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AI를 지배한 자의 것"
김재철 회장 선언이 초석 마련
한양대는 AI솔루션센터장으로 삼성전자에서 AI개발그룹장을 지낸 강상기 상무를 영입했다. 강 센터장은 삼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S보이스와 빅스비 개발을 총괄했다. 교수 출신이 아니라 기업인을 센터장으로 앉혀 AI 원천기술 연구보다는 실용적인 기술개발에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다.
강 센터장은 “대학에서 이뤄지는 많은 연구가 산업 현장에서의 수요와는 동떨어진 경우가 많지만 AI만큼은 대학과 기업 사이의 긴밀한 소통이 필수적”이라며 “대학과 기업, 궁극적으로는 정부까지 AI 개발의 3주체 사이에서 유기적인 협력을 이끌어내 국내 산업 현장에서의 AI 활용도를 한껏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AI솔루션 센터는 기업들로부터 필요한 기술을 요청받아 이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AI 분야와 연관된 한양대 이공계열 교수 21명을 센터에 참여시켰다. 이들과 별도로 센터에만 소속된 연구교수와 산학중점교수 5명도 새로 뽑았다.
AI솔루션센터는 인사와 예산에서 대학본부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는다. 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겐 기업체 수준의 임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강 센터장은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우수한 AI 연구 인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대학이 기존에 갖고 있던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한양대가 AI솔루션센터를 출범시킬 수 있었던 것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동원산업은 “20세기는 해양을 지배하는 자의 것이었다면, 21세기는 AI를 지배한 자의 것”이라는 김 회장의 뜻에 따라 한양대에 30억원을 기부했다.
AI 기술개발과 함께 AI솔루션센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기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다. 김 회장은 대기업에 비해 중소·중견기업이 AI 인재도, 자체적인 연구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중소기업인 대상 AI 교육을 특별히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AI솔루션센터는 AI 교육을 원하는 최고경영자(CEO) 및 기업 소속 연구원을 대상으로 실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AI를 배우고 싶은 대학원생에 대해서도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