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글로벌 OTT' 선언…"K콘텐츠로 한류 새 물결 일으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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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콘텐츠웨이브
OTT 연합 '한국판 넷플릭스' 탄생
첨단 기술로 '글로벌 승부수'
OTT 연합 '한국판 넷플릭스' 탄생
첨단 기술로 '글로벌 승부수'
2016년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방송 사업자와 OTT 업체는 넷플릭스를 경쟁 상대로 보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 3사와 CJ ENM, JTBC 등은 예능과 드라마 등 K콘텐츠를 수출하며 승승장구했다. 국내 OTT 업체는 이들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탄탄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었다.
3년 새 상황은 확 바뀌었다. 올해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가입자 수는 180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 OTT 시장 1위다. 국내 2~3위 OTT 업체 가입자를 합쳐도 넷플릭스에 못 미친다. 미국 월트디즈니와 애플 등도 국내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 콘텐츠 시장이 글로벌 업체들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위기 의식 속에 지난달 토종 OTT ‘웨이브(WAVVE)’가 출범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OTT ‘푹(POOQ)’과 SK텔레콤의 ‘옥수수’를 통합한 새로운 OTT 서비스다. 웨이브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공세에 맞서는 한편 국내 콘텐츠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주도하는 OTT가 된다는 목표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웨이브는 ‘한류(K-wave)’와 ‘파도(Wave)’란 의미를 담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선 글로벌 OTT를 압도하고, 해외에 K콘텐츠를 수출하는 한류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감이 통합의 원동력”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올해 초 1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6월엔 184만 명으로 급증했다. 국내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빨아들인 결과다. 초기 미국 드라마와 영화 위주의 콘텐츠를 선보였던 넷플릭스는 최근 국내 인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확보에 나서기 시작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김은희 작가의 ‘킹덤’ 등 국내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도 선보였다. 돈을 주고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가입자 대부분은 20~30대 젊은 층이다. 국내 OTT업계에선 위기감이 퍼졌다.
지난해 말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화두는 넷플릭스의 급속한 성장이었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OTT 옥수수를 운영하는 통신사 SK텔레콤과 자체 OTT 푹을 갖고 있는 방송 3사 모두 비슷한 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이들은 뭉치기로 했다. 옥수수와 푹의 통합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1년도 안 돼 통합 OTT가 출범했다. 웨이브 관계자는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잠식에 대한 위기감이 빠르게 합의에 이르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웨이브는 출시 한 달 만인 이달 기준으로 유료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1000여 편에 달하는 무료 영화,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의 실시간 방송, 독점 콘텐츠 등이 경쟁력이다. 웨이브는 2023년까지 유료 가입자 500만 명을 확보하고,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콘텐츠+ICT=새로운 서비스
웨이브의 또 다른 경쟁력은 방송 3사의 콘텐츠 제작·투자 노하우와 SK텔레콤이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이다. 방송 3사는 콘텐츠 제작·유통 역량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SK텔레콤은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실감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웨이브 측은 “단순히 물리적 결합을 통해 몸집만 불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양측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이브만의 독점 콘텐츠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KBS2에서 방영하고 웨이브에서 독점 제공하는 드라마 ‘녹두전’을 시작으로 매년 새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다. ‘매니페스트’ ‘세이렌’ ‘더퍼스트’ 등 해외 시리즈도 독점 제공하고 있다. 웨이브는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콘텐츠 제작을 위한 ‘실탄’을 마련했다. 국내외 대규모 투자 유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비(非)방송 프로그램,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미디어 소비 행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트렌드에 맞춰 콘텐츠 전략을 개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도 선보인다. AI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콘텐츠 추천 기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웨이브는 5G 이동통신 기술을 접목해 어디서든 끊김 없이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웨이브의 ‘5GX멀티뷰’는 e스포츠를 OTT를 통해 관람할 때 전체 화면 외에도 선수 10명의 게임 화면을 동시에 생중계해 준다. 원하는 선수가 나오는 장면만 골라 볼 수도 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초고화질 콘텐츠도 보강할 계획이다.
