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첫 회의 유력…황교안 "13일 출국하는 국회의장 순방 후 개최"
황교안 뺀 문의장-여야 4당 대표 회동 가능성도
여야 정치협상회의 '반쪽 출발' 우려…첫 회의 일정 이견
여야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사법개혁 법안과 선거제 개혁 법안 논의를 위해 의기투합한 정치협상회의가 출발부터 삐끗하는 모습이다.

여야가 첫 회의 개최 일정을 놓고 이견을 보여 '반쪽 출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첫 회의 일정이 확정은 안 됐는데 11일을 놓고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야 4당 대표들은 지난 7일 열린 초월회에서 정치협상회의 가동에 뜻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회동에 불참했지만, 민주당은 정치협상회의 개최에 호응했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당시 회동 결과 브리핑에서 "첫 비공개 회의는 문 의장이 국제의원연맹(IPU) 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13일 이전에 개최하기로 한다"고 말했다.

이후 실무적 준비 등을 고려해 11일이 유력한 날짜로 떠오른 상황이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여야는 오는 11일 정치협상회의를 가동해 사법과 정치 분야 개혁안에 대한 논의를 착수키로 했다"며 '11일 회의'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의장 순방 전 회의 개최'에 합의한 적이 없다며 '11일 회의'에 선을 그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초월회 때 저는 충분한 준비를 거쳐 의장 순방 뒤에 하면 좋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그 자리에서는 대체로 그렇게 논의됐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내일(11일) 정치협상회의를 하면 참석을 안 할 것이냐'는 물음에 "회의를 내일 한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아직 첫 회의 일정이 확정되지 못했지만, 촉박한 시간 등을 고려할 때 황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첫 회의가 11일 열릴 가능성도 있다.

황 대표의 주장을 받아들여 의장 순방 후 첫 회의를 열면 21일 이후에나 첫 회의가 열릴 수 있다.

문 의장의 결단에 따라 이달 말 사법개혁 법안의 본회의 상정도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촉박한 시점에 첫 회의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회는 일정이 되는 대표들만이라도 우선 첫 회의를 여는 카드를 신중히 검토 중이다.

국회 관계자는 "황 대표가 아닌 다른 정당 대표들은 내일 일정이 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통화에서 "초월회 회동에서 국회의장이 순방을 떠나기 전 회의를 열기로 했고 동의했다"면서 "내일(11일) 오전 10시 30분에 하기로 의장실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첫 회의가 열리더라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사법개혁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이 핵심인 정치개혁안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이 만만치 않아 논의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