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30% 늘리고 취약계층 의료지원 앞장…공기업의 '통 큰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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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정부가 대주주인 공기업들이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사회적 가치가 강조되면서 공기업들의 사회에 대한 ‘통 큰’ 기여가 확대되는 추세다.
일자리 창출과 안전, 환경 등이 주요한 사회적 가치들이다.
지역 주민·협력업체와의 상생도 공기업들이 간과할 수 없는 핵심 가치다.
기획재정부가 국내 35개 공기업의 작년 성과를 분석한 ‘2018 공기업 경영평가’에선 사회적 가치가 공기업의 명암을 가른 것으로 분석됐다. 100점 만점인 평가에서 사회적 가치 관련 배점만 30점에 달했다. 일자리 창출과 안전경영 등 사회적 가치 구현 지표 점수(22점)에다 노사관계(5점), 직원들의 삶의 질 제고(1점) 등을 합한 수치다. 종전의 사회적 가치 점수(19점)보다 대폭 확대됐다.
공기업 경영평가는 대상 기업을 S(탁월)·A(우수)·B(양호)·C(보통)·D(미흡)·E(아주 미흡) 등 6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C등급 이상 받으면 임직원이 성과급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기관별 성과급 지급률은 상대·절대평가 등급을 50 대 50으로 반영해 정해진다. 각 평가의 범주(경영 관리, 주요 사업)별로 모두 C등급 이상이어야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E등급을 받거나 2년 연속 D등급을 받으면 기관장이 해임 건의 대상에 오르게 된다. 공기업들이 경영평가 관련 부서를 별도 운영하면서 정부 정책에 적극 부응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올해 평가에선 최고인 S등급을 받은 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 2012년 이후 7년째다.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한 내년도 경영평가에서 오랜만에 ‘S등급 공기업’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국남부발전과 한국중부발전, 한국수자원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등 6곳은 A등급을 받았다. 대한석탄공사는 작년 평가에 이어 E등급인 낙제점을 받았다. 그랜드코리아레저와 한국마사회,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등 4개 기업은 D등급에 그쳤다. ○사회공헌이 공기업 평가 좌우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평가 발표 직후 “1983년 제도 도입 이후 30여 년 만에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 뒤 실시한 첫 평가였다”고 말했다. 신완선 공기업 평가단장(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은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을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에 따라 등급이 갈렸다고 보면 된다”며 “아무리 사업 성과가 좋아도 일자리 창출과 근로자 삶의 질 개선, 지역사회와의 상생 노력 등을 게을리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작년 평가 때 ‘전략기획 및 사회적 책임’(5점) 단일 항목이었던 사회적 가치 지표는 이번 평가에서 대폭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일자리 창출(7점), 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4점), 안전·환경(3점), 상생·협력 및 지역발전(5점), 윤리경영(3점), 삶의 질(1점), 혁신 노력·성과(3점), 국민 소통(2점), 노사 관계(2점) 등 9개 항목이다.
올해 평가 대상 공기업들의 사회적 가치 지표 평균 득점률은 71.5%에 달했다. 작년의 사회적 가치 지표 평균 득점률(57%)보다 14.5%포인트 높은 수치다.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일자리 부문에서 대거 성과를 낸 영향이다. 작년 35개 공기업은 총 9070명을 신규 채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 6805명을 새로 고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33% 늘었다. 지역 인재 채용 비율도 30.2%에서 35%로 높아졌다.
평균 미세 먼지 저감률은 25.4%에서 40.0%로, 온실가스 저감률은 16%에서 23%로 각각 개선됐다. 공기업의 안전성과 혁신성은 평균적으로 30% 정도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재난봉사 집중하고 취약층 치료도
기업의 사회적 활동이 브랜드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시장 조사에서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입소스, 온라인 패널조사회사 피앰아이와 공동으로 진행한 ‘2019 한경·입소스·피앰아이 기업소셜임팩트 조사(CSIS)’에선 설문 응답자의 82.8%가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할 때 해당 기업의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만 15~64세 소비자 1만 명을 대상으로 가전 자동차 통신 금융 유통 등 50개 분야의 상품과 서비스 평판 등을 조사한 결과다. 설문에 응한 소비자 중 87.3%는 기업 평가 때 환경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함께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공기업들은 자체 전문기술이나 봉사단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한편 대외 평판도 끌어올리고 있다. 전국 2만여 명의 직원으로 봉사단을 구성한 한국전력공사가 대표적이다. 한전은 공기업 중에서 처음으로 재난 전문 봉사조직을 두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어린이·청소년 감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전기안전 교육·홍보 사업을 집중적으로 펼쳐왔다.
