료들을 전달하고 과거 거래내역부터 사모펀드 들어가기 전에 어떻게 돈이 넘어갔고 등에 대해서다. 원래 직접 뽑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집에 들어가게 됐고, 들어가게 되다 보니 기자들이 몰려와 이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조국 교수가 민정수석 되면서 주식 직접투자가 조금 제한됐다. 두 가지를 크게 고민했었다. 첫 번째는 규정상 문제 있는지다. 어떤 방식으로 확인하냐면 정 교수는 청와대쪽에, 나는 회사 컴플라이언스나 금융감독원쪽에 답변 받는다. 두 번째는 남이 봤을 때 납득할 만한 투자라는 것이 고려 대상이었다. 그렇게 하면 투자 대안이 공모펀드, 사모펀드, ELS, DLS밖에 없다. 공모펀드 같은 경우는 조 장관의 유명세를 사람들이 훨씬 이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언제든지 입출금 가능하고 누구나 가입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모펀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유시민 이사장
그래서 사모가 좋다고 판단했나.
▷김씨
그렇다. 청와대에 물어봤다. 간접투자 형태니 괜찮다고 답변받았다. 다만 적대적 M&A 형태의 사모는 지양하라고 했다. 코링크 제안은 블라인드 형태고, 사모다. 사모펀드와 블라인드 형태면 결국 두 가지로 좁혀진다. 하나는 메자닌(Mezzanine), 그리고 프리 IPO(Pre IPO). 팔 수 있는 게 두 가지다. 그래서 회사에서 메자닌과 프리 IPO 형태를 정 교수에게 제안했고, 교수는 외부에서 그런 상품들을 갖고 왔다.
정 교수가 블루펀드라고 가져온 건 아니고 코링크에서 운용하는 펀드라고 제안서를 보내왔다. 거기에도 메자닌 형태 상품이 들어가 있었다. 사모펀드 들어가기 전에 정 교수의 자금이 다 우리 회사에 들어와 있었다. 그러니 내게도 검토 요청을 한 것이다. 4~5년 동안 가장 믿고 거래했던 사람이니까. 아무리 5촌 조카이고 사촌이더라도 복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링크에서 제안서를 보내왔는데 블라인드 형태 상품이라고 해서 과거 자기들이 투자해서 수익률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제안서 상태로는 뭐가 좋은지 판단할 수 없다. 블라인드 형태니까 A, B, C, D로 표기 돼 있을 테고. 정 교수에게 하나만 확인하시라고 했다. 메자닌이라면 1층이 채권이다. 그런데 판매하는 사람들은 2층만 얘기한다. 주식 잘돼서 대박나면 나오면 된다고. 그건 사기꾼이나 바보만 하는 얘기다. 부도만 안 나서 채권으로 이자만 잘 받고 나와도 기본은 되니까 그거만 확인하라고 얘기했다.
내 입장에선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긴 하지만 4~5년 동안 모신 고객인데 친척이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뭔가 들떠있고, 확정적인 얘기를 하니까 경계했다. 본능적으로 우린 안다. 이상하니까. 그런데 그 선을 넘지는 못했다. 친척이라고 하니까.
▶유시민 이사장
대놓고 말리진 못했다는 건가.
▷김씨
그렇다. 나하고도 이익이 상충되니까. 내게서 돈이 빠져나가는 건데 돈 안 내놓으려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니까. 사실은 뒤로 내용을 알아봤다. 코링크에 전화를 해서 '20억~30억 있는데 잘된다고 소문 나서 가입하게 설명좀 해달라'고 가장하고 말했더니 이미 모집이 끝났다더라. 사모니까 49명까지 모집이 가능한데 다 찼다는 소리다. 엄청 프라이빗하게 모집하면서 49명이 다 찰 수가 있을까 싶었다. 당연히 운용사라면 2, 3, 4호를 내야한다. 그럼 2, 3, 4호에 내 이름 넣어달라고 했다. 30억 있다고 했다. 그래도 안 받아주더라. 거기서 더 파고들 수가 없었다.
