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지역 군사 작전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고 터키 대통령실을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에르도안과 푸틴 대통령의 통화는 쿠르드족을 겨냥한 터키의 시리아 군사 작전 개시 직전 터키 측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에르도안이 푸틴에게 터키의 시리아 내 작전이 시리아의 안정과 평화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러-터키 정상 간 통화 사실을 확인했다.
크렘린궁 공보실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터키의 군사작전 계획과 관련 상황을 균형 있게 살펴서 군사작전으로 시리아 위기를 해결하려는 공통의 노력에 해를 끼치지 말 것을 주문했다고 소개했다.
공보실은 "양측은(러시아와 터키)는 시리아의 영토적 통합성을 유지하고 주권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AFP 통신에 따르면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프라테스강 동안에 대한 계획된 군사작전이 시리아에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주고 정치적 해결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알제리에서 기자들에게 "터키는 유엔과 시리아를 포함한 관련국에 군사작전에 대해 곧 통보할 것"이라면서 "이 작전은 지역의 안정과 안보를 위해 중요한 작전이다"라고 강조했다.
차우쇼을루는 "그것(군사작전)은 터키에 정착한 난민의 자발적 (시리아)귀환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그곳(시리아 내)의 테러리스트들이며 따라서 우리는 시리아의 영토적 통합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터키가 테러 세력으로 여기는 쿠르드족 민병대를 퇴치함으로써 시리아의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란 주장이었다.
시리아 외무부는 자국 국영 사나(SANA) 통신을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터키의 침공 계획을 강하게 비난했다.
외무부는 "터키의 공격적 행동과 터키군의 국경 지대 집결을 국제규정과 유엔 헌장에 대한 노골적 위반으로 간주한다"면서 "(자국)안보 확보라는 허위 구실 아래 진행되는 터키의 확장적 팽창은 어떤 정당성도 확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터키는 국경 문제 조율에 관한 1998년의 양자 협정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이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 에르도안 정권이 국경 지역에서의 안보를 확보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또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은 시리아의 이익에 반한 미국의 계획에 참여한 여러 쿠르드 조직들에도 있다"면서 "터키는 이 '잃어버린 아들'이 정신을 차리면 그들을 품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시리아는 모든 합법적 수단을 이용해 자국의 주권을 수호하고 터키의 공격을 격퇴할 단호함으로 무장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리아내 쿠르드 측은 이날 터키의 시리아 침공에 앞서 시리아 후원국인 러시아에 시리아 정부와의 대화를 중재해 달라고 요청했다.
쿠르드 당국은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와의 대화에서 지지자와 보증자로서의 역할을 맡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터키의 위협에 처한 쿠르드족이 시리아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려는 시도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