한국가스공사는 희귀난치병·중증장애 환자와 다문화가정 환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취약계층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사랑의 난방비’ 지원을 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그 중심에는 정부가 대주주인 공기업들이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사회적 가치가 강조되면서 공기업들의 사회에 대한 ‘통 큰’ 기여가 확대되는 추세다.
일자리 창출과 안전, 환경 등이 주요한 사회적 가치들이다.
지역 주민·협력업체와의 상생도 공기업들이 간과할 수 없는 핵심 가치다.
기획재정부가 국내 35개 공기업의 작년 성과를 분석한 ‘2018 공기업 경영평가’에선 사회적 가치가 공기업의 명암을 가른 것으로 분석됐다. 100점 만점인 평가에서 사회적 가치 관련 배점만 30점에 달했다. 일자리 창출과 안전경영 등 사회적 가치 구현 지표 점수(22점)에다 노사관계(5점), 직원들의 삶의 질 제고(1점) 등을 합한 수치다. 종전의 사회적 가치 점수(19점)보다 대폭 확대됐다.
공기업 경영평가는 대상 기업을 S(탁월)·A(우수)·B(양호)·C(보통)·D(미흡)·E(아주 미흡) 등 6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C등급 이상 받으면 임직원이 성과급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기관별 성과급 지급률은 상대·절대평가 등급을 50 대 50으로 반영해 정해진다. 각 평가의 범주(경영 관리, 주요 사업)별로 모두 C등급 이상이어야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E등급을 받거나 2년 연속 D등급을 받으면 기관장이 해임 건의 대상에 오르게 된다. 공기업들이 경영평가 관련 부서를 별도 운영하면서 정부 정책에 적극 부응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올해 평가에선 최고인 S등급을 받은 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 2012년 이후 7년째다.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한 내년도 경영평가에서 오랜만에 ‘S등급 공기업’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국남부발전과 한국중부발전, 한국수자원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등 6곳은 A등급을 받았다. 대한석탄공사는 작년 평가에 이어 E등급인 낙제점을 받았다. 그랜드코리아레저와 한국마사회,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등 4개 기업은 D등급에 그쳤다. ○사회공헌이 공기업 평가 좌우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평가 발표 직후 “1983년 제도 도입 이후 30여 년 만에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 뒤 실시한 첫 평가였다”고 말했다. 신완선 공기업 평가단장(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은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을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에 따라 등급이 갈렸다고 보면 된다”며 “아무리 사업 성과가 좋아도 일자리 창출과 근로자 삶의 질 개선, 지역사회와의 상생 노력 등을 게을리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작년 평가 때 ‘전략기획 및 사회적 책임’(5점) 단일 항목이었던 사회적 가치 지표는 이번 평가에서 대폭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일자리 창출(7점), 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4점), 안전·환경(3점), 상생·협력 및 지역발전(5점), 윤리경영(3점), 삶의 질(1점), 혁신 노력·성과(3점), 국민 소통(2점), 노사 관계(2점) 등 9개 항목이다.
올해 평가 대상 공기업들의 사회적 가치 지표 평균 득점률은 71.5%에 달했다. 작년의 사회적 가치 지표 평균 득점률(57%)보다 14.5%포인트 높은 수치다.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일자리 부문에서 대거 성과를 낸 영향이다. 작년 35개 공기업은 총 9070명을 신규 채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 6805명을 새로 고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33% 늘었다. 지역 인재 채용 비율도 30.2%에서 35%로 높아졌다.
평균 미세 먼지 저감률은 25.4%에서 40.0%로, 온실가스 저감률은 16%에서 23%로 각각 개선됐다. 공기업의 안전성과 혁신성은 평균적으로 30% 정도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재난봉사 집중하고 취약층 치료도
기업의 사회적 활동이 브랜드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시장 조사에서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입소스, 온라인 패널조사회사 피앰아이와 공동으로 진행한 ‘2019 한경·입소스·피앰아이 기업소셜임팩트 조사(CSIS)’에선 설문 응답자의 82.8%가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할 때 해당 기업의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만 15~64세 소비자 1만 명을 대상으로 가전 자동차 통신 금융 유통 등 50개 분야의 상품과 서비스 평판 등을 조사한 결과다. 설문에 응한 소비자 중 87.3%는 기업 평가 때 환경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함께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공기업들은 자체 전문기술이나 봉사단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한편 대외 평판도 끌어올리고 있다. 전국 2만여 명의 직원으로 봉사단을 구성한 한국전력공사가 대표적이다. 한전은 공기업 중에서 처음으로 재난 전문 봉사조직을 두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어린이·청소년 감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전기안전 교육·홍보 사업을 집중적으로 펼쳐왔다.
한국가스공사는 희귀난치병·중증장애 환자와 다문화가정 환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취약계층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사랑의 난방비’ 지원을 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