사모펀드 문제가 났을 때 조범동이 도망갔다. 근데 이건 100% 돈 맡긴 사람의 돈을 날려먹었기 때문에 도망가는 것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사기꾼이라고 자기가 입증한 것이다. 우회상장하고 주가조작하고 이런 건 나온 게 없다. 도망갈 일이 뭐가 있냐면 돈 맡긴 사람의 돈을 제대로 안 쓰거나 날려먹어서다. 조범동 입장에선 조 장관과 검찰이 자기를 잡으러 오는 느낌 받았을 것이다. 조범동이 사기꾼이다, 라고 생각하고 그림을 보면 매우 단순하다.
▶유시민 이사장
그게 아니라 복잡한 상황인 것 같다.
▷김씨
그런데 조범동을 빼고 코링크에 가서 얘기 듣고 정 교수쪽 가서 얘기 듣고 이러다 보면 복잡해진다. 조범동은 코링크에 가선 '조국과 정경심이 시킨 것'이라고 얘기할 것이고, 정 교수에게 가서는 그냥 돈 되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한 몸으로 보면 결국엔 조 장관, 정 교수가 지시를 한 것이 된다.
정 교수가 받았다는 1400만원 고문료도 정확하게 내용을 알고 있다. 진짜 조범동이 와서 영어 봐달라고 그랬다. 왜냐면 그게 영어사업 하는 회사였다. 그런데 조범동은 거기에 하나도 관심 없었다. 근데 그걸 통해서 정 교수에게는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이니까 와서 좀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정 교수가 가서 해드린 것이다. 그런데 정 교수가 그러고 나가면 조범동은 아마 직원들한테 '봤지? 민정수석 부인이고 우리 회사 지금 이렇게 봐주고 있다' 이랬을 것이다. 이 사람들 불러서 얘기해보면 '정경심 교수가 와서 이것저것 지시하고 그렇게 했다'고 말이 그렇게 되는 것이다.
▶유시민 이사장
정 교수가 하드디스크 문제에 대해선 뭐라고 얘기했나? 떼서 뭐 어떻게 한다든가.
▷김씨
일단 내가 처음에 영주에 내려간 건 유리한 자료들을 확보해야겠다고 생각해서다. 그런데 나도 그때는 당연히 검찰이 유리한 거는 빼고 불리한 것만 내서 뭔가 할 거라곤 생각했다. 거기서 뭔가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걸린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유시민 이사장
떼서 어떻게 하자고 했나.
▷김씨
없애라고 했으면 이미 다 없앴을 것이다. 시간도 많았고. 검찰서 갖고 오라고 했을 때 바쁜데 이거 왜 갖고 오라고 하나 생각했다. 나가 감이 없었던 거다.
▶유시민 이사장
동양대 PC 본체를 들고 나온 것은?
▷김씨
내가 들고 나왔다.
▶유시민 이사장
정 교수는 본체 들고 나와서 자기한테 달라고 했나?
▷김씨
그렇다. 서울 올라가면 달라고.
▶유시민 이사장
집에 가져간다고?
▷김씨
동양대에서 좀 내용을 보고 싶어 했다.나는 아이들 과제 열심히 한 거 이런 거 보여주려고 하시나 생각했다. 그래서 폴더 몇 개 찾아보는데 너무 용량이 크더라. 여기서 못 보겠다 싶었다. 시간도 늦고 해서 들고 갔다가 서울에서 보기로 했다.
8월28일도 내가 하드디스크 교체하고 이런 일이 있었다. 조 장관이 퇴근하고 들어왔다. 기사에서도 '아내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나왔는데, 2014년부터 나와 3~4번 만났다. 항상 그 얘기 했다. 고맙다고. 우리 'ㅇㅇ이와 잘 놀아줘서 고맙다', '정경심 교수 도와줘서 고맙다'고. 검찰에도 그렇게 진술했다. 그런데 이게 그 다음날 되니까 기자들에게 아침부터 핸드폰이 터질 정도로 전화가 왔다. 패턴은 똑같다. 키워드를 얘기하면 기자들이 알게 된다. 크로스체크 하려 하더라. 그런 얘기 내가 한 적 있냐고. 나는 피의자 신분이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전화를 안 받으면 검찰에서 나오는 키워드를 갖고 기사를 쓴다. 첫 사람이 뭐라고 쓰면 두세 번째는 그걸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쓴다. 그 상황에서 자기들이 추가로 쓰는 것이다. 나중 되니까 'PC 교체해줘서 고맙다'고 기사가 돼버리더라.
