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내한하는 미국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7년 만에 내한하는 미국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무대로 곤두박질치는 1t짜리 대형 샹들리에, 온몸에 전율이 흐르게 하는 웅장한 음악과 감동적인 넘버(삽입곡), 230여 벌에 달하는 화려한 의상…. 전 세계 1억4000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은 뮤지컬 명작 ‘오페라의 유령’이 7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오른다.

미국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팀의 ‘오페라의 유령’ 내한 공연이 오는 12월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막이 오른다. 내년 2월 9일까지 부산 공연에 이어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내년 3월 14일~6월 26일), 대구 계명아트센터(7~8월) 무대에도 오른다. 이번 내한 공연은 지난 2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시작된 역대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 일환이다.

이번 월드투어 공연의 협력 연출을 맡은 라이프너 프리드는 10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1986년 초연 이후 수정을 하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며 “캐릭터 간 관계와 그 안에 담긴 감성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 30년 넘게 사랑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음악 자체가 축복인 작품”

‘오페라의 유령’은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을 만든 뮤지컬 작곡가 겸 제작자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이다. 1986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으며, 2년 후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지금까지 41개국, 183개 도시에서 선보였다. 국내 뮤지컬계에서도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뮤지컬에 대한 대중 관심이 저조하던 2001년 라이선스 공연으로 24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2012년 내한 공연으로 국내에서 누적 관객 100만 명 동원 기록을 달성했다.

이 작품의 아시아 투어 등을 수차례 맡았던 프리드는 “‘오페라의 유령’과 한국은 오랫동안 러브라인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렇게 오래 사귀었는데 이제 결혼을 할까 보다”고 농담을 건넸다. 음악감독을 맡은 데이비드 앤드루스 로저스는 ‘캣츠’ ‘레미제라블’ 등 브로드웨이 대작을 선보여 왔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유령 역의 조너선 록스머스는 25세 나이에 ‘역대 최연소 유령’이 됐다. 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은 ‘오페라의 유령’의 속편인 ‘러브 네버 다이즈’에 이어 본 공연에서도 같은 역을 꿰찼다. 크리스틴을 잊지 못하는 귀족 청년 라울은 ‘스위니 토드’ 등에 출연했던 맷 레이시가 맡는다.

이 작품은 ‘The Phantom Of Opera’ ‘Think Of Me’ 등 넘버로 유명하다. 로저스는 “음악 자체가 축복인 작품으로 클래식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이 든다”며 “사랑 질투 집착 등 격정적인 감정을 담고 있는 게 세대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령과 크리스틴의 애절한 사랑과 이를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늘 화제가 된다. 록스머스는 “규모가 큰 작품임에도 배우들이 이야기에 끌려다니지 않고, 온전히 이야기 전달의 주역이 돼 관객과 소통한다”고 말했다.

세트 재구성으로 속도감 높여

이 작품의 무대는 화려하면서도 몽환적이다. 배경은 파리 오페라하우스로, 무대 디자이너 마리아 비욘슨이 고증으로 재현했다. 자욱한 안개 사이로 281개의 촛불이 솟아오른다. 유령과 크리스틴을 태운 나룻배가 무대에 오간다.

프리드는 “7년 전 공연에 비해 무대 전환이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며 “전체 틀은 관객이 사랑하고 기억하던 모습 그대로지만 기술적인 변화를 줘 장면 전환의 속도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2012년 내한 공연에도 출연했던 라이언은 “이번 공연장의 준비도 완벽하다”며 “한국은 무대부터 관객까지 정말 모든 게 완벽하기 때문에 이번 공연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