K콘텐츠와 함께 성장
웨이브는 장기적으로 K콘텐츠와 국내 미디어산업 전체의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국내 콘텐츠 투자를 통해 질 좋은 콘텐츠를 제작·유통하고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는 게 목표다. 개방형 플랫폼을 통해 제작사, 콘텐츠제공자(CP) 등 국내외 다양한 기업 간 활발한 제휴와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은 K콘텐츠 인기와 함께 해외 자본의 투자를 받으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국내 진출 이후 3년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약 1500억원을 투자했다. 수출되는 음원, 드라마, 예능 등 한류 콘텐츠 규모는 작년에만 44억2500만달러(약 5조3011억원)에 달했다. 최근 3년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콘텐츠 시장도 글로벌 OTT 업체가 장악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해외 업체들이 독점 공급을 전제로 콘텐츠에 투자한다”며 “국내 제작사들이 언젠가 해외 OTT의 콘텐츠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해외 진출을 통해 웨이브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OTT로 육성시키겠다”며 “우리 문화와 국내 미디어·콘텐츠의 다양성을 지키고 알리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3년 새 상황은 확 바뀌었다. 올해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가입자 수는 180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 OTT 시장 1위다. 국내 2~3위 OTT 업체 가입자를 합쳐도 넷플릭스에 못 미친다. 미국 월트디즈니와 애플 등도 국내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 콘텐츠 시장이 글로벌 업체들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위기 의식 속에 지난달 토종 OTT ‘웨이브(WAVVE)’가 출범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OTT ‘푹(POOQ)’과 SK텔레콤의 ‘옥수수’를 통합한 새로운 OTT 서비스다. 웨이브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공세에 맞서는 한편 국내 콘텐츠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주도하는 OTT가 된다는 목표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웨이브는 ‘한류(K-wave)’와 ‘파도(Wave)’란 의미를 담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선 글로벌 OTT를 압도하고, 해외에 K콘텐츠를 수출하는 한류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감이 통합의 원동력”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올해 초 1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6월엔 184만 명으로 급증했다. 국내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빨아들인 결과다. 초기 미국 드라마와 영화 위주의 콘텐츠를 선보였던 넷플릭스는 최근 국내 인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확보에 나서기 시작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김은희 작가의 ‘킹덤’ 등 국내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도 선보였다. 돈을 주고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가입자 대부분은 20~30대 젊은 층이다. 국내 OTT업계에선 위기감이 퍼졌다.
지난해 말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화두는 넷플릭스의 급속한 성장이었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OTT 옥수수를 운영하는 통신사 SK텔레콤과 자체 OTT 푹을 갖고 있는 방송 3사 모두 비슷한 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이들은 뭉치기로 했다. 옥수수와 푹의 통합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1년도 안 돼 통합 OTT가 출범했다. 웨이브 관계자는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잠식에 대한 위기감이 빠르게 합의에 이르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웨이브는 출시 한 달 만인 이달 기준으로 유료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1000여 편에 달하는 무료 영화,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의 실시간 방송, 독점 콘텐츠 등이 경쟁력이다. 웨이브는 2023년까지 유료 가입자 500만 명을 확보하고,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콘텐츠+ICT=새로운 서비스
웨이브의 또 다른 경쟁력은 방송 3사의 콘텐츠 제작·투자 노하우와 SK텔레콤이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이다. 방송 3사는 콘텐츠 제작·유통 역량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SK텔레콤은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실감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웨이브 측은 “단순히 물리적 결합을 통해 몸집만 불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양측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이브만의 독점 콘텐츠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KBS2에서 방영하고 웨이브에서 독점 제공하는 드라마 ‘녹두전’을 시작으로 매년 새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다. ‘매니페스트’ ‘세이렌’ ‘더퍼스트’ 등 해외 시리즈도 독점 제공하고 있다. 웨이브는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콘텐츠 제작을 위한 ‘실탄’을 마련했다. 국내외 대규모 투자 유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비(非)방송 프로그램,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미디어 소비 행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트렌드에 맞춰 콘텐츠 전략을 개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도 선보인다. AI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콘텐츠 추천 기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웨이브는 5G 이동통신 기술을 접목해 어디서든 끊김 없이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웨이브의 ‘5GX멀티뷰’는 e스포츠를 OTT를 통해 관람할 때 전체 화면 외에도 선수 10명의 게임 화면을 동시에 생중계해 준다. 원하는 선수가 나오는 장면만 골라 볼 수도 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초고화질 콘텐츠도 보강할 계획이다.
K콘텐츠와 함께 성장
웨이브는 장기적으로 K콘텐츠와 국내 미디어산업 전체의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국내 콘텐츠 투자를 통해 질 좋은 콘텐츠를 제작·유통하고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는 게 목표다. 개방형 플랫폼을 통해 제작사, 콘텐츠제공자(CP) 등 국내외 다양한 기업 간 활발한 제휴와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은 K콘텐츠 인기와 함께 해외 자본의 투자를 받으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국내 진출 이후 3년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약 1500억원을 투자했다. 수출되는 음원, 드라마, 예능 등 한류 콘텐츠 규모는 작년에만 44억2500만달러(약 5조3011억원)에 달했다. 최근 3년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콘텐츠 시장도 글로벌 OTT 업체가 장악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해외 업체들이 독점 공급을 전제로 콘텐츠에 투자한다”며 “국내 제작사들이 언젠가 해외 OTT의 콘텐츠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해외 진출을 통해 웨이브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OTT로 육성시키겠다”며 “우리 문화와 국내 미디어·콘텐츠의 다양성을 지키고 알리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