제가 KBS에서 인터뷰 하고 들어오니 'KBS랑 인터뷰 했대. 털어봐. 무슨 얘기 했는지. 조국이 김경록 집까지 쫓아갔대' 그런 대화창 내용을 우연찮게 보게 됐다. 내가 인터뷰하고 왔는데, 집까지 왔다고 한 적 없는데 털라고 얘기가 나오다니. 언론과 검찰은 매우 밀접하다. 특히 법조 출입 기자들. 그들이 먹고사는 게 상호협조니까 그렇다. 이들은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든, 인권이 탄압되든 검찰이 수사하는 데 바람을 일으켜줘서 자신들의 생각을 자신감있게 밀고 나가는 구조이구나, 그런 생각했다. 그걸 내가 말할 수도 없고 반박할 수도 없다.
▶유시민 이사장
검찰이 너무 예단하고, 답을 정해놓고 가고 있다는 느낌 받았나.
▷김씨
완전히 없는 것으로 그러지는 않는다. 뭔가 수학의 정석처럼 금융이나 증권 이쪽 전문가들이다. 본인들이 봤을 때 딱 포맷이 있고 맞아들어가니까 생각을 그런 쪽으로 하고 깊게 파는 것 같다. 진실을 못 찾을 수 없다. 말이 안 된다. 그리고 이들은 음모론이나 진영논리 절대로 생각 안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수사했던 주역들이니까. 그때도 최선 다했고 지금도 최선 다 한다고 한다.
제일 열받은 게 하태경 의원 얘기다. 이 상황을 국정농단 상황처럼 보고 내가 마치 고영태인 것처럼 치부한다. 나를 보호하라고 얘기하더라. 그는 국정농단에서도 청문회 했던 사람이다. 그의 얘기가 지금까지 봤던 것 중에 가장 감이 없고 욕을 해주고 싶을 정도로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이건 검찰도 무시하는 거고, 정 교수와 나도 무시하는 얘기다. 검찰은 팩트 자체로 수사하고 있다. 교수일 때 문제됐던 일들 수사하는 건데 권력형 비리로 보는 것부터 일단 문제가 있다. 하 의원은 청문회 했던 사람인데 나를 마치 나쁜 사람을 고발하는 내부고발자처럼 얘기한다는 자체가 이상하다. 내가 그렇게 큰 일 한 건 아니다.
<KBS>
KBS는 9월 10일 조국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교수의 자산 관리인인 김모 씨와 만났습니다.
김 씨가 이번 사건에서 정 교수의 여러 의혹과 관련한 핵심 증인 가운데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KBS는 '사실 관계를 있는 그대로만 말해달라'고 설득했고 김 씨의 동의 아래 1시간 가량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김 씨는 KBS와 인터뷰에서 정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의 제안서를 자신에게 먼저 가져왔다는 등의 말을 했습니다.
KBS는 기사를 쓰기 전 김 씨의 증언이 객관적 증거에 부합하는지 교차 검증하기 위해 김 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일부 사실 관계를 검찰에 재확인했습니다.
검찰이 당시 압수 수색을 통해 관련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물증들을 확보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 조 장관 측의 입장도 듣기 위해 법무부와 정교수 측에 문의했지만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수사가 진행중인 사건 관계자의 증언에 대해선 다른 취재원을 통해 가능한 범위에서 재확인을 해보는 것이 보통의 취재 과정입니다.
하지만 KBS는 김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검찰 누구에게도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방송은 내부 검토를 거쳐 인터뷰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11일 방송됐습니다.
이처럼 KBS가 김 씨와 인터뷰를 하고도 방송하지 않았다거나, 검찰과 유착해 인터뷰 내용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말은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유 이사장은 방송 전에 KBS 취재팀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어떠한 문의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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